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인공제회 '몽니'…태영 반포 주거복합 '올스톱'
태영건설 워크아웃에 채권 회수 통보…공정률 30% 공사중단 이례적
이 기사는 2024년 05월 23일 14시 2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태영건설이 시공을 맡은 반포 주거복합시설 조감도. (제공=이스턴투자개발)


[딜사이트 김정은 기자] 태영건설이 시공을 맡은 서울 서초구 반포동 소재 주거복합시설 사업장이 공사 중단 후 2개월째 방치되고 있다. 최근에는 대주단에 참여한 과학기술인공제회(과기공)가 일방적인 채권 회수 통보로 사실상 사업 중단을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착공 전 브릿지론 단계도 아니고 이미 공정률이 30%대인 본프로젝트파이낸싱(PF) 단계에서 이례적으로 사업이 멈춘 것이다. 과학기술인공제회가 사업장을 공매 처분까지 할 수 있는 만큼 대주단과 시행사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해당 사업장이 공매 절차를 밟게 되면 적지 않은 금적적인 손해를 보게 돼 대주단과 시행사는 사업 정상화를 위해 과학기술인공제회와 합의를 시도하고 있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 최근 호우로 인한 안전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과학기술인공제회가 사업장 정리를 위해 약정된 자금 요구에도 응하지 않고 있어 답답함을 토로하고 있다.


2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과학기술공제회는 대주 펀드 '브이아이 BH 일반사모부동산신탁'을 통해 반포동 주거복합시설 사업을 중단한다는 내용을 담은 채권 회수 안내문을 대주단과 채권단에 발송했다. 문서에는 채권 회수 결정 사유로 '사업 진행을 위한 전제조건이 갖춰지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 반포 '노른자위' 부지, 주거복합건물 공사중단 사태


반포 사업장은 서울 서초구 반포동 일대에 지하 4층~지상 20층 규모 도시형생활주택 72가구와 오피스텔 25실 등  주거복합시설을 짓는 사업이다. 사업은 2022년 11월 착공했으며 2026년 1월 준공을 목표로 진행 중이었다.


반포동 주거복합시설 사업은 지난 2021년 3월 설립된 특수목적법인(SPC)인 반포센트럴PFV를 통해 사업을 추진했다. 반포센트럴PFV의 주주사를 살펴보면 ▲이스턴투자개발(보통주 29.4%) ▲대우건설(보통주 19.6%, 우선주 33.3%) ▲KB증권(우선주 9.4%) ▲한국투자부동산신탁(우선주 5.9%) ▲에큐온캐피탈(우선주 2.4%) 등이다.


당시 반포센트럴PFV는 SPC인 에이블반포제일차, 에이블반포제이차 등을 통해 총 2380억원의 대출금을 조달했다. 각 트랜치별 대출금 한도는 ▲트랜치A 1520억원 ▲트랜치B-1 150억원 ▲트랜치B-2 350억원 ▲트랜치C 360억원이다.


과학기술인공제회는 트렌치A(1520억원) 선순위, 트랜치B-2(350억원) 중순위로 해당 사업장의 대주단이 됐다. 태영건설은 시공사로서 2022년 8월 본PF 대출약정을 맺고 공사를 시작했다. 약정에 따라 대출실행일로부터 태영건설은 41개월이 되는 날까지 완공하고, 대출채무도 인수해야 한다.


◆ 태영건설 워크아웃 돌입 이후 사업 삐걱…과기공 "사업 중단"


문제는 태영건설이 본격 워크아웃에 돌입하자 과학기술인공제회가 지난 3월부터 약정맺은 대출자금 지원을 중단해 이미 30%까지 공사가 진행된 반포 사업장이 공사를 멈췄다는 점이다. 과학기술인공제회는 지난 4월 채권 회수 통보까지 하면서 사업 중단을 선언했다. 이에 반포 사업장은 채권단협의회에서 태영건설의 59곳 PF사업장 중 정상화 계획이 제출되지 않은 유일한 사업장이 됐다.


이같은 사업 중단 결정에 반포 사업장과 관련된 다른 이해관계자들은 난처한 상황에 처했다. 반포 사업장이 공매처분이 될 경우 선순위 대주단인 과학기술인공제회는 그나마 일부 자금을 회수라도 할 수 있지만 후순위 대주단은 투자금을 떼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공매로 넘어가게 되면 태영건설이 책임준공기한을 지키지 못하게 돼 채무인수를 할 수도 있다.


실제로 후순위 채권자인 KB증권이 사업 재개를 위해 추가 자금을 투입하려고 했지만 이마저도 과학기술인공제회의 반대로 어려워졌다. KB증권 등 대주단, 채권단 등은 해당 사업장이 지리적인 입지가 좋고 이미 공사 진행도 순조롭게 되고 있었던 만큼 사업 정상화를 위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삼일회계법인은 실사를 통해 사업 계속 의견을 내기도 했다.


아울러 반포 사업장이 공매로 넘어가게 된다면 과학기술인공제회도 최소 200억원이 넘는 손실을 볼 것이라고 추정된다. 최근 경매시장이 침체돼 있어 사업부지에 대한 평가가치가 절하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과학기술인공제회가 반포 사업장을 공매 시장에 넘기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반포센트럴PFV의 출자기업인 이스턴투자개발 관계자는 "약정상으로는 대주인 과학기술인공제회측이 모두 좌지우지할 수 있는 상황이어서 마땅히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상태"라며 "과학기술인공제회측이 이익을 위한 최선의 방법이라는 얘기만 반복하고 있어 현재 반포사업장은 공사중단 상태로 계속 방치되고 있다"고 말했다.


태영건설 관계자는 "워크아웃 이전에도 반포 사업장은 본PF로 수월하게 넘어가고 사업 진행도 잘 되고 있었다"며 "과학기술인공제회가 일방적으로 공정율이 30%를 넘은 사업을 갑자기 중단시킨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의 PF사업장 옥석 가리기가 본격 추진되고 있는 상황에서 사업성이 양호한 사업장의 중단은 시장에도 부정적인 메시지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과학기술인공제회측은 "인터뷰를 사양하겠다"며 입장 표명을 거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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