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박성준 기자] 아이에스동서그룹의 계열사인 면직물 제조기업 티씨이(TCE)가 결국 무상감자를 단행한다. 지난해 말 자본총계가 자본금보다 줄어들면서 자본잠식에 빠지자 재무구조의 개선 필요성이 커져서다.
아이에스동서그룹는 지난 13일 이사회를 통해 티씨이의 무상감자를 결정했다고 31일 밝혔다. 이번 무상감자는 주식병합 형태이며 10주당 1주의 비율로 진행한다. 기존 주식 90%가 사라지고 10%만 남게 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감자전 티씨이의 주식 수도 기존 1억1650만 주에서 1165만주로 줄어든다. 자본금은 582억원에서 58억원으로 쪼그라든다. 일정은 구주권 제출을 내달 24일부터 7월 24일까지 하고 감자를 마무리한다.
티씨이는 그간 아이에스동서의 계열사 자금을 꾸준히 차입하며 위기를 버텼다. 지난해 차입한 총금액만 1235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지원은 주로 3개 계열사에서 집중됐다. 우선 티씨이의 최대주주인 아이에스지주가 가장 큰 금액인 720억원의 자금을 대여했다. 이어 일신홀딩스는 150억원, 일신개발 25억원, 기타 합계 340억원이다.
티씨이는 2022년 자본총계가 마이너스인 완전자본잠식 상태였으나 일부 재무구조를 개선해 지난해에는 부분 자본잠식으로 호전됐다. 이번 감자를 통해 자본잠식에서도 벗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말 티씨이의 자본금은 582억원, 순자본(자본총계)은 186억원으로 자본잠식 상태였지만, 감자를 마무리하면 자본금이 58억원으로 줄어들어 자본잠식을 면하게 된다.

티씨이가 이처럼 꾸준히 계열사의 지원을 받고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이어갈 수 있는 배경은 최대주주가 그룹의 지주사인 아이에스지주이기 때문이다.
티씨이의 지분구조를 살펴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아이에스지주 82.19%, 일신홀딩스 9.28%, 제이케이엘 성장전략 제2호 유한회사 3.55%, 기타 4.98%로 구성됐다. 아이에스지주와 일신홀딩스(구 아이에스건설)가 창업주인 권혁운 회장을 비롯해 자녀인 권민석(아이에스동서 사장), 권지혜 남매로 주주가 구성된 점을 감안할 때 두 회사가 지배하는 티씨이 역시 오너가의 가족회사라 할 수 있다.
다만 꾸준한 계열사 지원과 감자를 단행하더라도 단기간에 티씨이의 재무건전성을 회복하긴 힘들다는 지적이다. 아직 수익성 개선이 되지 않고 부채비율도 767%로 여전히 높은 편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티씨이의 손익보고서를 살펴보면 매출액 1321억원, 영업손실 124억원, 당기순손실 23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도 대비 순손실이 약 200억원 가량 줄어들어 수익성은 개선되고 있지만 적자를 벗어나진 못했다.
아이에스지주는 지난 2016년 재무적투자자(FI)인 JKL파트너스와 함께 티씨이를 인수했다. 2019년부터 베트남 투자를 늘려 사업을 확장했으나 갑작스런 코로나 여파로 오히려 실적 악화의 빌미를 제공했다. 이 때문에 2021년 무상감자를 단행했으며 당시 추진했던 기업공개(IPO)도 현재는 어려운 상태다.
당시 감자 후 다시 여러 차례 유상증자를 거쳐 자본금을 늘렸다. 하지만 코로나 여파로 악화한 수익성을 회복하지 못하고 결손금이 누적돼 이번에 다시 무상감자를 실시하게 됐다.
아이에스동서 관계자는 "이번 감자는 재무건전성 회복과 사업의 효율적 진행을 위해서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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