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배터리 소재 사업 재편 나서나
IB 관계자 "SKIET 비롯해 지분 투자사까지 매각 검토"…사측 "사실무근"
이 기사는 2024년 04월 02일 15시 4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폴란드 분리막 공장 전경 (제공=SK이노베이션)


[딜사이트 박민규 기자] SK그룹이 연초 배터리 사업(SK온)을 비롯한 그린 포트폴리오 재점검에 들어가면서,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소재 사업 처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구체적으로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사업부(SK온)에 대한 공격적 투자를 단행하기 위해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등 배터리 소재 부문을 매각을 구상하고 있다는 것이 골자다.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이 리튬 이온 배터리용 분리막을 생산·판매하는 SKIET를 필두로 배터리 소재 사업을 매각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SK의 경우 배터리 셀에도, 소재에도 투자를 진행 중인데 현재로서는 양쪽 다 가져가는 데 있어 자금 부담을 느끼고 있다"며 "배터리 사업에만 연간 7~8조원이 투입되는데 SK그룹이 전반적으로 유동성이 부족한 상황이다 보니 다수의 자산 매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SK이노베이션 내에서 현재 매각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는 게  SKIET 등 배터리 소재 사업"이라며 "SK이노베이션은 SKIET을 필두로 음극재 사업, 전고체, 차세대 소재 등 지분 투자한 사업까지 모두 묶어 매각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다른 관계자도 "배터리 소재 사업  매각 이야기는 올 초부터 나왔었다"며 "SKIET를 비롯해 배터리 소재 사업을 묶어 매각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여러 구상을 하고 있으며, 몇 개 딜(Deal)이 진행되다가 지난달 들어 보류 상태"라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소재 사업을 정리하려는 이유는 차입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가운데 SK온에 대한 막대한 투자가 남아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 이 회사가 연내 상환 또는 차환해야 하는 금액은 28조7151억원에 달하며, 배터리 사업에 7조5000억원을 투자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문제는 신용등급 하락으로 자금 조달 여건이 과거만 못하다는 점이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푸어스(S&P)는 지난달 SK이노베이션의 신용등급을 투기 등급인 'BB+'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SK이노베이션의 글로벌 신용 등급은 한때 'BBB+'였지만 2019년 'BBB'로, 2020년에는 'BBB-'로 떨어졌으며 이번에 또 한 번 강등된 것이다. 즉 외부 차입 조건이 악화되고 있다 보니 자산 매각 등을 통한 투자금 확보 방안까지 검토하게 됐다는 것이 시장의 시각이다.


시장 한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이 계획하고 있는 투자 대비 보유하고 있는 투자 재원이 부족한 상태"라며 "SK이노베이션이 오는 5월 SKIET에 I/E소재 연구·개발(R&D) 관련 자산과 인력을 양도하기로 한 것도 배터리 소재 사업의 매각을 염두에 둔 결정으로 읽힌다"고 말했다. 이어 "전기차 수요가 침체된 상황이라 SKIET 등 배터리 소재 사업이 제대로 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지 여부가 매각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SK이노베이션은 "자사는 현재 자산 매각을 검토하기 위해 테스크포스(TF) 등을 구성하지 않은 상태"라며 "연초 사업 포트폴리오 재조정이나 점검 역시 통상적인 경영활동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SKIET는 2019년 4월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물적 분할 된 이후 유상 증자 규모만 1조2000억원에 육박했다. SK이노베이션 경우 SKIET 지분 61.2%를 쥐고 있으며, SKIET 장부가액은 2023년 말 6000억원 수준이다. 이밖에 창저우BTR뉴머티리얼테크놀로지(리튬 배터리용 음극재 제조업), 에어레인(가스 분리막 전문 기업)에 대한 지분 투자의 장부 금액이 각각 1075억원, 53억원 등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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