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삼성 본격 가동
이재용표 '신수종' 힘 실릴까
③AI, 로봇, 6G 등 삼성 10년 먹여 살릴 새로운 신사업 발굴에 총력
이 기사는 2024년 02월 19일 15시 2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5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도착해 출석하고 있다(사진=김가영 기자)


[딜사이트 김민기 기자] "새로운 기술 확보에 우리의 생존과 미래가 달렸다. 선제적 연구개발과 흔들림 없는 투자가 필요하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올해 초 삼성리서치센터를 방문해서 한 이야기다. 재계에서는 이 회장이 삼성 경영권 부당 승계 1심에서 무죄 선고 받으면서 이와 같은 이재용표 '신수종' 사업 발굴에 속도가 더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고(故) 이건희 선대 회장 시절 5대 신수종 사업을 발표한 것처럼 이 회장도 '세상에 없는 기술'을 개발하고, 기존 인공지능(AI)과 AI를 중심으로 한 각종 파생 산업, 로봇 등을 새로운 신사업으로 선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과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 등은 지난해부터 '세상에 없는 기술' 개발에 혈안이다. 계열사별로 적극 보고를 받는 것은 물론, 기존 기업들이 생각하지 못한 새로운 기술을 발굴하라는 특별 지시가 내려진 상태다.


삼성의 한 내부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삼성의 각 계열사들이 '세상에 없는' 기술과 사업 발굴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며 "10년 후 삼성전자를 책임질 신사업을 발굴하는 것이 미션"이라고 전했다.


과거 이건희 선대회장부터 삼성전자는 기술 중시 경영을 이어왔다. 이재용 회장도 평소 "아무리 생각해봐도 첫 번째도 기술, 두 번째도 기술, 세 번째도 기술 같다"며 "미래 기술을 얼마나 빨리 우리 것으로 만드느냐에 생존이 달려 있다"며 기술을 거듭 강조하기도 했다.


앞서 이건희 선대 회장은 2010년 삼성의 신수종(新樹種) 5대 사업을 발표했다. 당시 삼성전자는 2020년까지 23조3000억원을 투자해 태양전지·자동차용 전지·LED(발광다이오드)·바이오 제약·의료기기 등 5대 신사업에서 매출 50조원, 고용 4만5000명을 창출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았다.

 

당시 신수종 5대 사업을 내놓기까지 삼성의 최고의 인재들과 최고 에이스들이 한자리에 모여 머리를 짜냈지만 최종 명단을 확정하기까지 3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태양전지·발광다이오드(LED)·의료기기 등은 10년도 안 돼 사라졌지만 바이오와 배터리는 큰 성공을 거뒀다.


특히 바이오 분야는 이재용 회장의 4대 미래 성장 사업 중 하나다. 2018년 8월 이 회장은 당시 부회장 시절 바이오 사업을 AI(인공지능)·5G(5세대)·전장(電裝) 부품과 함께 신성장 사업으로 꼽았다. 2020년까지 180조원을 투자해 4만명을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바이오 분야를 제2의 반도체로 키우겠다는 계획이었다.


이에 재계는 이재용 회장이 무죄 선고를 받으며 사법리스크가 줄어든 만큼 새로운 신사업 발굴에 속도를 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아울러 신사업 발굴은 지난해 8월 꾸려진 미래기술사무국이 주도하고, '반도체 신화'의 주역인 전영현 삼성SDI 부회장 직속으로 신설된 미래사업기획단이 힘을 보탤 것으로 전망 중이다. 


과거 이건희 선대 회장도 2009년 '신사업추진단'을 꾸려 5대 신수종 사업을 만들었다. 당시 신사업추진단은 김순택 부회장이 이끌었다. 이재용 회장 체제에서는 전영현 부회장 주도로 신수종 사업 발굴이 진행되고 있다. 미래사업기획단은 현재 맥킨지 출신 정성택 부사장과 반도체 전문가 이원용 상무가 합류한 상태로, 조직 구성을 구체화하며 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더불어 삼성전자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에 비즈니스 개발 그룹을 신설했다. DX 부문 산하 모바일경험(MX) 사업부와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 생활가전(DA) 사업부에도 각 같은 명칭의 사업 개발 조직을 만들었다. 미래기술사무국과 미래사업기획단에 이어 신사업 개발 컨트롤타워까지 추가 신설하며 신수종 사업(미래 육성 사업) 발굴에 힘을 실은 것이다.


이 회장도 올 초부터 '신사업 챙기기' 행보에 힘을 싣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 회장의 머릿속에 든 키워드로 인공지능(AI), 6G, 로봇 등을 꼽는다. 실제 이 회장은 올해 첫 경영행보로 서울 우면동의 삼성리서치를 찾아 '6G 통신기술 개발 현황 등 차세대 통신기술 트렌드를 점검했다. 이 회장은 6G 통신장비 개발과 납품에 필수적인 글로벌 통신사와의 협업엔 직접 나선다는 계획이다.


AI나 로봇은 삼성이 강점을 가지고 있는 반도체 및 배터리와 모두 깊은 연관이 있는 사업이다. 삼성의 자체 생성형 AI '가우스'를 고도화하고 갤럭시S24 등 'AI폰' 경쟁력 강화, AI 반도체 개발 등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이 회장이 남은 항소심과 재판에서 무죄가 확정될 경우 대형 M&A와 신사업 등 향후 '뉴삼성'을 이끌 새로운 먹거리에 대대적으로 투자와 힘이 실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아직 항소심 결과가 남아있기 때문에 남은 재판 결과와 삼성의 신사업 발굴 속도에 따라 향후 이재용표 '신수종' 사업이 대대적으로 발표될 수도 있다"면서 "앞으로의 10년을 지금부터 준비하지 않는다면 삼성도 글로벌 경쟁 속에서 한순간에 사라질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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