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노바이오, 상장예심 철회…"향후 재도전"
상장예심 청구 9개월만…파이프라인·기술이전 확대 '총력'
피노바이오 로고.jpg


[딜사이트 강동원 기자] 피노바이오가 코스닥 상장예비심사(예심)를 철회했다. 주식시장 대내외 변수로 기업가치를 온전하게 인정받기 어렵다고 판단한 영향이다.


1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피노바이오는 최근 한국거래소 상장예심 청구를 철회했다. 지난해 5월 예심청구서를 제출한 지 9개월 만이다. 회사는 SCI평가정보와 이크레더블의 기술성 평가에서 A·BBB 등급을 획득하며 증시 입성 기대감을 키웠으나 무위로 돌아갔다. 상장 주관사는 NH투자증권과 KB증권이다.


피노바이오 관계자는 "거시경제 불확실성과 금리상승 여파로 주식시장 전반의 불안감이 커지며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기 어려운 상황이라 판단했다"며 "무리하게 상장을 추진하는 대신 시장 상황을 지켜보며 최적의 시점에 다시 도전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해 철회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피노바이오는 2017년에 설립된 항체-약물 접합체(Antibody-Drug Conjugate, ADC) 플랫폼 전문 바이오텍이다. ADC는 유도미사일처럼 항암제가 암세포만 타깃해 사멸시킬 수 있도록 만든 치료제다. 항체와 링커, 페이로드(약물)로 구성되며 암세포에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항체에 강력한 효능을 가진 약물을 결합한 형태로 투여된다.


핵심 기술은 독자 개발한 ADC 플랫폼 'PINOT-ADC'다. ADC에 일반적으로 쓰이는 저분자 화합물 대비 독성을 크게 낮추고, 내성을 일으키는 단백질까지 억제하는 추가 기전으로 효력을 극대화한 점이 특징이다. 암세포가 증식하는 데 꼭 필요한 Top1 효소를 저해하는 캠토테신 약물이 핵심 기술이다.


피노바이오는 설립 후 지금까지 약 2조 원 규모의 기술이전 성과를 달성했다. 2022년 10월 셀트리온과 약 1조6000억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고 이듬해 미국 컨쥬게이트바이오(ConjugateBio)와 3200억원 규모 ADC 기술이전 계약을 맺었다. 2022년 연결기준 매출은 9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 같은 성과에도 시장 눈높이를 만족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기술특례상장 평가항목이 늘어나면서 한국거래소가 기술이전·기술개발 이력, 시장성 등을 더욱 세세하게 살펴보고 있기 때문이다. 신약개발 기업 디앤디파마텍 역시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증권신고서 정정을 요구받은 상태다.


피노바이오 관계자는 "현재 저분자 화합물 임상 시험과 사업 개발이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고 기존 파트너사들과의 ADC 개발 역시 계획대로 순항 중"이라며 "파이프라인 임상개발의 진전과 추가 기술이전 성과 등을 통해 기업가치를 적절하게 인정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종목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