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임원 장기성과 인센티브 하반기로 연기
DS 직원 성과급 0%에 임원들도 고통 분담
이 기사는 2024년 04월 02일 15시 4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 서초사옥


[딜사이트 김민기 기자] 삼성전자가 임원들을 대상으로 3년 간 경영실적에 따라 성과급을 지급하는 '장기성과 인센티브(LTI, 롱텀 인센티브)' 지급을 하반기로 연기했다. 최근 반도체(DS) 적자로 직원들의 성과급이 0%를 기록하자 임원들 역시 고통에 동참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당초 연초에 지급하기로 했던 장기성과 인센티브를 하반기 지급으로 연기했다.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규모 적자로 충격을 안긴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 임원들이 연봉을 동결키로 하면서 LTI 지급도 미룬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반도체(DS) 사업에서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면서 DS부문의 성과급도 0%를 기록했다. 이에 임원들도 정신 재무장을 통해 올해 반드시 위기 극복을 해내자는 결의의 표현으로 연봉 동결안을 발의했다. 하지만 직원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3개년 실적을 바탕으로 적용되는 LTI 제도가 적용돼 일부 임원들이 수억원의 성과급을 받아간다며 연봉 동결에도 불만은 더욱 커졌다.


삼성전자의 LTI는 만 3년 이상의 임원들을 대상으로 지난 3년 간의 경영실적에 따른 보상을 향후 3년 동안 매년 나눠 지급하는 인센티브 제도다. 자기자본이익률(ROE)과 주당수익률, 세전이익률 등을 평가해 최근 3년 평균 연봉을 기초로 산정한다. 이사 보수 한도를 '일반'과 '장기성과'로 나눠 설정할 정도로 전체 보수 내 비중이 상당한 편이다.


삼성전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임원 대상의 LTI 지급액은 2592억4100만원이었다. LTI 지급액을 연간으로 보면 2021년 2086억원, 2022년 2556억원이었으며, 작년 3분기까지 LTI를 지급하기 위해 쌓아둔 충당금은 389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임원들의 성과에 따라 차등 지급되며 1인 기준으로 1~2억원 정도를 받는 것으로 추산된다.


문제는 임원들이 3년 간의 성과를 평가해 첫 해에 50%, 두번째와 세번째 해에 각각 25%씩 나눠 지급한다는 점이다. 2020년~2022년 성과를 산정해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지급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반도체 부문 직원들은 반도체 적자로 성과급(OPI·초과이익성과급)이 0%였지만 임원들은 지난해 50% 분의 LTI를 지급 받았다.


하지만 올해 삼성전자는 LTI 지급을 미루고 실적 개선에 힘을 쏟기로 결정했다. 삼성전자 노사가 올해 임금 인상률을 두고 갈등을 겪고 있는 만큼 실적 개선 이후로 지급을 연기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삼성전자 노사는 올해 임금교섭과 관련해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 중지' 결정 후 최후 협상을 진행했지만, 결국 양측이 간극을 좁히지 못한 채 합의에 실패했다. 노조는 파업 등 쟁의 행위를 위한 찬반 투표를 다음달 5일까지 진행 중이다. 투표 결과에 따라 삼성전자는 창사 이래 첫 파업이 현실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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