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박성준 기자] "최근 전 세계적인 지정학적 리스크의 발발로 정말 한 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상황이다. 말 그대로 '뷰카(VUCA)'의 시대다. 변동성(Volatility), 불확실성(Uncertainty), 복잡성(Complexity), 모호성(Ambiguity)으로 가득한 지금과 같은 시점에는 기본에 충실하며 내실을 다지는 것에 무게 중심을 둬야 한다."
남궁 훈 마스턴투자운용 대표는 11일 딜사이트와의 인터뷰에서 향후 경영 방침으로 "공격적인 확장보다 내실 확보에 중점을 둘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마스턴투자운용은 대체투자 자산운용업계에서 상위 운용사로 꼽힌다. 지난해 AUM(누적 운용자산)만 36조원을 넘어섰고 운용자산은 수백 개에 달한다.
이렇듯 외형의 성장을 이뤘지만 위기감도 공존하고 있다. 지난해 회사 내부적으로는 지배구조에 관한 잡음이 있었으며, 외부적으로는 금리인상과 부동산 경기침체 여파로 실적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마스턴투자운용은 구원투수로 올해 초 남궁 훈 사외이사를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성장에만 몰두했던 마스턴투자운용을 재정비해서 새로운 마스턴으로 재탄생시키겠다는 포부다.
다음은 남궁 대표와 일문일답 내용이다.
-올해 대표로 임명된 지 반년이 지났다. 사외이사로 마스턴투자운용과 인연이 있지만 실제 대표를 맡아서 해본 소감은?
▲올 1월 대표이사 취임 후, 임원 및 부서장부터 막내 팀원까지 전 임직원과 한 차례 이상 식사를 같이했다. 마스턴투자운용 구성원들이 회사에 대해 갖고 있는 자긍심과 애착을 느낄 수 있었다. 현재 회사 및 업계 상황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사외이사 때는 일부 임원들 외에는 소통할 기회가 많지 않았는데 대표이사로서 다양한 부서의 직원들과 부대끼며 진솔하고 깊은 대화를 나누었다. 경영총괄 대표이사로서 직원들의 열정과 의지를 더욱 북돋고 회사의 성장과 발전을 위한 조언과 지원을 아끼지 않을 생각이다.
부동산 자산운용업을 둘러싼 대내외 환경이 결코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국내 톱티어(Top-Tier) 대체투자 전문 자산운용사의 수장을 맡게 된 것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신한투자증권에서 인사, 재무, 법무, 영업, WM(자산관리)등 주요 부서를 이끈 경험과 신한리츠운용을 설립하고 이끌었던 역량을 토대로 마스턴투자운용이 투자자와 여러 이해관계자의 신뢰를 받는 운용사로서 재도약할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창업주인 김대형 고문의 퇴임 후 소유와 경영을 분리했는데 경영상 장단점은?
▲김대형 고문이 용퇴 후 현재 제가 경영총괄 대표이사로서 모든 책임과 권한을 갖고 회사를 이끌고 있다. 내부통제 강화, 투자자 보호를 위한 이해상충 방지체계 확립, 선진 경영 시스템 구축 등이 신임 대표이사로서 완수해야 할 주요 미션이기도 하다.
투자운용 측면에서는 국내부문에서 이상도 대표이사와 홍성혁 대표이사가 중심을 잡아주고 있어 부동산 펀드 운용과 개발 프로젝트는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 이상도 대표이사와 홍성혁 대표이사는 마스턴투자운용의 역사와 함께 한 리더이자 부동산 운용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최고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어 직원들 사이에서 신망이 두텁다. 해외부문과 리츠부문에서는 조용민 전무가 사령탑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김대형 고문은 마스턴투자운용의 창립자이고, 마스턴투자운용을 국내 최정상급 대체투자 자산운용사로 성장시킨 핵심적인 주역이다. 김 고문과는 한국리츠협회 회장단 활동을 함께 해오며 상호 간 신뢰를 두텁게 쌓아왔다. 애초 사외이사직 제안을 받았을 때부터 회사의 지속가능경영을 위해 주저없이 쓴소리를 해달라는 요청이 있었다. 전권을 위임받은 경영총괄 대표이사로서 마스턴투자운용의 퀀텀 점프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내부통제 강화와 이사회 권한 확대를 표방한 것으로 안다. 소유와 경영의 분리를 이루기 위한 스텝을 어떻게 밟아 나갈 것인가?
▲현재 법률, 회계, 부동산, 금융감독 등 각 분야의 뛰어난 전문가들이 사외이사로서 엄격한 견제 및 감독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사회 의장 또한 사외이사가 맡고 있으며 올해 사외이사의 수를 한 명 더 늘리는 등 이사회 중심의 책임경영에 힘을 싣고 있다.
이사회 산하에 감사위원회, 위험관리위원회, 임원후보추천위원회, ESG(환경·사회·지배구조)위원회 등을 둬 회사의 모든 경영활동을 세밀하게 감시하고 있다. 각 분과위원장도 사외이사가 맡고 있으며 모든 위원회의 과반수를 사외이사로 보임하고 있다. 향후에는 내부통제위원회도 설치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사외이사를 더 늘리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또한 감독기관에 거버넌스 관련 자구 계획을 제출한 상황이다. 현재 그 계획을 착실히 이행 중이다. 나아가 회사의 내부통제 책무구조도(Responsibilities Map)를 타 운용사보다 선제적으로 확립하려고 한다. 대체투자 전문 자산운용사로서 선도적으로 모범을 보이기 위해서다.
-지난 4월 마스턴투자운용 내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자산관리에 관해서 많은 주문을 한 것 같은데 향후 더 집중할만한 섹터는?
▲우선은 기존의 투자 자산들을 잘 관리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고금리와 공사비 상승 등의 영향을 많이 받는 개발 프로젝트 또한 각별히 신경을 쓸 계획이다. 이런 맥락 아래 상반기 단행한 조직 개편에서 자산관리(Asset Management•AM)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자산관리본부를 신설했다.
부동산은 사이클이 있는 시장이라 어려운 시기를 잘 극복하면 좋은 기회를 얻을 수 있고, 그 후 다시 좋은 수익률을 증명해 기대에 보답하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고 생각한다.
부동산 투자 섹터 중에는 단연 주요 업무지구 내 오피스가 가장 돋보이는 상황이다. CBD(도심권역), YBD(여의도권역), GBD(강남권역), PBD(판교분당권역)등 오피스 수요가 튼튼하게 뒷받침되고 있어 전체적으로 견조한 펀더멘털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최근 각광받고 있는 성수권역에서 마스턴투자운용의 실적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디타워 돈의문(DL이앤씨 본사), 도산150등과 같은 주요 업무지구 내 오피스를 매각 중에 있고, 시장에 있는 오피스 매수에 대해서도 집중하고 있다.
또한 호텔 섹터도 주요 관심 대상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외국인 관광객의 수가 340만명을 넘었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최대 규모(분기 단위)다. 관광객 수요가 코로나19이전 수준으로 회복하고 있는 상황에서 호텔 섹터에 눈을 돌리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현재 서울 주요 호텔의 객실점유율(OCC·Occupancy)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에 근접하고 있고, 평균 객실단가(ADR·Average Daily Rate) 또한 코로나19 이전보다 더 크게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기간에 호텔이 오피스로 용도변경이 된 사례가 많아 현재 남아있는 호텔 자산은 높은 프리미엄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 밖에도 시니어하우징, 코리빙, 데이터센터, 멀티패밀리 등 새로운 시장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
-그간 증권사에서 다양한 보직을 거쳤고, 리츠 활성화 초기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안다. 이같은 경험을 어떻게 활용할 계획인가?
▲신한리츠운용의 초대 대표이사로서 신한알파리츠와 신한서부티엔디리츠를 연달아 상장시키며 회사뿐 아니라 한국 리츠 발전에 벽돌 한 장은 얹었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에서 리츠AMC 설립추진단장을 맡으며 부동산과 금융을 다각도로 천착해왔다. 신한리츠운용 대표이사 재임기간 운용 자산 제로의 회사를 3조원대로 키운 노하우를 쏟아부을 계획이다. 초심으로 돌아가 재출발하는 마스턴투자운용의 성장 DNA에 제 노하우를 이식해 마스턴 2.0 시대를 견인할 것이다.
마스턴투자운용은 지난 십여 년간 누적 운용자산(AUM) 규모를 36조원대로 올린 저력 있는 회사다. 지난해 3고(고금리·고물가·고환율) 현상으로 어려운 시장 환경 속에서도 메이저 대체투자 전문 자산운용사로서 굵직한 거래를 여럿 성사시켰다. 콘코디언빌딩(구 금호아시아나 사옥) 매입, 무신사 캠퍼스 N1 매입, 성수동2가 오피스 선매입, 센터포인트 강남 선매각 등이 그 예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 발표한 2022년 상반기 아시아태평양(APAC) 지역 투자 규모 탑 바이어(Top Buyer) 국내 1위, 세계 6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신한리츠운용에서 고민하고 연구했던 것들, 아쉬웠던 혹은 개선이 필요했던 부분들을 대체투자 전문 자산운용사의 색깔에 맞게 적용하고 반영할 공간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코리빙이나 시니어하우징과 같은 최신 트렌드에 대해서도 기민하게 전략을 수립하고 대응할 것이다.
-앞으로의 경영 목표는
▲내실있는 마스턴 2.0을 만들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고 싶다. 우선 국내 투자 및 개발사업 전반에 대한 전략과 관리 방안을 분야별 전문가들이 모여 제시하는 컨트롤 타워인 FMC(Fund Management Committee)를 신설했다. 물류 섹터 프로젝트에 필요한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물류 통합조직'도 운영하고 있다.
또한 회사 내부의 각종 제도 정비도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위험관리 체계, 컴플라이언스 시스템, 투자의사결정 체계 등 회사 전반의 경영 체계를 한 단계 더 고도화하고 투명화하는 데 몰두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마스턴투자운용은 선제적으로 개발 사업에 뛰어들었고, 적극적으로 우량 자산을 개발하고 운용하며 경쟁사 대비 눈에 띄게 빠른 성장을 구가할 수 있었다. 이는 두말할 것 없는 마스턴의 성장 DNA다. 이런 성장 DNA를 견지한 채 자산관리와 경영체계 강화를 위한 노력을 경주해 투자자들의 신뢰를 제고하고, 제 2의 성장을 도모하려고 한다. 동시에 열정적이고 창의적인 마스턴다운 기업문화 정립에도 신경을 많이 쓸 것이다. 위기관리 구원투수로서 멋지게 세이브를 해 '마스턴투자운용 2.0 성공시대'의 토대를 만들어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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