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민규 기자] 한화그룹이 국내 공시대상기업집단 중 SK그룹에 이어 가장 많이 계열사를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과 HSD엔진(현 한화엔진) 인수, 한화로보틱스 독립 출범 등 굵직한 이슈 외에도 신재생 에너지 사업 호조에 따라 관련 특수목적법인(SPC) 등이 대거 늘어난 까닭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발표한 '2024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현황'에 따르면 재계 순위 7위인 한화그룹의 계열사는 108곳으로, 지난해 대비 12곳 증가했다. 계열사 수 증가폭도 전년(5곳) 대비 많아졌다.
한화는 작년 5월 1일 이후 고군산해상풍력, 비노갤러리아, 신안우이해상풍력, 알이100솔라팩토리1호, 영덕블루윈드, 에이치씨앤디, 에이치앤지케미칼, 에이치테크노로지스틱스, 에프지코리아, 인사이트홀딩스, 인천에이치투, 한화로보틱스, 한화신한테라와트아워, 한화에비에이션 등 14곳을 신규 설립했다. 아울러 한화엔진, 한화오션, 한화오션디지털, 한화오션에코텍 등 4개 회사의 지분을 취득했다. 지난 1년 간 총 18개사가 한화 계열사로 편입된 셈이다.
다만 새로운 계열사 대부분이 신재생 에너지 사업을 위한 SPC 또는 합작사인 만큼, 한화 계열사 급증은 사실상 착시 효과라는 게 재계의 분석이다. 발전소·에너지 개발 사업 경우 재무 및 투자 부담을 덜기 위해 SPC나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게 통상적이다. 이 같은 방법은 프로젝트가 끝난 뒤 지분을 청산, 현금화하기에도 효율적이다. 신재생 에너지 업계 한 관계자도 "발전소 및 에너지 개발사의 경우 SPC가 늘어날수록 사업이 잘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같은 기간 서산테크노밸리, 에이치에이엠홀딩스, 엔엑스이에프, 한으뜸태양광, 해나라태양광, 해오름태양광발전소 등 6곳은 흡수 합병, 청산 종결, 지분 매각 등으로 계열에서 제외됐다. 이들 회사도 거의 신재생 에너지 SPC로, 한화 입장에서는 투자가 끝나 정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런 가운데 한화는 계열사 증가로 자산 규모도 대폭 늘었다. 공정자산총액은 약 112조4628억원으로, 전년(83조276억원) 대비 35.5% 불어났다. 이는 전체 공시 집단의 자산 총액 증가율인 8.5%를 훌쩍 웃도는 증가세다. '전체회사 자산총액'으로 따로 집계된 수치는 243조3257억원으로, 삼성·농협·SK·현대자동차 뒤를 이어 5위다. 다만 이중 75.9%가 부채(184조6300억원)다.
한화 경우 매출액 역시 두 번째로 많이 늘어난 기업집단이다. 지난해 매출은 72조6640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10조8000억원 확대됐다. 매출 증가분이 34조7000억여 원인 현대차 다음으로 많은 수준이다. 대우조선해양 계열사 편입과 방산 수출 호조에 따른 결과다. 순이익은 1조9433억원으로 집계됐다.
한편 한화의 계열사 중 비금융 회사는 96개, 금융 회사는 12곳으로 파악됐다. 이번에 추가된 계열사 중 금융 회사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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