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 편의점사업 뛰어든 진짜 이유
편의점·SSM 중간 형태 '차별화'…운영 효율성·점포 확장성 염두
이 기사는 2024년 06월 11일 17시 5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킴스 편의점 염창점 전경(제공=이랜드리테일)


[딜사이트 이승주 기자] 이랜드리테일이 올해 하반기 '킴스 편의점'의 파일럿 테스트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편의점 사업에 뛰어든다. 국내 편의점 시장이 레드오션에 진입했다는 평가에도 신사업으로 편의점을 선정한 점이 눈길을 끌고 있다. 킴스 편의점은 편의점과 기업형슈퍼마켓(SSM)의 중간 형태의 매장으로 차별성을 뒀다. 운영 효율성과 점포 확장성을 높이는 동시에 자사 대형마트 브랜드 킴스클럽의 유통망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랜드리테일은 올해 하반기부터 편의점 가맹사업을 본격화한다. 현행 가맹사업법상 프랜차이즈 가맹사업을 위해서는 직영점 1곳 이상을 1년 이상 운영한 이후 공정거래위원회에 정보공개서를 등록해야 한다. 이를 위해 이랜드리테일은 지난해 6월30일부터 서울 관악구 봉천동에서 '킴스 편의점 봉천점'을 운영해왔다. 이외에도 염창점과 신촌점, 신정점 등 점포 3곳을 추가로 열어 상권과 취급 품목 등을 시험하는 파일럿 테스트를 진행했다.


국내 편의점 시장은 지난해 말 기준 점포 수가 약 5만 5500곳에 달하는 등 이미 포화 상태에 접어들었다. 국내 편의점 1곳당 인구 수는 약 900명으로 편의점 문화가 발달한 일본(약 2100명)의 절반 수준이다. 특히 다양한 PB 상품과 점포 수가 경쟁력으로 작용하는 편의점업의 특성상 신규 플레이어의 진입은 어렵다는 평가들도 나온다. 


다만 이랜드리테일은 편의점과 SSM의 중간 형태 점포를 통해 차별성을 뒀다. 킴스 편의점의 ▲한정된 운영시간(오전 8시~오후 10시) ▲신선식품 위주의 매대 구성 ▲3만원 이상 무료 배달 서비스 등은 편의점보다는 SSM에서 찾아볼 수 있는 운영 방식이다. 최근 편의점이 점포 면적을 키우고 농·축·수산물까지 취급하는 등 채널 간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편의점과 SSM 장점을 모두 가져가는 전략을 취하는 셈이다.


SSM이 아닌 편의점업으로 시장에 진출할 시 장점도 명확하다. 현재 유통산업발전법(유통법)에 의하면 SSM은 월 2회의 의무휴업일 규제를 적용받는다. 또 SSM은 '준대규모점포'로 분류돼 대형마트와 동일한 출점 규제를 적용받는다. 신규 출점 시 상권영향평가서와 지역협력계획서 제출 의무화, 전통상업보존구역에 위치한 경우 등록을 제한하거나 조건이 붙는 식이다. 


이와 달리 편의점은 별도의 의무휴업일이 없고 출점 규제도 받지 않아 운영 효율성과 점포 확장성을 꾀할 수 있다. 편의점 50~100m 반경 근접 출점을 제한하는 자율 규약도 킴스 편의점에겐 해당사항이 없다.


이랜드리테일은 2011년까지 킴스클럽마트를 운영하며 이미 관련 노하우도 보유한 상태다. 여기에 신선식품 위주의 매대를 구성하면 자사 대형마트 브랜드 킴스클럽의 유통망과 식자재 산지 직소싱 역량을 발휘할 수도 있다. 향후 킴스 편의점이 시장에 연착륙할 경우 킴스클럽과 연계를 통한 효율적인 재고관리 체계 구축도 가능하다.


이랜드리테일이 판매 채널을 다각화하는 근본 원인은 킴스클럽의 부진 때문으로 풀이된다. 킴스클럽 매출은 2020년 9300억원에서 지난해 5486억원으로 줄었다. 대형마트 산업 자체도 오프라인 유통 채널 가운데 가장 성장세가 더딘 편이다. 


통계청의 국내 소매시장 업태별 판매액에 따르면 대형마트의 총 판매액은 2016년 33조 2341억원에서 2022년 34조 7739억원으로 연평균 0.76% 성장했다. 이는 같은 기간 백화점(3.96%), 슈퍼마켓(6.50%), 편의점(8.16%)의 연평균 성장률을 하회하는 수치다.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업체들이 점포 리뉴얼과 통합 전략으로 자체 경쟁력을 키우는 이유다.


반면 SSM은 최근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고물가 기조에 내식 수요가 늘어나며 SSM에서 식료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올해 4월 SSM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했다. 같은 기간 대형마트(-6.7%)와 백화점(-2.0%)은 하락세를 기록했다.


이랜드리테일 관계자는 "킴스 편의점은 아직 파일럿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는 기간"이라며 "구체적인 운영 방침이나 사업 개시 시점은 하반기에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짧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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