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사단 5인방…통합 대한항공 앞두고 '급부상'
연내 아시아나 합병 마무리…'오너 최측근' C레벨 존재감 강화
이 기사는 2024년 06월 17일 15시 4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B737-8. (제공=대한항공)


[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통합 작업이 막바지에 도달한 가운데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최측근 인사들이자 대한항공 핵심 요직에 앉아있는 이른바 'C레벨 5인방'의 입지가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이들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물리적 결합 이후 통합 항공사의 경영 안정과 성공적인 화학적 결합이라는 중책을 수행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1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이날 오전 이사회를 열고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화물 전용 항공사인 에어인천을 선정했다. 대한항공은 에어인천과 계약 조건을 협의한 뒤 내달 중 매각 기본합의서를 체결할 예정이며, 이후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의 심사 승인을 완료할 계획이다.


앞서 EC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조건부로 허용하면서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을 전제조건으로 제시했다. 특히 EC의 최종 승인은 마지막 남은 기업결합 심사국인 미국의 기업결합 승인 획득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은 연말까지 아시아나항공 신주 인수를 통한 지분 정리를 완료한다는 구상이다.


◆'책사 겸 멘토' 우기홍 사장, 대체불가… 통합사 리더십 유지


대한항공이 글로벌 10위권의 '메가 캐리어'로 도약을 앞둔 상황에서 업계의 관심은 '조 회장의 남자들'로 쏠리고 있다. C레벨 임원 5명이 일찌감치 통합 대한항공 출범에 대비해 진용을 갖춰온 만큼 존재감이 더욱 부각될 수밖에 없어서다.


조 회장 책사이자 멘토인 우기홍 대한항공 대표이사 사장은 통합 대한항공 최고경영자(CEO)로서 리더십을 이어갈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시각이다. 우 사장이 조 회장 체제를 상징하는 인물인 동시에 내부적으로 그를 대체할 인물이 뚜렷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1962년생으로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대한항공에 입사한 우 사장은 미주사업본부장, 여객사업본부장, 경영전략본부장 등 핵심 보직만 밟았다. 그는 부사장이던 2017년 대한항공 대표에 올랐으며, 약 7년째 CEO 자리를 지키고 있다. 전략통인 우 사장이 40년 가까이 항공업에 종사하며 전문성 뿐 아니라 막강한 글로벌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한 점은 그가 대체 불가하다고 평가받는 요인이다.


특히 대한항공은 물론 한진그룹 역대 주요 경영인이 호흡이 긴 항공업 특성에 맞게 40년 넘게 일했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고(故) 조양호 선대회장은 복심으로 꼽히던 석태수 전 한진칼 대표와 서용원 전 ㈜한진 대표, 강영식 전 한국공항 대표 등을 각각 37년, 41년, 46년씩 곁에 두고 일했다. 이로 미뤄볼 때 우 사장 역시 장기 근속할 가능성이 높다.


◆부사장 4인, 통합 대비 선제적 집결…안전·노선·재무·IT 등 임무


부사장단 4인방도 통합 대한항공을 이끌어갈 중추적인 인물들로 꼽힌다. 먼저 대한항공 안전보건 총괄 겸 오퍼레이션(Operation)부문을 총괄하는 유종석 부사장은 통합 항공사 안전 부문을 책임지게 된다. 1960년생의 '정비통'인 유 부사장은 조 회장이 총수 등극 후 단행한 첫 임원인사에서 지상조업사 한국공항의 대표로 선임됐다. 조 회장 친정체제를 강화하기 위한 세대교체였다는 점에서 조 회장의 신임을 유추할 수 있었다.


유 부사장은 2022년 1월 대한항공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의 발령이 공정거래위원회의 조건부 승인 직후 이뤄진 데다 애초 담당 업무가 아시아나 인수통합 기술부문 총괄이었다는 점에서 유 부사장의 임무는 명확하다. 현재는 최고안전책임자(CSO)를 맡고 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최측근 임원진. (그래픽=이동훈 기자)

아시아나 인수통합 총괄 겸 리커버리(Recovery) 추진 총괄 역의 최정호 부사장 역시 진에어 대표이사를 역임하던 중 조 회장 부름을 받고 2022년 1월 대한항공으로 이동했다. 아시아나 인수통합 총괄만 맡았던 최 부사장은 해외 경쟁당국 기업결합 심사가 지연되자 엔데믹 전환에 맞춘 선제적인 대응 체계 구축까지 이끌고 있다.


최 부사장은 1964년생으로 대형항공사와 저비용항공사(LCC) 모두 경험한 이력이 있는 최 부사장은 아시아나항공 통합 과정에서 적지 않은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영업과 노선 전문가인 만큼 주요국 운수권과 슬롯 반납에 따른 경쟁력 역화를 최소화해야 해서다.


최고재무책임자(CFO)인 하은용 부사장의 어깨는 점점 무거워지는 모습이다. 대한항공의 재무건전성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로 약화될 수밖에 없어서다. 실제 올 1분기 말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연결 부채비율은 2000%를 웃돌고 있다. 총차입금은 7조220억원으로, 보유 현금(1조6107억원)의 약 4.4배다. 대한항공 자체적으로도 대규모 기재 도입 등 투자 계획을 세워둔 만큼 효율적인 재무 운용 전략이 필수적일 수밖에 없다.


1961년생인 하 부사장이 2019년 한진그룹 인사에서 2단계나 승진하면서 조 회장 측 인사라는 점이 공식화됐다. 그는 지주사 한진칼 재무총괄(CFO)과 한진정보통신 감사를 겸직 중이다.


한진그룹이 순혈주의를 중요시 여긴다는 점에서 외부 출신 인재인 장성현 부사장은 매우 독특한 사례로 꼽힌다. 1969년생으로 부사장급 막내인 장 부사장은 미국 소프트웨어 회사인 오라클에서 부사장을 역임했다. 2017년 대한항공으로 적을 옮겼고, 마케팅·IT, 객실 및 서비스 부문 부사장(CMO)을 맡고 있다.


장 부사장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통합된 이후 고객 서비스와 직결되는 모든 부분을 통제한다고 볼 수 있다. 예컨대 대한항공이 모든 IT시스템을 아마존웹서비스(AWS)의 클라우드로 이전한 것은 장 부사장의 대표적인 성과다. 양대 항공사 통합이 완료되면, 업무 효율성을 위해 아시아나항공의 IT 서비스도 전면 교체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류경표 한진칼 대표이사 사장과 이수근 한국공항 대표이사 사장이 대한항공으로 복귀할 수 있다고 관측한다. 류 사장은 ㈜한진 대표이사를 역임했으며, 조 회장 체제 첫 지주사 CEO로 낙점됐다. 이 사장은 한진그룹 내 손꼽히는 정비통으로 조 회장이 자재팀 총괄 팀장으로 근무할 당시 이 사장과 함께 일한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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