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리밸런싱
IPO 숙원 에코플랜트…머티리얼즈CIC 날개 달까
상장 위해 프리IPO 밸류 리픽싱 필요…합병 통해 IPO 돌파구 전망
이 기사는 2024년 07월 02일 13시 5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에코플랜트 본사 전경. (사진=딜사이트)


[딜사이트 김정은 기자] SK에코플랜트와 SK㈜의 사내독립기업(CIC)인 머티리얼즈는 합병할까.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2026년까지 재무적투자자(FI)와 약속한 기업공개(IPO)에 성공하기 위해선 새로운 캐시카우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나아가 머티리얼즈CIC가 양질의 실적을 창출하는 회사다 보니 합병에 대한 FI들의 반응이 나쁘지 않다는 점도 이유로 꼽히고 있다.


2일 IB 업계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는 3분기 중 FI와 2022년 발행한 1조원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RCPS), 전환우선주(CPS) 리픽싱(전환가액 조정)에 대해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에 SK에코플랜트가 최근 FI들을 대상으로 1조원 이상 기업가치를 가진 계열사와 합병하는 방안에 대한 의견 청취가 프리IPO 밸류를 리픽싱하기 위한 정지작업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IB 관계자는 "SK에코플랜트 상장은 SK그룹의 오래된 숙원 중 하나"라며 "SK에코플랜트와 특정계열사 합병이 최근 SK그룹의 리밸런싱 작업으로 급물살을 타고 있긴 하지만 이전부터 SK에코플랜트의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검토돼 온 방안 중 하나였다"고 말했다. 이어 "SK에코플랜트가 2020년 프리IPO 당시 받았던 밸류 22.9배는 전방산업이 침체된 현 상황에서는 시장에서 부담스러워하는 수준이 됐다"며 "상장에 유리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합병 외에도 조만간 프리IPO 밸류에 대한 리픽싱 방안에 대한 일차 논의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한 "SK에코플랜트가 최근 1조원 규모의 기업가치를 가진 계열사와 합병에 대한 의견을 청취했고, 대다수 FI로부터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 수준의 계열사라면 합병에 반대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전달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FI 입장에선 리픽싱 조건을 받아들이면 종전보다 많은 주식을 보장 받아야 하는데 SK에코플랜트가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특정계열사와의 합병을 우선적으로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IPO, SK건설 시절부터 숙원사업…프리IPO 밸류 리픽싱 가능성↑


사실 SK에코플랜트는 SK건설 시절부터 IPO를 추진했다. 특히 2018년에는 IPO 적기로 판단, 연초 사업계획에 IPO 추진을 명시하는 등 강한 드라이브를 걸었다. 하지만 같은 해 7월 라오스에 건설하던 수력발전소 보조댐이 무너지는 등 예기치 못한 대외변수로 인해 IPO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후 2021년 환경과 에너지 사업군을 더하며 현재와 같은 SK에코플랜트로 사명을 변경했고, 기업가치 10조원을 목표로 IPO 재도전을 선언했다.


IPO 재추진 이후 SK에코플랜트는 환경과 에너지 기업을 다수 인수했고, 유동성 확보를 위해 2022년 프리IPO를 추진했다. 당시 이 회사는 4조원의 몸값을 인정받으며 글랜우드크레딧(3200억원)과 한국투자증권(800억원)에 4000억원어치의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프리 IPO에 참여했던 ▲프리미어파트너스 ▲이음프라이빗에쿼티 ▲브레인자산운용 등에게 6000억원어치의 전환우선주(CPS)를 발행해 1조원을 조달했다.


문제는 프리IPO 이후 SK에코플랜트를 둘러싼 경영환경이 급속도로 악화됐다는 점이다. 주력인 건설업의 경우 금리인상에 따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업황 악화 등으로 약진을 거듭했고, 환경과 에너지 사업은 3조원 가량을 투자하며 볼트온 인수합병(M&A) 전략을 펼쳤으나 기대 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실제 SK에코플랜트는 앞서 환경·에너지 사업을 성장시켜 2023년 기준 8500억원의 상각전 영업이익(EBITDA)을 창출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으나 실제로는 ▲환경서비스 1363억원 ▲에너지 1224억원 ▲솔루션 1930억원 등 4517억원을 거두는데 그쳤다.


이렇다 보니 SK에코플랜트의 기업가치 역시 해마다 하락하고 있다. 작년까지만 해도 볼트온 M&A 전략의 성과 등을 기대하며 기업가치를 8조원 이상으로 평가됐으나, 올 들어서는 5조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연결기준 336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한 데다, 순차입금 역시 같은 기간 1조원(3조2577억원→4조2901억원) 넘게 증가한 까닭이다. 아울러 영업을 할수록 현금 유출이 커지고 있는 것도 기업가치 하락에 한몫 거든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3년(2021~2023년)만 봐도 SK에코플랜트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마이너스(-) 433억원→-756억원→-7319억원 순으로 2년 새 16.9배나 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프리IPO 당시 SK에코플랜트가 내건 조건 중 하나가 2026년까지 상장에 실패하고 최대주주인 SK㈜가 매도청구권을 행사하지 않을 경우 첫해 원금의 5% 배당, 이후 연도부터는 3%포인트 가산된 배당금을 지급하는 것"이라며 "현 상황에서는 SK에코플랜트가 상장 요건을 충족시키기도 어려운 상황이니 만큼 리픽싱과 계열사 합병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다른 관계자도 "프리IPO 당시 SK에코플랜트가 EV/EBITDA 배수를 약 23배 수준이었는데, 상장을 위해선 멀티플 10배 정도까지 낮춰야 시장에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며 "SK에코플랜트가 목표로 한 10조원 기업가치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지만 이와 별개로 멀티플 10배 수준으로 낮추기 위해 프리IPO 밸류를 종전보다 1조원(4조원→3조원) 정도 줄이기 위한 협상을 FI들과 벌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머티리얼즈CIC 일부 계열사 합병해야 상장요건 충족


한편 SK그룹이 SK에코플랜트에 합병시킬 회사로는 머티리얼즈CIC 계열사가 거론되고 있다. 머티리얼즈CIC는 특수가스‧전구체‧산업가스 등을 생산 중이며 ▲SK스페셜티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 ▲SK트리켐 ▲SK머티리얼즈퍼포먼스 ▲SK머티리얼즈제이엔씨 ▲SK레조낙 ▲SK머티리얼즈그룹포틴 등 9개의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이중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가 SK에코플랜트와 합병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는 석유화학과 반도체 공정 전반에 사용되는 산업용 가스를 생산해 SK하이닉스와 SK에너지, SKC 등 그룹 내 계열사에 공급하는 회사로 매년 안정적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작년만 봐도 매출은 2576억원으로 전년 대비 5.8% 늘었고, 영업이익은 653억원으로 15.9% 증가했다. 수익성 개선이 시급한 SK에코플랜트 입장에서는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와 합병을 통해 안정적 수익 기반 확보는 물론, 코 앞으로 다가온 IPO 상장 요건 충족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란 게 업계의 시각이다.


실제 코스피 상장을 위해선 ▲최근 매출액 1000억원 이상 및 3년 평균 700억원 이상 ▲영업이익, 법인세차감전계속사업이익, 당기순이익 실현해야 한다. 더불어 ROE(자기자본이익률)이 최근 5% 및 3년 합계 10% 이상이거나 세전이익액이 최근 30억원, 3년 합계 60억원 이상인 요건 가운데 하나를 충족해야 한다.


SK에코플랜트의 경우 지난해 법인세차감전계속사업이익(-809억원)과 당기순이익(-336억원) 실현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ROE(-3.02%)와 세전이익액(-809억원)도 충족시키지 못했다. 하지만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를 비롯해 합병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는 SK머티리얼즈퍼포먼스, SK트리켐 등과 단순합산 시 순이익 300억원, ROE 14.1%로 상장요건을 충족시킨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도 "SK에코플랜트가 재무상태가 좋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한 M&A를 계속해 온 결과 현재 재무위기를 맞았다"며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SK머티리얼즈와의 합병이 필요한 만큼 합병설이 현실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SK에코플랜트는 시가총액을 올리는 것 보다도 우선적으로 재무구조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라며 "IPO는 후순위로 두고 우선은 재무구조를 안정적인 상태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적정 기업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도록 국내외 증시상황 등 여러 변수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상장예비심사 청구 시점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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