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KB證, IPO·DCM·유증 '3관왕' 쾌거
[딜사이트 이성희 기자] KB증권이 '2024년 상반기 딜사이트 자본시장 리그테이블'에서 유상증자와 기업공개(IPO), 부채자본시장(DCM) 대표주관 1위 자리에 이름을 올리며 3관왕을 차지했다.
인수합병(M&A) 자문시장에서는 삼일PwC가 재무자문부문과 회계자문부문에서 1위를 휩쓸었고, 법률자문부문은 김앤장 법률사무소가 부동의 1위를 이어갔다.
◆ IPO…KB증권, HD현대마린 효과 '톡톡'
올해 상반기 IPO 시장은 대형 딜 주관 여부에 순위가 갈린 모습이다. KB증권이 상반기 최대어로 꼽힌 HD현대마린의 주관을 맡으며 경쟁사들을 제쳤다.
KB증권은 올해 상반기 IPO 대표주관 4건에 그쳤다. 하지만 HD현대마린 IPO에 국내 증권사 중 유일하게 주관사단에 합류하면서 실적에 크게 기여했다. HD현대마린 한 건으로만 1979억원의 인수 실적을 올렸다. KB증권의 상반기 주관 실적이 2931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HD현대마린 주관을 맡은 게 1위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HD현대마린의 존재감은 IPO 주관실적 공동 2위에 오른 JP모간과 UBS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각각 1979억원으로 동일한 실적을 올렸는데, 이들이 상반기 주관한 IPO 딜은 HD현대마린 단 한 곳뿐이다. KB증권과 공동으로 주관했다.
이에 따라 IPO시장 전통의 강자로 꼽히는 한국투자증권(1922억원)과 NH투자증권(1782억원)은 각각 4위와 5위로 상반기를 마무리했다. 각각 7건과 6건의 IPO를 주관하며 건수에서는 KB증권을 앞섰지만 대어급 IPO가 없었던 점이 아쉬움을 남겼다.
◆ 유상증자…KB증권, NH 제치고 1위 도약
올해 고금리가 지속되면서 기업들의 주요 자금조달 수단으로 유상증자가 활용되면서 건수와 규모가 작년에 비해 크게 늘었다. 가장 눈에 띄는 딜은 LG디스플레이였다. 1조원이 넘는 자금조달에 나서면서 주관사로 참여한 증권사들이 실적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LG디스플레이는 시설자금과 운영자금, 채무상환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1조292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공동 대표 주관사로 NH투자증권, KB증권, 대신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4곳이 참여해 각각 3231억원의 실적을 나눠 가졌다. 이에 따라 이들 4곳이 1분기 주관 실적 상위권에 나란히 포진하며 LG디스플레이 효과를 누렸다.
다만 2분기에 희비가 갈렸다. KB증권은 신라젠(1031억원)과 HLB생명과학(365억원), 유니슨(305억원) 등의 유상증자를 추가로 주관하며 착실히 실적을 쌓은 결과, 2분기 주관 실적을 올리지 못한 NH투자증권을 제치고 1위에 올라섰다.
KB증권의 상반기 주관실적은 6475억원으로 NH투자증권(4904억원)을 1500억원 이상 격차로 따돌렸다. 1분기 공동 3위였던 한국투자증권과 대신증권도 2분기 실적에 따라 순위가 나위었다. 한국투자증권은 2분기 윈팩(476억원), HLB생명과학(365억원),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557억원)의 유상증자를 대표주관하며 상반기 총 4630억원의 실적을 올린 데 반해 대신증권은 2분기 후성(825억원) 한 건만을 추가하며 4위로 떨어졌다.
◆ DCM…KB증권, '전통의 강자' 면모 드러내
올해 상반기 부채자본시장(DCM)에서는 KB증권이 전통의 강자 면모를 여실히 드러냈다. KB증권은 상반기 8조1330억원의 공모 회사채 대표주관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6조5260억원) 대비 24.6% 증가한 성적으로, 상반기에만 지난해 연간 실적(8조8800억원)의 90% 이상을 달성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상반기 KB증권의 최대 고객사는 한화그룹으로, 한화투자증권(3000억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2334억원), (주)한화(1667억원), 한화시스템(833억원), 한화에너지(667억원) 등 한화그룹 계열사에서만 8500억원의 주관 실적을 쌓았다.
이 외 키움증권(3000억원)과 한국자산신탁(1000억원), 제주은행(1000억원), 대상홀딩스(700억원)의 회사채 발행을 단독 주관하는 등 꾸준하게 실적을 올렸다.
DCM부문서 KB증권이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킨 반면 2위 다툼은 치열한 모습을 보였다. 2위 NH투자증권(6조2400억원)과 3위 한국투자증권(6조2050억원)의 격차는 단 350억원에 불과했다.
이어 지난해부터 DCM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신한투자증권(5조5424억원)이 4위에 이름을 올렸고 SK그룹과 끈끈한 파트너십을 이어가고 있는 SK증권(3조1780억원)이 5위를 기록했다.
◆ M&A 재무자문…삼일PwC, 독주 행진 이어져
국내 인수합병(M&A) 재무자문부문에서는 삼일PwC가 1위를 차지하며 지난해 3분기부터 4분기 연속 1위 행진을 이어갔다.
삼일PwC는 올해 상반기 6조4105억원의 자문 실적을 기록했다. 2위 UBS(3조4316억원)와 두 배 이상의 격차를 보였다. 삼일PwC는 상반기에만 64건의 M&A 딜에 관여하며 '박리다매' 전략을 고수하는 모습을 보였다. 2위와 3위에 이름을 올린 UBS와 삼정KPMG가 각각 10건, 28건의 딜에 재무자문을 제공한 것을 감안하면 삼일PwC의 자문 역량이 한층 돋보였다는 평가다.
삼일PwC가 자문한 딜 중 가장 거래 규모가 큰 건은 한앤코시멘트홀딩스의 쌍용씨앤이 합병 딜(5070억원)이었다. 조 단위 빅딜이 한 건도 없음에도 물량으로 밀어붙여 1위 자리를 수성한 것이나 다름 없다.
2위 UBS는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의 SK렌터카 인수 딜(8200억원), 올리브영의 2대주주였던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가 CJ그룹에 보유 지분 22.56%를 매각한 딜(7800억원) 등 굵직한 거래에 이름을 올렸다.
이어 삼정KPMG가 2조3317억원의 실적을 올리며 3위를 기록했으며, 모건스탠리(2조1268억원)와 골드만삭스(1조7829억원)가 4~5위를 차지했다. 그동안 외국계 IB가 주도했던 재무자문부문서 삼일PwC와 삼정KPMG가 존재감을 드러내면서 회계법인의 활약이 이어지고 있다.
◆ M&A 법률자문…'부동의 1위' 김앤장
M&A 법률자문부문은 김앤장 법률사무소가 건수와 실적 모두 경쟁 하우스를 아득히 뛰어넘는 성적으로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켰다.
김앤장은 올해 상반기 62건의 M&A 딜에 법률자문을 제공해 총 18조7384억원의 자문 실적을 올렸다. M&A 시장 침체로 인해 지난해 상반기(23조1978억원)에 비해 19.2% 줄어들었지만, 2위 세종(5조5200억원)과 3배가 넘는 압도적인 격차를 보였다.
조 단위 빅딜을 찾기 어려운 시장이었지만 김앤장은 총 3건의 조 단위 거래에 참여했다. 1분기 홍라희‧이부진‧이서현 등 삼성가(家) 세 모녀의 삼성전자 지분 블록딜 건(2조7000억원)을 비롯해 2분기 MBK파트너스의 조선혜지와이홀딩스 지분 매입 딜(1조9500억원), MBK파트너스의 해외 소재 자산운용 법인 등이 출자한 펀드 지분 매각 건(1조3944억원) 등이다.
법률자문부문에서 눈에 띄는 점은 세종과 광장의 2위 싸움이다. 올해 1분기 광장과 세종은 각각 2조7463억원, 2조4398억원으로 2위와 3위를 기록했지만, 세종이 2분기 1000억원 이상 중형딜에 집중하면서 광장을 따돌리는 데 성공했다. 상반기 세종과 광장의 주관실적은 각각 5조5200억원, 5조1136억원이다.
이어 율촌(2조6763억원), 태평양(1조3143억원)이 4위와 5위에 이름을 올렸고, '톱5'에 들지는 못했지만 지평(1조762억원)도 1조원대 실적을 기록했다.
◆ M&A 회계자문…삼일PwC, 변함없는 '선두'
삼일PwC가 올해 상반기 M&A 회계자문부문에서 변함없는 선두를 달렸다. 상반기 총 8조7432억원의 실적을 기록하며, 2위 삼정KPMG(5조3762억원)를 3조원 이상 차이를 나타냈다.
삼일PwC는 77건의 거래에 회계자문사로 참여했는데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의 SK렌터카 인수 딜(8200억원)에서 가장 큰 실적을 쌓았다. 삼일PwC는 이 거래에서 매각자 측과 인수자 측 회계자문을 모두 수행했다.
삼정KPMG는 1조원에 육박한 딜인 글랜우드PF의 PI첨단소재 매각 건에 매각자 측 회계자문을 제공, 9731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굵직한 딜을 수임하며 분전했지만, 자문 건수가 삼일PwC에 비해 확연히 적은 25건에 그치면서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
3위는 딜로이트 안진으로, 10건의 M&A 딜에 참여해 총 4조5532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반면 회계법인 '빅4'로 꼽히는 EY한영은 상반기 자문 실적이 3890억원으로 4000억원에도 못 미치며 지난해 상반기 4위에서 올해 5위로 내려앉았다. EY한영이 비운 4위 자리는 대주회계법인(3890억원)이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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