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정동진 기자] 유진투자증권이 삼성증권으로부터 유장훈 상무를 영입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유 상무가 유진투자증권의 IPO실을 진두지휘하며 '무더기' 상장주관 계약을 맺은 덕이다. IB업계에서는 유진투자증권이 국내 IPO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를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유진투자증권은 현재 10곳의 기업과 상장 주관계약을 맺고 있다. 구체적으로 ▲포스크리에이티브파티 ▲에스테팜 ▲키프라임리서치 ▲휴톰 ▲타우메디칼 ▲코루파마 ▲KX인텍 ▲씨메스 ▲그레이스 ▲인벤테라 ▲지브레인 등이다.
유진투자증권이 지난 몇 년간 IPO 시장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눈길을 끄는 부분이다. 유진투자증권은 지난 2018년 윙입푸드, 2019년 마니에프앤지, 2020년 제이엔티씨, 2021년 에스엔디 등 대략 1년에 1개꼴로 IPO 상장을 주관했다. 마지막으로 상장을 주관했던 에스엔디로부터 현재까지 약 1년 9개월의 공백이 이어지고 있다.
상장 주관 기업들의 면면을 살펴보더라도 시장의 기대감이 높은 중형급 대어들이 자리잡고 있다. 먼저 지난 4월 상장예비심사에 돌입한 씨메스는 '유통공룡' 쿠팡과 GS리테일 등이 직접 투자에 참여한 기업으로, 상장 후 시장 가치가 약 4000억 규모로 평가받고 있다.
휴톰 역시 글로벌 빅파마인 존슨앤존슨과 협업을 진행하고 있는 등 장래성이 검증된 기업이다. 시장 관계자들은 휴톰이 2025년 코스닥 입성 시 3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지난해 6월 삼성증권으로부터 영입한 유 상무의 탁월한 네트워킹 능력이 빛을 발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999년 서울증권(현 유진투자증권)에 입사하며 증권업계에 발을 들인 그는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등을 거치며 ECM부문에서 약 20년의 업력을 쌓았다. 2015년 덱스터, 2018년 위지웍스튜디오 등의 딜을 담당했다. 2021년에 공모규모 1조5000억원에 달하는 카카오페이 IPO의 단독주관을 따내기도 했다.
유 상무는 이적 당시 1개팀이었던 유진투자증권의 IPO실을 2팀으로 확장하며 전열을 다졌다. 앞으로도 지속적인 인재 영입을 통해 IPO실을 최대 3팀까지 확장하겠다는 계획이다.
유진투자증권의 행보가 기대를 모으는 이유는 단순히 상장 희망기업에 대한 주관계약에 그치지 않고 직접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IPO 시장의 호황으로 증권사들은 많게는 주관수수료의 5~10배에 달하는 차익을 지분투자를 통해 올리고 있다. 이에 따라 유진투자증권 역시 상당한 규모의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유진투자증권이 현재 투자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진 기업은 총 3곳으로, 키프라임리서치·인벤테라·씨파시스템이다. 인벤테라의 경우 지난 2022년 9월 시리즈 B 투자에 참여했고, 키프라임리서치는 지난해 11월 시리즈 A에서 투자자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씨파시스템의 경우 합병대상인 유진스팩8호가 지난 2021년 발행한 12억9000만원의 전환사채(CB)에 투자가 이뤄졌다.
유진투자증권 관계자는 "유 상무는 IPO 업계 내서도 네트워크가 탄탄하다고 소문이 나 있는 인물"이라며 "최근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관련 충당금을 충분히 쌓는 등 리스크 관리를 엄격히 하고 있는 만큼, IPO 실적이 가시화되면 자연스레 회사 실적도 회복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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