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셋+]
현대글로비스
車수출 호황…사업비중 체질개선 기회
①현대차·기아 매출비중 75.6%…폐배터리 신사업, 의존도 완화 전략
이 기사는 2024년 03월 20일 07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현대자동차그룹(현대차그룹) 물류 계열사인 현대글로비스의 지난해 내부거래율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글로비스는 현대차·기아에 치중돼 있는 일감을 줄이기 위해 폐배터리 신사업에 뛰어들 계획이다. 하지만 수익 실현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당장은 그룹사 의존도를 낮추지 못할 전망이다.


◆ 절대적인 그룹사 의존도, 내부거래율 72.1→76.5%


20일 현대글로비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25조6832억원과 영업이익 1조554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4.8% 줄었고, 영업이익은 13.6% 감소했다. 금리 인상 등 대외적으로 비우호적인 영업환경이 조성된 데다 자동차선(PCTC) 부족으로 고스팟운임·고용선료 수혜가 제한적이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현대글로비스의 실적 감소에도 내부거래율은 오히려 늘어났다는 점이다. 애초 현대글로비스는 현대차·기아가 국내 공장에서 생산한 완성차를 해외로 실어 나르기 위해 출범한 만큼 내부거래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


현대글로비스가 지난해 현대차·기아에서 거둬들인 매출은 19조6424억원(연결)으로 전체 매출의 76.5%로 나타났다. 특히 창사 최대 매출을 달성한 2022년과 비교할 때 내부거래액은 2000억원 가까이 늘었으며, 내부거래율은 72.1%에서 4.4%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현대차·기아에서 받는 고정 물량이 늘어나면서, 외부 일감 비중이 축소된 영향이다. 실제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총 730만2451대를 판매했는데, 전년 대비 6.7% 증가한 수치다.


◆ 비계열사 비중 50% 미만…PCTC 대규모 도입 계획


현대글로비스는 현대차그룹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체질개선을 시도 중이지만 쉽지 않은 모습이다. 선사를 운영하는 해운 사업의 비계열사 비중은 2021년을 기점으로 역성장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가 해운 사업을 처음 시작한 2010년 12%였던 비계열사 비중은 2021년 61%까지 늘어났으나 이듬해부터 우하향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비계열사 비중이 50% 미만으로 떨어졌다.



현대글로비스는 PCTC를 추가 도입하는 방식으로 글로벌 일감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먼저 올해 6척을 추가해 총 87척의 선대를 운영하고, 2027년까지 PCTC 110척을 운용할 계획이다.


향후 전망은 긍정적이다. 글로벌 완성차 해상 물동량이 2021년부터 급격히 회복하면서 견조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반면 전 세계 PCTC 공급은 선박 폐선과 인도, 환경 규제 등이 맞물리면서 크게 위축된 상태다. 


세계자동차산업연합회(OICA)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완성차 생산량은 9012만대였으며, 이 가운데 23% 수준인 2111만대가 해상으로 이동했다. 올해는 전년 대비 2.2%가 증가한 9210만대가 생산되고, 해상 물동량은 4.4% 성장한 2205만대로 파악된다.


◆ 폐배터리 신사업 당장 성과 힘들어…2030년께 수익 본격화 기대


현대글로비스가 미래 성장 동력으로 점찍은 폐배터리 사업이 조기 안착할 경우 일감 독 시점은 단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글로비스는 올해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신규 사업 진행을 위한 사업목적 변경을 추진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폐기물 수집, 운반, 처리 및 원료 재생업 ▲폐전지 판매 및 재활용업 ▲비철금속제품의 제조 및 판매업을 정관에 추가하기 위해서다.


이는 현대차그룹이 추진하는 '자원선순환 체계'(Closed Loop) 전략의 일환이다. 현대차그룹은 전동화 경쟁력을 확보하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 실천을 위해 그룹 내 역량을 한 데 모아 자원선순환 체계 전략을 수립했다.


폐배터리 재활용 프로세스. (제공=현대글로비스)

현대글로비스는 현대차·기아 글로벌 고객 채널을 활용해 전기차(EV) 사용 후 배터리를 회수하고, 이들 계열사가 배터리 업체와 세운 JV(조인트벤처)에서 배터리를 만들 때 나오는 셀(cell) 스크랩의 전처리를 담당하게 된다. 전처리는 물리적 방식으로 폐배터리에 남은 전력을 방전시키고 해체해 중간 원료인 블랙파우더를 만든다.


다만 현대글로비스 폐배터리 사업이 실질적인 성과를 도출하기 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안정적으로 폐배터리를 매입할 수 있는 채널을 확보해야 할 뿐 아니라 전처리 기술 및 거점을 확보해야 해서다. 아울러 제반작업 과정이 복잡한 만큼 실제 사업화도 까다로울 수밖에 없다. 현대글로비스 내부적으로는 2030년께야 실질적인 수익을 거둘 것으로 추정 중이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아직 초기 사업 단계인 폐배터리 분야는 기술력 내재화 등 경쟁력 확보를 위해 그룹사 뿐 아니라 배터리 제조사, 배터리 재활용 회사, 관계 기관 등 여러 회사들과 연계해 진행하고 있다"며 "이를 더욱 고도화해 사업 네트워크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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