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이이, 몸값 하향 승부수 '신통찮네'
기업가치 4차례 조정에도 주주 호응↓…스팩 주가 공모가 회복 관건
이 기사는 2024년 03월 15일 13시 5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피아이이 비전검사 솔루션. (제공=피아이이)


[딜사이트 강동원 기자] 2차전지 비전검사 솔루션 전문기업 피아이이(PIE)가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합병 상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수차례에 걸친 기업가치 조정에도 좀처럼 스팩 주주들의 지지를 얻어내지 못해서다. 합병 안건을 다루기 위한 주주총회를 약 한 달 앞둔 상황에서 분위기 반전에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피아이이는 지난 7일 하나금융25호스팩과의 합병비율을 1대 0.9970090에서 1대 1.2124151로 조정했다. 합병 가액은 1만30원에서 8248원으로 변경했다. 스팩 주주에게 배정되는 주식이 약 428만주에서 521만주로 늘었으나 상장 시가총액(전환사채 포함)은 600억원 가량(3761억원→3189억원) 낮아졌다.


스팩 주주들로부터 합병 동의를 끌어내기 위한 전략이었다. 피아이이는 지난해 5월 합병 상장예비심사(예심) 청구 당시 몸값으로 4888억원을 제시했다. 그러나 고평가 논란과 함께 주주 반발이 이어졌고, 합병 대상인 하나금융25호스팩 주가도 하락했다. 세 차례에 걸친 합병비율 변경에도 투심을 뒤집지 못하자 추가 움직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분위기로는 피아이이의 승부수가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25호스팩 주가가 여전히 공모가(1만원)를 밑도는 9700원대에 머물러서다. 주식매수청구권 가격(1만578원)과 격차가 큰 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스팩 주주로서는 합병에 반대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NH스팩20호와 합병 상장을 추진했던 크리에이츠는 주주총회를 이틀 앞둔 시점까지도 스팩 주가가 주식매수청구권 가격(1만580원) 이하로 거래됐다. 소액주주 반발은 물론, 기관투자가도 난색을 보였다. 기관투자가들은 적어도 스팩 주가가 공모가 이상은 돼야 찬성표를 던질 수 있다는 견해를 드러냈다. 크리에이츠는 결국 철회신고서를 제출했다.


피아이이는 분위기 전환을 위해 적극적으로 기업설명(IR) 활동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고평가 논란 근거가 된 실적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피아이이는 지난해 말 별도기준 수주잔고 약 650억원을 확보, 전방 산업 투자 확대와 국내외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또, 46파이(지름 46mm) 원통형과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등 신규 폼팩터에 대한 검사기술개발을 완료, 배터리셀 제조사의 투자 확대 수혜도 노리고 있다. 여기에 국내외 주요 고객사들이 2차전지 시장 침체에도 중장기 전략 방향에 맞춘 자본적 지출(CAPAX) 투자를 이어가고 있어 성장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초기 4800억원을 웃돌았던 기업가치를 3189억원까지 낮춰 투자 접근성을 높인 점은 긍정적이지만, 반대로 스팩 주주로서는 고무줄처럼 변하는 몸값에 오히려 반발감만 커질 수도 있다"며 "주주총회까지 남은 기간 피아이이의 합병 후 주가가 꾸준히 우상향할 수 있다는 점을 투자자에게 설득시키는 게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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