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삼형제, 작년 투자비 첫 20조 돌파…올해는?
전통 완성차업체→미래 모빌리티 선도자 전환…R&D·설비 강화, 시장 선점
이 기사는 2024년 03월 14일 16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은 회장은 새해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제공=현대차그룹)


[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현대자동차그룹(현대차그룹) 주력 계열사인 현대자동차와 기아, 현대모비스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20조원이 넘는 투자비를 지출하며 '모빌리티 솔루션 프로바이더'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들 현대차그룹 3사가 미래시장 선점을 위해 연구개발(R&D)과 설비투자를 강화하는 기조가 이어지면서 올해 투자 규모에도 관심이 쏠린다.


◆ 현대차·기아·모비스 3사, 투자비 41.5% 증가…호실적 발판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가 지난해 집행한 투자비 총합은 20조3913억원으로 전년(14조4092억원)과 비교할 때 41.5% 증가했다.


세부적으로 현대차는 ▲제품개발 2조1432억원 ▲공장 신·증설 2조3417억원 ▲전략투자 1조4195억원 ▲R&D 3조9736억원 등 총 12조695억원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8조4897억원) 대비 42.2% 늘어난 금액이다. 특히 이 같은 투자비는 현대차가 작년 한 해 동안 벌어드린 영업이익(15조1269억원)의 80%에 해당한다.


같은 기간 기아는 설비(2조2370억원)와 R&D(2조6091억원) 등 4조8462억원을 투자해 전년에 비해 38.5% 늘었다. 현대모비스도 설비(1조8815억원)와 R&D(1조5941억원) 등 3조4756억원을 지출해 43.6% 증가했다.


각사 사업보고서 재구성

현대차그룹 3사가 아낌없이 투자비를 투입할 수 있던 주된 요인으로는 호실적이 꼽힌다. 글로벌 완성차 업계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차량용 반도체 등 주요 부품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신차 판매가 크게 위축됐다.


하지만 2022년 부품난이 해소되면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특히 전기차와 제네시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고부가 차량 판매 비중이 확대되며 내실 강화로 이어졌다. 실제 지난해 현대차와 기아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7%, 42.8% 각각 늘었다. 완성차 판매 호조는 지난해까지 유지됐고, 3사가 미래 선점을 위한 투자활동을 계속 전개할 수 있는 기틀이 됐다.


◆ 미래 모빌리티 선도, 기술 경쟁력 필수…올 예상 투자비 23조원 


현대차그룹 3사의 광폭 투자 행보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이 정의선 회장 주도 아래 전통적 완성차 판매 기업에서 벗어나 ▲전동화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중심의 차량(SDV) ▲로보틱스 ▲미래항공모빌리티(AAM) 등을 아우르는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체질을 바꾸고 있어서다.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선제적인 기술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올해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미국 조지아주에 건설 중인 현대차그룹의 HMGMA(메가플랜트 아메리카) 공사 현장. (제공=현대차그룹)

현대차는 올해 투자 목표치로 전년 집행액 대비 3.7% 증가한 12조5159억원으로 제시했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R&D와 전략투자 부문 비중을 대폭 늘린 점이다. 현대차는 R&D 투자액을 18.6% 증액한 4조9092억원으로 설정했으며, 전략투자는 무려 30.7% 늘리기로 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6월 열린 '현대차 CEO 인베스터데이'에서 전동화 전략 '현대 모터 웨이'를 발표했다. 2030년 글로벌 시장에서 200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현대 모터 웨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통합 모듈러 아키텍처(IAM) 개발과 배터리 역량 고도화가 필수다.


전략적 투자 예산을 높여 잡은 점도 이와 무관치 않다. 전문성을 보유한 기업과 파트너십을 강화하거나 인수합병(M&A)하는 방식으로 기술 수준을 수월하게 향상시킬 수 있어서다. 실제로 지난해 8월 고려아연 지분 5%를 5272억원에 인수한 현대차는 배터리 원재료 공급망 확보와 폐배터리 재활용 등을 위해 협력 중이다.


기아는 올해 국내외 공장의 가동률 향상과 생산능력 증대를 위해 3조3228억원을 투자한다. 이는 전년(2조2370억원) 대비 48.5% 증가한 금액이다. 현대모비스는 69.2% 늘어난 3조1831억원을 공장 신·증설과 보완투자 등에 쓰기로 했다.


다만 기아와 현대모비스는 R&D 투자 계획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두 회사의 최근 3년간 R&D 비용 증가율이 각각 18%, 16.8%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예상 R&D 투자액은 각각 3조원, 1조8000억원 수준으로 파악된다. 보수적으로 접근할 때 기아와 현대모비스의 올해 목표 투자액은 6조3000억원, 4조9000억원 안팎일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자율주행, 첨단운전자보조기능(ADAS), IT서비스 기술 등 차량의 전자화와 관련된 미래기술분야와 전기차, 하이브리드, 연료전지 등 친환경 분야에서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로봇, 모빌리티, 수소, 오픈이노베이션 등 신사업·신기술 분야에 대해서도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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