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조은지 기자] 오리온그룹의 아픈손가락이었던 영화 배급사 '쇼박스'가 올 1분기 퀀텀점프를 했다. 지난 2월 개봉한 영화 '파묘'가 관객수 1000만명을 넘기면서 매출을 견인해서다. 회사 측은 드라마 등 해외 개봉으로 사업을 확장을 통해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의 부진을 탈피하고 손익반등을 꾀하겠다는 목표다.
쇼박스는 올 1분기 매출이 63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4.9%가 증가했다고 17일 밝혔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00억원으로 전년(8억원) 대비 무려 2388% 늘었다.
이같은 호실적은 지난 2월 개봉한 오컬트 장르의 영화 '파묘'가 견인했다. 쇼박스는 파묘의 제작과 배급을 동시에 진행했다. 쇼박스는 파묘의 제작에 함께 참여하면서 극장의 사운드와 이펙트 등을 직접 살폈다. OTT산업이 커진 만큼 파묘의 배경음악과 영상미에 신경을 쓰면서 영화관에서 보고 싶은 영화를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쇼박스는 지난 2015년 영화 '암살', '내부자들', '극비수사' 등이 흥행하며 매출 1420억원(연결기준)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했다. 이후 팬데믹이 본격화된 2020년에는 전년 대비 40.5% 급감한 46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2021년(509억원)과 2022년(567억원)으로 전성기 매출을 회복하지 못했다. 팬데믹 이전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인 셈이다.
오리온그룹은 1999년 '미디어플렉스'란 이름의 계열사를 설립해 영화관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후 2002년 영화 투자·배급사 쇼박스를 설립한 뒤 이듬해 흡수 합병 하면서 본격적인 배급사로 거듭나기 시작했다. 이어 2007년 메가박스 지분을 매각했고, 2015년엔 사명을 '쇼박스'로 변경했다.
문제는 팬데믹 기간 동안 OTT산업이 급성장하면서 웹드라마, 유트브, 등 다양한 콘텐츠가 활성화됐다. 더 이상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원하는 장소에서 원하는 시간에 영화를 보는 문화가 생기면서 영화관의 갖는 절대적 지위가 사라졌다. 이에 쇼박스는 '살인자ㅇ난감', '마녀'등 OTT콘텐츠를 강화하며 사업다각화를 모색했지만 당시 시장에서는 쇼박스가 단기간 내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수익성을 회복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영화관 관람객수는 코로나 이전의 60~70%정도로 유지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쇼박스는 파묘의 손익분기점을 330만명으로 잡고 최대 관람객수는 500만명으로 예상을 하고 개봉했다. 그러나 국내 오컬트장르의 장인인 정재현 감독의 검은사제들, 사바하를 이을 시리즈물로 관람객들의 관심을 끌었고 이로 인해 최근 1200만명의 관람객을 달성했다.
쇼박스는 이번 1분기 실적을 발판삼아 올해 반등을 꾀하고 있다. 영화 파묘는 최근 OTT에서 오픈되고 있고 인도네시아, 태국, 대만 등에서도 개봉을 하며 매출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또한 하반기 인도, 남아시아, 터키, 러시아 등의 국가에서 개봉을 앞두고 있어 2~4분기 실적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설명이다.
쇼박스 관계자는 "파묘는 쇼박스가 투자와 제작, 배급까지 같이 진행하면서 원가를 낮춰 좋은 이익률을 이끌어냈다"며 "추후 다른 국가에도 개봉을 앞두고 있고 최근 해외 국가에서 한국영화에 좋은 반응이 나오기 있어 올해는 그동안 부진했던 실적을 만회하며 반등의 모멘텀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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