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셋+]
웹젠
3년째 역성장 속 현금배당 이어가는 이유는
보통주 1주당 300원 현금배당…배당금 57%, 최대 및 우호 주주에게
이 기사는 2024년 03월 07일 14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이태웅 기자] 웹젠이 수익성 악화에도 2년 연속 현금배당에 나선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회사 측은 일단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지난해 영업이익을 창출하면 배당을 실시하겠다고 약속했던 것을 이행하기 위함이라는 입장이다. 다만 배당수익률과 웹젠의 지분 구조를 고려하면 특수관계인과 우호세력의 곳간 채우기에 불과하다는 것이 시장의 시각이다.


웹젠은 오는 22일 주주총회를 열고 ▲재무제표 승인(현금배당 포함) ▲정관 일부 변경 ▲이사 선임 ▲주식매수선택권 부여 ▲임원보수한도 승인 등 5개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이 가운데 관심을 모으는 안건은 배당금 건이다. 이 회사는 올해 보통주 1주당 300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할 예정이다. 시가배당율은 1.7%로, 배당금 총액은 88억4004만4500원이다.


이번 배당정책이 관심을 끄는 이유는 웹젠이 역성장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현금배당 기조를 유지했기 때문이다. 실제 이 회사는 2020년 2941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정점을 찍은 후 ▲2021년 2848억원 ▲2022년 2421억원 ▲2023년 1963억원 순으로 뒷걸음질 쳤다. 순이익도 다르지 않다. 같은 기간 863억원→869억원→724억원→576억원 순으로 줄었다. 


하지만 수익을 꾸준히 창출해 온 덕에 배당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이익잉여금은 5263억원으로 풍부한 상태다. 실적 악화와 별개로 배당 여력은 충분하다 보니 작년에 이어 올해도 주주가치 제고에 나선 셈이다. 아울러 웹젠이 지난해 18년 만에 현금배당을 재개하며, 영업이익 창출 시 주주환원에 나섰겠다고 밝혔던 것을 고려하면 약속을 이행하기 차원으로도 풀이된다. 이외 2021년 4월, 4만원이 넘던 주가가 현재 1만6000원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주주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는 것도 2년 연속 현금배당을 실시하게 된 이유로 시장은 보고 있다.


다만 웹젠의 이번 현금배당이 주주환원 차원은 아니라는 게 시장의 반응이다. 다른 게임사와 비교해 배당금 자체도 높지 않지만 배당수익률도 1.7%에 불과하다는 이유에서다. 아울러 이 회사 최대주주인 김병관 전 의장(27.32%)을 포함해 특수관계인이 27.8%의 지분을 보유 중이고, 우호 세력인 중국 펀게임(FunGame International Limited)dl 20.45%를 쥐고 있는 만큼 소액주주들이 가져갈 몫은 미미하다는 점도 이러한 반응이 나오고 있는 배경이다. 


지난해 9월말 기준으로 봐도 소액주주 3만7326명은 평균 330주씩 보유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계산하면 소액주주 1명당 수령금액은 9만9027원에 불과하다. 반면 김 전 의장은 955만주로 28억6500만원, 펀게임은 21억4447만5600원을 수령한다. 전체 배당금의 62.3%가 특수관계자와 우호세력이 받아가는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웹젠이 김 전 의장의 곳간을 채워주기 위해 배당을 실시하고 있다는 관측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김 전 의장의 국회의원 임기가 끝난 시점부터 웹젠이 현금배당을 다시 실시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김 전 의장은 2016년 정계 입문하면서 웹젠 사내이사 및 이사회 의장직을 내려놓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2022년 6월 보궐선거에서 같은 지역구 후보로 다시 출마했지만 당시 안철수 국민의힘 후보에게 패배했다. 낙선 이후 김 전 의장의 경영복귀설이 일부 불거졌고, 때마침 이 회사가 현금배당을 재개했다는 점에서 주주환원 정책으로만 해석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다른 한편에선 펀게임의 지분가치 하락을 보존해주기 위해 웹젠이 실적과 별개로 현금배당을 하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펀게임은 2016년 7월 4일 NHN엔터테인먼트가 보유하고 있던 웹젠 지분 679만5143주를 2039억원(1주당 3만원)으로 사들였다. 당시 종가 기준 주가가 1만8950원인 점으로 고려하면 경영권 프리미엄 등으로 약 750억원을 더한 셈이다. 하지만 웹젠 주가가 1만6000원선에서 맴돌고 있다 보니 배당을 통해 펀게임의 지분가치 하락을 보존해주고 있다는 게 일각의 시각이다.


이와 관련해 웹젠 관계자는 "지난해 배당을 재개하면서 회사가 영업이익을 실현할 경우 재무상황에 맞춰 지속적으로 이어가겠다는 밝힌 바 있다"며 "올해 역시 주주환원 차원에서 배당을 결정하게 됐고, 추가적인 자사주 매입 후 소각 등 계획에 대해서 따로 드릴 수 있는 말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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