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 수주 목표 30%↑...자신감 근거는
6조원 육박…완제기 수출에 3조 할애
이 기사는 2024년 02월 14일 12시 3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산 기동 헬기 'KUH-1(수리온)' (제공=한국항공우주산업)


[딜사이트 박민규 기자]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올해 6조원에 육박하는 신규 수주를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해 목표치 대비 30% 이상, 실제 수주액 대비로는 27.6% 많은 수치다. 평년 3조~4조원 수준임을 고려하면 공격적인 목표다. 국내 방산 업체로는 유일하게 한 해의 수주 및 매출액 목표를 제시하는 KAI는 이번에 수주 목표액의 절반 이상을 완제기 수출에 할애했다. 기체 부품까지 합치면 4조원 이상으로, 사실상 70% 이상을 수출 계약으로 창출하겠다고 선언한 셈이다.


14일 KAI에 따르면 올 한 해 매출 가이던스는 3조7684억원으로 작년 목표(3조8253억원) 대비 소폭 하향했지만, 수주 목표치는 5조9147억원으로 지난해 4조4769억원 대비 32.1% 확대했다.


예년에 비해 크게 달라진 점은 수주 목표액의 최대 비중을 완제기 수출 등 수출 사업에 할애했다는 점이다. 2022년과 2023년에는 국내 사업이 최대 비중을 차지했다.


실제 사업별 수주 목표를 살펴보면 국내 사업은 1조7704억원으로 전년 수주액 대비 32.4%(8471억원) 축소됐다. 반면 완제기 수출 사업의 수주 목표치는 3조368억원으로, 전년 수주 실적 대비 144.6%(1조7952억원) 확대됐다. 기체 부품 사업도 42.5%(3301억원) 증가한 1조1075억원으로 올려 잡았다.


KAI가 이처럼 해외 수주에 자신감을 보이는 이유는 'KUH-1(수리온)' 등 국산 헬기의 조 단위 수출 계약과 함께 FA-50 신규 시장 개척이 전망되서다. 


이 회사는 올해 전략 중동 시장을 집중 공략할 예정이다. 수리온과 소형 무장 헬기(LAH)의 아랍에미리트(UAE) 수출을 타진하고 있으며, 협상도 긍정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UAE 방산 전시회에서 수리온과 LAH의 실물을 전시한 등 수주 마케팅을 토대로 UAE 뿐만 아니라 다수 중동·아프리카 국가를 잠재 시장으로 확보 중이라는 게 KAI 측 전언이다.


최광식 다올투자증권 연구원도 "KAI는 중동 2개국에서 총 1조7000억원 규모의 회전익 항공기(수리온 등 헬리콥터) 수주, 중앙아시아 국가로부터 1조1000억원 규모 FA-50 계약을 노리고 있다"며 "탐색 개발이라 사업 규모는 작으나 중동 국가와의 다목적 수송기(MC-X) 공동 개발 등도 (수주 목표 사업으로) 제시됐다"고 언급했다.


FA-50 수출 확대에도 기대를 걸어 볼 만하다. 현재 KAI는 말레이시아와 FA-50 18대 추가 납품을 협상하고 있다. 또 이집트에서 최대 100대 규모의 FA-50 신규 수출을 위한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KAI의 고정익 항공기 사업이 올해 하반기 미국 진출의 초석도 닦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500대 규모 미 해군 고등 및 전술 입문기·훈련기 도입 사업이 본격화하기 때문이다. KAI는 해당 사업 수주 시 글로벌 경전투기 및 고등 훈련기 시장 내 5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할 것으로 추산 중이다.


기체 부품 사업에서는 미국 항공기 제조사 보잉의 B737 MAX H 기종. 스탭(Stab). 난삭재 기계 가공품 등의 수주가 거론된다. KAI 측은 "글로벌 민항기 시장의 수요 회복이 기대됨에 따라 기체 부품의 수주 가이던스를 상향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다수 호재가 기다리고 있다. KF-21의 초도 양산 계약이 주요 먹거리로 꼽힌다. 계획대로라면 초기 계약 물량은 20대, 계약 시점은 6~7월 쯤으로 전망되고 있다. 업계의 추정대로 KF-21의 가격을 대당 880억원 수준으로 잡으면, 계약 금액은 1조7000억원 이상일 것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이밖에 KF-21 최초 성과 기반 군수 지원(PBL) 계약, 소방 헬기와 해경 헬기 공급 계약 등도 예측되고 있다.


강구영 KAI 사장은 "올해는 수출 기종을 다변화하고 미래 사업에 대한 적극적 투자와 실행을 통해 퀀텀 점프의 기반을 다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KAI의 수주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약 21조8000억원이며 올해는 23조9287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23조9287억원은 지난해 매출액(3조8193억원)으로 따지면 6년치 일감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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