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천장' 삼양홀딩스, 여성 등기임원 부재
이사회 여풍 속 엇갈린 행보...ESG경영 소홀 지적도
이 기사는 2024년 06월 20일 14시 3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양그룹 본사 전경.(출처=삼양그룹)


[딜사이트 구예림 기자] 삼양홀딩스의 여성 등기임원 부재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삼양홀딩스는 삼양그룹의 지배구조상 정점에 있는 회사다. 최근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이 강조되고 있는 분위기 속에서 G(지배구조)영역의 중요한 요건 가운데 하나인 여성 등기임원 선임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이를 소홀히 하고 있다는 시장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삼양홀딩스는 1924년 설립된 삼양그룹의 지주회사로 ESG경영을 적극 표방해왔다. 실제 엄태웅 삼양홀딩스 대표는 그룹의 ESG목표 달성을 위해 작년 관련 전담조직을 신설하고 탄소중립 대응 등의 친환경적 실천 방안을 수립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의사결정의 최고기구인 이사회 구성원 가운데 여성 등기임원은 찾아볼 수 없다. 이 회사는 1998년 재무제표가 처음 공시된 때부터 현재까지 단 한번도 여성 등기임원을 선임하지 않고 있다. 최근 국내 주요기업들이 ESG경영 강화와 맞물려 여성 등기임원 선임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동떨어진 행보다. 


특히 2022년 국회에서는 이사회를 특정 성별로만 구성할 수 없도록 규정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별도기준 자산총액 2조원 이상의 상장회사가 이사회를 구성할 때 구성원 전원을 특정 성별의 인물로 구성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법안의 골자였다. 삼양홀딩스는 올 1분기 말 별도자산총액이 2조5000억원 수준으로 여성 등기임원 선임 의무대상 기업이다.


물론 현재까지 이 법안을 어길 경우 법적 제재 등의 구속력은 없다. 하지만 최근 부각되는 기업의 ESG경영에는 치명타가 될 수 있다. 특히 금융권에서도 자금을 조달할 때 ESG경영을 주요 지표로 활용하기 때문에 차후 자본시장 자금조달 등에도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최근 자산규모 2조원 이상의 기업들은 이사회를 구성할 때 최소 여성 1명 이상을 포함시키고 있다. 대표적으로 2022년 CJ그룹이 지주사인 CJ로 분할한 이후 15년 만에 첫 여성 사외이사를 발탁했다. 같은 해 신세계도 사외이사로 여성을 처음 영입했다.


시장에서는 삼양홀딩스의 행보에 의아함을 표하며 조속히 이사회에 여성 등기임원 선임을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황용식 세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기업이 ESG경영을 실현할 수 있는 간단한 방법 중 하나가 여성 등기임원를 선임하는 것이다"며 "특히 자본시장법으로도 명시되어 있는 만큼 이를 지키지 않는 것은 기업이 ESG경영에 대한 의지가 크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삼양홀딩스 관계자는 이에 대해 "여성 등기임원을 선임하지 않았던 것은 적합한 인재가 없었던 까닭"이라며 "향후 여성 사외이사 선임에 대해 적극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다"고 짧게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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