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타이틀보다 실속이 필요
LG유플러스, 회선 2위·신사업 투자에도 수익 기대↓…선택과 집중 관건
이 기사는 2024년 03월 21일 08시 5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유플러스 사옥 전경. (출처=LG유플러스)


[딜사이트 전한울 기자] 기업 순위 경쟁은 시대를 불문하고 대중들에게 최대 관심사 중 하나로 꼽혀왔다. 이러한 대중적 관심은 단순 가십거리를 넘어 기업 성장을 촉진하는 든든한 동력이 돼왔다. 과거 현대차와 기아차, 하이트맥주와 오비맥주, 대우중공업과 삼성중공업부터 현재 삼성전자와 LG전자의 TV·가전 대전까지 모든 산업 발전은 치열한 라이벌 경쟁과 궤를 같이했다 해도 무방하다.


그동안 5G 사업에 의존해 온 통신산업도 한 단계 도약하려는 것일까. 최근 무선통신 시장 2위 자리를 놓고 벌어지는 LG유플러스와 KT의 신경전이 심화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9월 사물지능통신 급증에 힘입어 사상 처음으로 이동통신 가입회선 수에서 KT를 제치고 2위에 올라섰다.


축하를 받아 마땅한 일임에도 되레 의문이 제기된다. 사물지능통신은 월평균사용금액(ARPU)이 수백원에서 수천원대에 그쳐 수익 지표로서 역할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평균 2~3만원대 ARPU를 유지 중인 휴대폰 가입 회선만 떼어놓고 보면 KT가 여전히 300만 회선 차로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러한 허울 뿐인 경쟁은 대중들의 눈을 가릴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실제 주요 재무지표는 하향세를 나타내고 있다. LG유플러스의 지난해 현금성자산은 5596억원으로 전년(8346억원) 대비 32.95% 급감했고, 영업활동현금흐름도 2조9750억원으로 전년(3조5050억원) 대비 15.12% 줄었다.


적재적소 투자에 따른 수익 기대감도 미미하다. 특히 올해 5G 정체로 휴대폰 ARPU까지 둔화하며 신사업 전환이 시급해졌지만, 주력으로 내세운 콘텐츠 사업이 휘청이면서 관련 투자와 운영이 중단되기도 했다.


LG유플러스는 최근 AR 솔루션 기업 '8i 코퍼레이션'에 투자한 금액을 전부 손상처리했다. 앞서 지난해 2월에는 VR·AR 콘텐츠 통합 플랫폼 '유플러스 다이브(U+DIVE)'를 출시 1년여만에 종료하기도 했다. 과거 5G 상용화 이후 실시간 VR·AR 콘텐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으나, 최근 열풍이 식고 전반적인 수요가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는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24에서 "생각보다 AR 콘텐츠 수요가 뛰어오르지 않았다"고 아쉬움을 표하며 "(탈통신 신사업은) 누가 먼저 뛰어들었냐보다 누가 먼저 성과를 내느냐가 중요하지 않겠나"라고 반문했다. 그의 말에 백번 공감한다. 그렇기에 허울 뿐인 경쟁과 투자가 한층 뼈 아프게 다가온다.


통신 3사 중 가장 늦게 신사업에 뛰어들었다고 성과까지 지지부진할 이유는 없다. 여러 산업군에서 이미 패스트팔로워가 퍼스트무버를 앞설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실 사례로 입증했기 때문이다. '만년 3위'라는 프레임에서 벗어나 실속있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새로운 판을 스스로 짜나가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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