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 시즌 돌입…주목할 상장사는
대기업부터 중소·중견기업까지 경영권 분쟁·주주환원 등 이슈 다양
이 기사는 2024년 03월 08일 17시 2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8일 오후 5시 기준 상장사 정기주주총회 일정표.(자료=상장사협의회)


[딜사이트 박기영 기자] 주총시즌을 앞두고 상장사 주주총회 공고가 줄을 잇고 있다. 올해는 한미약품 등 중견 회사부터 다올투자증권 등 금융사까지 다양한 상장사에서 경영권 분쟁이 예고돼 이목이 쏠린다.


8일 상장사협의회에 따르면 올해 정기주주총회가 가장 많이 열리는 날은 오는 28일로 총 188개 상장사가 몰렸다. 22일(100곳)과 29일(93곳)에도 주총이 집중됐다. 현행 규정상 상장사 대부분이 해당되는 12월 결산법인은 이달 말까지 사업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정기주총은 사업보고서 제출 직후에 열린다. 주총 개최 2주 전까지 공고를 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부분의 상장사가 다음주까지 주총공고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오후 5시까지 상장사협의회에 주총일정을 알린 기업은 683개다.


상장사 경영권 분쟁은 매년 발생했지만 올해는 한미약품그룹 등 중견그룹에서도 경영권 분쟁이 발생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한미약품그룹은 아직 주총 안건을 발표하진 않았지만, OCI그룹과의 통합을 놓고 오너일가 간 이견이 갈리고 있다.


앞서 한미사이언스는 신약 R&D 자금 마련을 이유로 OCI그룹과 통합을 발표했다. 이에 고(故) 임성기 선대 회장의 장남과 차남인 임종윤·종훈 형제는 이번 통합이 어머니인 송영숙 회장과 남매인 임주현 사장 등 특정인의 사익을 위한 것이라면서 통합을 반대하고 나섰다. 임종윤·종훈 형제는 한미약품그룹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에 주주명부 열람과 주총 안건 상정 가처분을 지난달 22일 제기했다.


금융가에서도 경영권 분쟁이 벌어졌다. 다올투자증권은 오는 15일로 예정된 정기주주총회에 2대주주인 김기수 씨가 사외이사 선임 안건을 주주제안으로 상정했다. 아울러 김 씨는 정관 일부 변경, 차등적 현금배당, 임원퇴직금 지급규정 일부 변경, 유상증자에 따른 자본금 확충 등의 안건도 제안했다. 다올투자증권의 최대주주 지분율은 25.19%로 2대주주와 지분차이가 약 11%이며 외국투자기관이 약 5.9%, 국내투자기관이 약 4%를 보유하고 있다.


중소중견 기업에서도 경영권 분쟁이 활발하다. 고려아연은 동업자인 영풍그룹과 주총을 앞두고 분쟁을 벌이고 있다. 영풍은 고려아연 배당 결의안과 정관변경안 등에 반대표를 던지겠다고 밝혔다. 씨티씨바이오는 이사 및 감사 선임 안건을 놓고 현 경영진과 적대적 M&A(인수·합병)를 추진 중인 파마리서치가 표대결을 벌인다. 미디어젠도 주주인 키맥스가 의안상정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이외에 삼성물산, 금호석유화학, KT&G 등 대기업에서는 행동주의 펀드의 주주제안 안건이 논의된다. 외국계 자산운용사인 시티오브런던 등 행동주의펀드연합은 삼성물산에 500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과 보통주 4500원의 배당을 요구했다. 금호석유화학은 박철완 전 상무의 위임을 받은 차파트너스자산운용이 사외이사 및 감사 선임 안건을 제안했다. KT&G는 사외이사 선임을 놓고 현 경영진과 주주인 기업은행이 표대결을 벌인다.


상장사에서 분쟁이 늘어난 것은 올해가 처음이 아니다. 글로벌 기업거버넌스 리서치업체 딜리전트 마켓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에서는 총 73개 기업을 대상으로 91개 주주행동주의 캠페인이 벌어졌다. 이는 행동주의 대상 기업 기준 지난해(49개)보다 2배 가까이 늘었고 지난 2021년(27개), 2020년(10개)와 비교해 많이 증가한 수준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정기주총은 회사의 향후 1년을 결정하는 중요한 자리"라며 "주주가치 제고와 장기적 기업성장 사이에서 최선의 방향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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