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OCI 통합 무산, 남은 과제는
잔여 상속세 2000억 상회…주담대‧환매조건부매매 등 활용 전망
이 기사는 2024년 03월 29일 17시 3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미약품 본사 전경(제공=한미약품)


[딜사이트 최광석 기자] 한미약품그룹 오너일가의 상속세 이슈가 재점화될 전망이다. 특히 가장 큰 부담을 가진 송영숙 한미사이언스 회장의 경우 OCI홀딩스와의 통합이 무산되며 상속세 재원 마련이 요원해졌다. 시장에서는 송 회장이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거나 환매조건부 주식매매계약 등을 활용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OCI홀딩스는 한미약품그룹과의 통합 절차를 중단했다. 전날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에서 임종윤 전 한미약품 사장 측이 대거 이사회에 진입함에 따라 통합 추진이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관심이 가는 부분은 이번 딜(Deal)의 배경이 됐던 상속세다. 당초 투자업계에선 해당 계약이 두 그룹의 니즈(needs)를 충족했기 때문이라고 봤다. 한미약품그룹의 경우 임주현 부회장으로의 승계와 상속세 문제를 해결하고 반대로 OCI홀딩스는 이우현 회장이 한미약품그룹과 손잡음으로써 안정적인 지배력을 구축하기 위함이었다. 


특히 송영숙 회장의 경우 한미사이언스 지분 매각으로 상속세 문제를 단번에 털어버릴 수 있었다. 한미약품그룹과 OCI홀딩스의 통합은 3가지 거래가 묶인 일명 패키지 딜이다. 그 중 구주매각은 송 회장과 가현문화재단이 보유한 지분 744만674주를 넘기고 현금 2775억원을 받는 것이 골자다.  


송 회장 등 한미약품그룹 오너일가의 상속세는 5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까지 절반 이상을 납부했고 앞으로 2년간 2000억원 이상을 더 내야한다. 송 회장은 당초 3월로 예정된 상속세 납부 일정을 OCI홀딩스와의 통합을 마무리한 4월로 미루기도 했다. 하지만 OCI홀딩스가 통합 추진 중단을 선언함에 따라 송 회장의 구주 매각도 무산됐다. 


송영숙 회장과 임종윤 전 사장 양측은 앞서 지분 매각을 통한 상속세 재원 마련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시장에서는 송 회장 등이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거나 환매조건부 주식매매계약 등을 활용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환매조건부 주식매매계약은 주식 소유자가 일정기간 이후 다시 사들이는 조건으로 주식을 맡기고 자금을 빌리는 거래다. 대주주들이 급전이 필요할 경우 주담대 외에 환매조건부 주식매매계약으로 자금을 확보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앞서 송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 등은 에쿼티스퍼스트홀딩스코리아와 환매조건부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 적이 있다. 


주담대가 더 늘어날 것이란 관측도 있다. 현재 송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 임종윤, 임종훈 전 사장의 주담대 규모는 4000억원을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주담대를 계속 늘리면 금리 상승 등으로 인한 이자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임종윤 전 사장의 경우 보유주식의 상당수가 이미 담보로 설정돼 있다.  


시장 관계자는 "OCI홀딩스와 통합이 무산되며 상속세 문제가 제자리로 왔다"며 "주담대 등을 활용하는 방안이 있지만 이자부담이 만만치 않아 서둘러 다른 해결책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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