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건전성 점검
SK證, 우발채무 전액 신용공여…손실 우려 '고조'
부동산 익스포져 100% 매입확약…충당금 증가에 순이익 감소세
이 기사는 2024년 03월 12일 17시 0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당국이 리스크 관리를 위한 충당금 적립 강화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화에 따른 손실 인식 등을 주문하면서 증권사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단계적으로 충당금 적립을 확대하고 우량 사업장 선별을 위한 기준을 강화하는 등 부동산 PF로 인한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작업이 한창이다. 다만 실적 저조에 따른 재무 부담은 더욱 커지는 상황이다. 이에 딜사이트는 자본적정성·자산건전성 등 지표를 통해 증권사들이 리스크를 적절하게 관리하고 있는지를 살펴본다.


SK증권빌딩 전경. (출처=KB자산운용)

[딜사이트 이소영 기자] SK증권의 자산건전성 악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자기자본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우발채무가 전액 신용공여성 매입확약 약정으로 구성됐기 때문이다. 


11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SK증권의 지난해 3분기 말 우발채무 규모는 약 4071억원이다. 우발채무는 현재 부채는 아니지만 언제든 빚으로 돌변할 수 있는 채무다.


현재 SK증권의 자기자본(지난해 3분기 말 기준 6315억원) 대비 우발채무 비중은 64.5%에 이르는 수준이다. 최근 5년(2019년~2023년 말)간 SK증권의 우발채무는 연평균 7%씩 늘어나는 추세다. 


주목할 부분은 우발채무(4071억원) 중 2872억원이 부동산금융 익스포져로 이뤄져 있다는 점이다. 이는 우발채무의 70%, 자기자본의 46%에 해당하는 규모다. 부동산금융 익스포져 중 브릿지론과 중·후순위 비중은 각각 41%, 70%로 질적 위험도 높은 수준이다. 여기에 본PF 전환 지연으로 브릿지론 부실 위험도 가중되는 상황이다.


특히 SK증권의 부동산금융 익스포져가 전부 매입확약 형태의 신용공여라는 점은 우려되는 요인으로 꼽힌다. 신용공여형 채무는 부동산PF 부실 대출에 대한 상환 책임을 지는 채무다. 수수료율이 높은 대신 기초자산에 문제가 생겼을 때 증권사가 부실을 그대로 떠안는다는 리스크가 있다. 


SK증권은 최근 5년간 우발채무가 100% 신용공여형 매입확약 약정으로만 구성했다. 최근 부동산 경기 부진이 지속되고 있어 우발채무가 실제 확정채무로 돌아서 대규모 손실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SK증권 재무지표 (출처=국내 신용평가사, 금융통계정보시스템)

이 때문에 SK증권은 충당금 전입액을 지속 늘리며 대비 태세를 갖추는 모양새다. ▲2019년 135억원 ▲2020년 142억원 ▲2021년 149억원 ▲2022년 417억원 ▲2023년 9월 말 434억원으로 충당금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2022년부터 충당금 규모가 기존 100억원대에서 400억원대로 확대된 것은 대구·울산·시흥 사업장의 브릿지론 부실로 고정이하자산이 증가한 탓이다.


SK증권은 충당금 확대 기조에다 사업경쟁력 약화 및 높은 고정비 부담으로 수익성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위탁매매 부문 수익이 대형 증권사 위주로 투자중개 시장 구조가 재편되면서 눈에 띄게 감소하고 있다.


실제로 위탁매매 부문 수익은 2020년 1221억원에서 지난해 9월 말 744억원으로 줄었다. 여기에 IB부문도 기업 투자 위축으로 2021년 1120억원에 달했던 순수익이 지난해 3분기 누적 725억원으로 감소했다.


이에 따라 SK증권의 자본적정성도 악화됐다. SK증권의 순자본비율(NCR)은 ▲2019년 298.7% ▲2020년 305.4% ▲2021년 304.9% ▲2022년 319.3% ▲2023년 9월말 287.5%로 2020년 이후 200%를 상회하다가 지난해 200%대로 하락했다. 최근 5년 중 가장 낮은 수치다. 


NCR은 영업용순자본에서 잉여자본을 빼고 필요유지자기자본으로 나눠 계산한다. SK증권은 영업용 순자본은 최근 5년(2019년~2023년 9월말)간 연평균 4%씩 늘어나는 데 반해 총위험액은 같은기간 14%씩 더 크게 늘어난 것이 원인이다.


SK증권 관계자는 "부동산PF 익스포져가 많지 않지만 중·후순위 비중이 높은 편"이라면서도 "자체적인 유동상과 자본으로 충분히 감당이 가능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부동산PF를 담당하는 부서가 있으나 지난해 초 투자심사와 리스크 관리 쪽에서 PF를 관리하는 별도 부서를 추가로 신설했다"며 "SK증권은 리스크 관리와 더불어 전통 IB사업 비중을 높여 증권사의 위기를 전사적으로 헤쳐나가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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