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카 '포기'-비야디 '지연'…현대차 美공략 탄력
美잠재적 경쟁자 이탈…전기차 주도권 강화 기대
이 기사는 2024년 03월 05일 17시 2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제공=현대차그룹)


[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애플이 자율주행전기차(애플카) 개발을 포기하고, 중국 비야디(BYD)가 미국 진출 계획을 미루면서 현대차그룹의 미국 공략에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잠재적인 경쟁자들이 사라지면서 현대차그룹이 더 좋은 포지션을 차지할 수 있어서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애플이 10년 간 공들여온 자율주행전기차, 일명 '애플카' 개발을 중단한다. 애플이 애플카를 개발하는 스페셜 프로젝트 그룹을 해산하기로 했으며, 참여한 직원 2000명에게 이런 사실을 공지한 것이다. 특히 "이중 일부 직원들은 AI 부서로 이동할 것"이라는 취지의 언급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 애플카 포기…경쟁자 줄고 우수인재 확보 기회


애플은 2014년부터 '프로젝트 타이탄'이라는 이름으로 자율주행전기차 개발을 진행해 왔다. 하지만 전기차 시장의 부진한 상황 등을 감안할 때 당장 전기차 개발에 나설 이유가 없다고 판단할 것으로 풀이된다.


애플의 전기차 사업 포기 소식이 전해지자 시장에서는 테슬라 뿐만 아니라 미국 전기차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현대차그룹에게도 기회로 작용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전기차 시장 내 위협적인 경쟁자 하나가 사라지는 것일 뿐만 아니라 애플에서 퇴사하는 인재들을 자사로 끌어들일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자동차업계의 한 관계자는 "혁신을 주도해온 애플이 자율주행전기차 개발에 나서면서 현대차를 비롯해 전세계 전기차 기업들이 고객을 빼앗길까 우려해왔다"며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가 애플의 결정에 환영의 의사를 표시한 것도 애플의 브랜드 경쟁력을 무시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업계 내에서는 테슬라와 현대차그룹이 애플의 자율주행전기차 프로직트 그룹 인사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접촉을 시작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 테슬라 제친 비야디, 미국 진출 속도조절


지난해 4분기 테슬라를 제치고 세계 전기차 판매 1위 자리를 꿰찬 중국 비야디(BYD)가 미국 시장 진출 계획을 미룬 것도 현대차그룹의 미국 시장 진출 계획에 긍정적이다.


자국 시장을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한 비야디가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미국 시장에 진출할 경우 시장점유율을 빼앗기거나 불필요한 출혈경쟁을 벌여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출처=BYD 홈페이지)

실제 비야디가 멕시코에 공장을 지어 미국 전기차 시장에 파고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시장에서는 우려스러운 목소리가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비야디가 당분간 미국 시장 진출 계획이 없다는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지난해 미국서 판매량 4위를 기록하고, 올해 미국 전기차 전용 공장인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가동까지 앞두고 있는 현대차그룹 입장에서는 한시름 덜 수 있게 된 셈이다.


완성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애플카와 비야디의 미국 진출 등 두가지 우려가 모두 해소되면서 현대차의 미국 진출 계획도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을 전망"이라며 "당장은 테슬라가 절반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지만 올해 미국 현지 생산공장에서 전기차 생산이 본격화되면 격차도 점차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현대차·기아, 올해도 美 점유율 확대 지속


현대차그룹이 미국 시장 진출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미국 판매 기록을 세울 수 있을 전망이다.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전년 대비 12.1% 증가한 165만2821대를 판매, 미국 진출 후 역대 최다 판매 기록을 다시 썼다.


현대차(제네시스 포함)는 2023년 총 87만370대를 판매했다. 기아는 78만2451대로 2021년 기록을 넘어 최다 판매를 경신했다.


현대차·기아의 지난해 실적은 코로나19 펜데믹에 따른 타 업체들의 공급부족으로 인한 일시적 반사효과가 아니라, 높아진 상품성과 브랜드 위상을 기반으로 이뤄낸 성과다.


현대차·기아는 2009년 현대차의 제네시스 세단(BH)이 첫 수상을 기록한 이래 8번째로 북미 올해의 차를 차지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특히 최근 6년간 5차례, 6대의 차량을 '북미 올해의 차'로 배출해 명실상부 미국 자동차 시장의 '대세'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현대차그룹의 역대 '북미 올해의 차' 수상 그래픽. (제공=현대차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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