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렌터카 시장 2위 기업인 SK렌터카의 매각작업이 본격화하면서 1위 업체인 롯데렌탈의 기업가치가 관심을 끌고 있다. SK렌터카의 매각가가 8000억원대로 거론되면서 규모가 더 큰 롯데렌탈 기업가치는 조단위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네트웍스는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어피너티에쿼티 파트너스를 SK렌터카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인수가는 SK네트웍스가 보유한 지분 100% 기준 8000억원대로 알려졌다.
SK렌터카는 롯데렌탈에 이어 국내 렌터카 시장 점유율 2위 사업자다. 2019년 1월 SK네트웍스가 AJ렌터카 지분 42%를 3000억원에 인수한 뒤 같은 해 SK네트웍스 렌터카 사업부문과 통합해 2020년 SK렌터카로 사명을 바꿨다. 거래가 예정대로 마무리되면 SK렌터카는 2019년 SK에 인수 된지 5년여 만에 다시 주인이 바뀌게 된다.
◆ 영업이익 기준 롯데렌탈 기업가치 재평가시 '2조원'
최근 시장에서는 SK렌터카 매각 진행에 따라 국내 1위 렌터카 사업자 롯데렌탈의 기업가치 상승 여력이 높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롯데렌탈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2조7523억원, 영업이익 3052억원, 당기순이익 1152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SK렌터카의 매출 1조4028억원, 영업이익 1219억원, 당기순이익 244억과 비교해 각각 2배, 2.5배, 4.7배 높다. SK렌터카가 8000억원대에 매각이 추진되고 있는 것을 고려해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비교하면 롯데렌탈의 기업가치는 2조원에 달한다.
오히려 1위 업체라는 프리미엄과 주요 성장 지표를 감안하면 롯데렌탈의 기업가치는 더 높아질 가능성이 존재한다. 롯데렌탈의 4개년 연 평균 성장률은 매출액 6.9%, 영업이익 24%, 당기순이익 41.7%에 이른다. 부채비율은 2022년 434%에서 2023년 392%까지 떨어졌다. 자산건전성 지표인 대손율(빌려간 돈을 갚지 않는 비율)을 2023년 1분기 0.16%에서 2023년 말 0.13%로 낮추며 업계 최저 수준으로 관리하고 있다.
SK렌터카의 경우 최근 4개년 연 평균 성장률(CAGR)은 매출액 12.9%로 외형 성장을 이뤄냈으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4.6%, 7.6%에 불과하다. 렌터카 사업에서 중요한 지표인 부채비율은 2022년 547%에서 2023년 574%까지 증가하며 이자 부담이 더욱 높아졌다.
◆ 롯데렌탈 PBR 0.74배에 불과…올해 턴어라운드 기대
롯데렌탈은 낮은 유통주식비율 등으로 인해 기업가치가 저평가돼 있다는 시각이 있다. 이날 기준 롯데렌탈의 주식시장 시가총액은 9940억원대 수준이다.
실제로 롯데렌탈의 PBR(주가순자산비율)은 약 0.74배로 이번에 매각되는 SK렌터카(약 1.54배, 매각가 8000억원 기준)와 동종 업계로 분류되는 쏘카(2.53배), 케이카(2.17배)와 비교했을 때 낮다. PBR이 1보다 작으면 주가가 주당순자산 가치보다 낮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기업의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는 것을 뜻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업계 1위 프리미엄과 높은 ROE(자기자본이익율)로 지속적으로 높은 이익을 내고 있는 회사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롯데렌탈은 동종업종내 저평가돼 있다"고 말했다. ROE는 기업이 자기자본을 활용해 1년간 얼마를 벌어들였는가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다. 그는 "금융정보 분석시스템 퀀티와이즈 기준 롯데렌탈의 ROE(자기자본이익률)는 9.0%로 코스피 평균 5.9%에 비해 3%포인트 높다"고 덧붙였다.
롯데렌탈 관계자는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비자산(Non-asset) 중심 사업 모델 전환과 자산수익률(ROA) 극대화를 목표로 비즈니스 최적화를 추진 중"이라며 "지난 11월 출시한 중고차 장기렌터카 서비스 마이카 세이브가 월 1000대 이상의 실적을 내고 있으며, 금리인하 수혜 투자포인트도 여전히 유효해 올해 턴어라운드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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