[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한국신용평가(한신평)가 배터리 소재 업체인 SKC의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조정 했다. 전방산업인 배터리 업체의 재고조정 여파로 SKC의 수익성이 악화됐다는 이유에서다.
5일 한신평은 올해 상반기 시행한 정기평가를 분석한 결과 배터리 업체들의 신용등급은 유지한 반면 배터리 소재업체인 SKC의 등급전망을 기존 '긍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조정 했다.
유일하게 등급전망이 조정된 SKC는 2022년 4분기부터 영업손실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2163억원의 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1분기도 762억원의 적자를 냈다. 배터리 업체들의 재고조정 영향으로 이차전지 소재 부문의 손실 규모가 확대된 여파다. 이에한신평은 화학부문과 이차전지 부문의 동반 실적 부진을 고려하면 SKC의 연결 수익성은 중단기적으로 부진한 추이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SKC 제외하면 배터리 셀 업체인 LG에너지솔루션, SK온과 소재업체 포스코퓨처엠 등의 신용등급은 유지됐다. 신용등급은 지켰지만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전망에 따라 안심하기 이르다. 실제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생산세액공제(AMPC)를 제외하면 배터리 3사의 합산 영업이익률은 2022년 3.7%에서 지난해 2.8%로 하락했다. LG에너지솔루션(AA/안정적)은 2023년 하반기 유럽 법인에 이어 올해 미국법인 가동률도 조정하며 수익성이 저하됐다는 게 한신평의 설명이다.
SK이노베이션에서 분사 후 10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인 SK온(A+/안정적, A2+)도 부진한 영업실적과 더불어 대규모 자본적지출(CAPEX) 및 지분투자로 차입금 규모가 지속 증가 추세다. 3월 말 기준 연결 순차입금은 15조6000억원에 이른다. 다만 SK온은 2025년부터 미국내 합작공장 가동으로 AMPC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한신평은 실적 추이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이번 정기평가에서 SK온의 신용등급을 유지했다.
포스코퓨처엠(AA-/안정적)은 리튬 가격 하락에 따른 부정적 래깅효과(원재료 투입 시차효과)와 재고평가손실 인식 등으로 에너지소재 부문 수익성이 약화됐다. 대규모 설비확장 투자로 재무부담이 확대된 데다, 자체신용도도 저하됐으나 포스코그룹의 지원 가능성이 반영되면서 신용등급은 변동 없이 유지됐다.
김호섭 한신평 연구위원은 "광물가격 하락, 고금리에 따른 소비자들의 구매력 저하, 보조금 축소 등으로 전기차 수요가 둔화됐고 이에 따른 업체들의 재고 조정과 가동률 하락으로 수익성이 저하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격적인 설비투자 지속으로 차입금은 증가된 상황으로서, 확대된 재무부담 대비 이익창출력 약화로 산업 전반의 커버리지 지표 저하 폭이 크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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