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 계열 '재무통' 강귀은 부사장, 올해 숙제는
SK어스온 사내이사 합류…SK지오센트릭·어스온 재무실장 역임
이 기사는 2024년 04월 01일 18시 3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어스온의 중국 17/03 해상 광구에서 원유 선적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제공=SK이노베이션)


[딜사이트 박민규 기자] SK이노베이션의 '재무통' 강귀은 부사장이 올해는 SK어스온의 재무 전략도 이끈다. SK어스온의 경우 2023년도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단기차입금이 거의 없고 부채비율은 40% 등 재무지표는 양호하지만 올해는 해외 광구 개발 및 석유 시추 사업본격화에 따라 운전자본 확충, 생산 투자에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탄소 포집·저장(CCS)와 지열 발전 등 친환경 사업에도 조금씩 속도를 내고 있다. SK어스온으로서는 성장 본격화를 위해 긴밀한 재원 운용이 요구되는 상황인 셈이다.


SK어스온은 지난해 12월 초 강귀은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1977년생인 강 부사장은 서울대학교를 졸업하고 SK이노베이션에 입사해 25년 가까이 근무했으며, 이중 13년을 회계 관련 경력을 쌓는 데 보냈다. 40대로 비교적 젊은 나이인 데다, 국내 대기업에서는 희소한 여성 CFO라는 점에서도 세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강 부사장은 SK이노베이션의 재무를 맡는 자금팀 PL(Professional Leader)로 현재 1담당 직무를 대행하고 있다. SK어스온 이사가 되기 전에는 SK지오센트릭 사내이사와 SK인천석유화학 감사를 역임했다. 현재 SK지오센트릭 재무실장으로도 재직 중이다. SK지오센트릭과 SK어스온 등 SK이노베이션 계열사의 경우 최고재무책임자(CFO)가 공식적으로 존재하는 직함은 아니지만, 강 부사장의 직책인 '재무실장'은 사실상 CFO 역할이다.


SK어스온의 사내이사진은 강 부사장 합류로 명성 대표와 지용민 기획사업지원실장까지 3인 체제를 갖추게 됐다. 원래 사내이사 2인 체제였던 만큼, 재무 전문가 충원은 올해 자금 조달 또는 재무 관리에 나서겠다는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올해는 운전 자본 증가, 투자 본격화 등으로 지출이 늘 것이라 전망돼서다.


SK어스온은 2021년 10월 SK이노베이션의 물적 분할에 따라 SK온(배터리 사업)과 함께 신규 설립된 석유 개발 자회사다. SK이노베이션이 100%의 지분을 갖고 보유했다. SK어스온 경우 안정적 재무 지표를 토대로 사업 규모를 팽창시키고 있는 국면이다.


부채는 2021년 말 2687억원에서 2023년 4207억원, 총 차입금은 2130억원에서 2528억원으로 각각 늘어나는 데 그쳤다. 특이한 점은 단기 차입을 거의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단기 차입금은 3년 연속 0원이고, 유동성 장기 부채는 2021년 1124억원에서 지난해 642억원으로 절반 가량 감소했다. 이 기간 부채 비율이 32.1%에서 46.2%로 상승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양호한 수준이다. 


다만 2년 사이 지출이 급증한 양상이다. 운전 자본이 2021년 118억원에서 지난해 563억원으로 477.1% 늘었다. 아울러 투자 확대에 따라 같은 기간 자본적 지출(CAPEX)은 259억원에서 1769억원으로 급증한 이후 2023년에는 189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현금성 자산이 2021년 3341억원에서 지속 줄며 지난해 말에는 2416억원을 기록했고, 잉여 현금 흐름(FCF)은 55억원에서 -873억원으로 급감했다.


이런 가운데 SK어스온은 베트남 석유 개발 사업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생산을 개시한 지 20년이 넘은 15-1 광구에 대해서는 내년 9월 광권 계약 종료 이후 추가 투자 계약을 계획 중이며, 새로운 생산 분배 계약 협상과 분지 전면 개발을 통한 추가 생산에 나선다는 목표다. 작년 11월 원유 발견에 성공한 16-2 광구는 탐사와 평가를 진행하고 있으며, 오는 2025년 상반기 추가 탐사와 평가정 시추가 계획됐다. 15-1/05 광구는 2026년 원유 생산 목표로 EPCIC(설계∙구매∙제작∙설치∙시운전) 개발을 준비 중이다.


또한 CCS 사업에도 발동을 건 상황이다. 2022년 한국-말레이시아 '셰퍼트 CCS 프로젝트' 업무 협약(MOU)을 체결한 후 지난해 8월 신규 MOU도 맺었다. 지난해 1월에는 영국 아줄리와 호주·미국 중심의 CCS 사업 기회 발굴, 개발 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같은 해 12월부터는 한반도 탄소 저장소 확보 국책 과제 컨소시엄에 참여 중이다.


SK어스온의 강귀은 부사장 영입은 사업 확장을 위한 자금 조달 포석이란 게 시장의 시각이다. 실제로 강 부사장은 SK지오센트릭 재무실장으로 발탁된 이후 재원 조달에 두각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강귀은 부사장은 2022년 SK지오센트릭이 4750억원 규모의 '지속 가능 연계 차입(SLL)'을 이끈 주역으로 평가 받는다"고 전했다.


이미 SK어스온은 숱한 투자 과제를 위해 재원 확보에 나선 참이다. 미국 천연가스 액화 및 수출 회사인 페루LNG컴퍼니에 대해 보유한 지분을 매각한 것이다. 지난달 29일 주식 처분 거래가 이후 3399억원을 확보할 예정이다. 3399억원은 지난해 말 기준 총 자산의 25.6%에 해당한다.


이외에 지난해 9월 원유 생산을 시작한 중국 17/03 해상 광구의 수익 본격화로 올해부터 연간 2500억원 가량의 이익이 예측되는 점도 호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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