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배급4社 가성비 전쟁
100만 돌파한 '시민덕희', 명절특수로 BEP 넘길까
④ 개봉 2주만에 달성, 150만명 넘겨야 수익...순제작비 65억, 쇼박스·VC 8곳 투자
이 기사는 2024년 02월 08일 14시 0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출처=영화진흥위원회


[딜사이트 김태호 기자] 오리온그룹 계열사 영화 투자·배급사인 '쇼박스'가 메인투자한 순제작비 65억원 영화 '시민덕희'가 극장 개봉 2주만에 관객 100만명을 돌파했다. 영화에 대한 긍정적인 입소문이 돌고 있어, 설 연휴기간 중 손익분기점(BEP)인 150만명을 넘길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8일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시민덕희' 누적 극장 관객수는 전일 기준 약 100만명을 기록했다. 이 영화는 지난달 24일 개봉했으며, 오늘로 상영 15일째를 맞는다. '쇼박스'가 올해 처음으로 배급하는 영화다.


시민덕희 주연은 라미란·공명 등 총 7명, 연출은 '조선명탐정 : 사라진 놉의 딸'(2015) 조감독 출신인 박영주 감독이 맡았다. 박 감독의 상업영화 입봉작이다. 영화는 코믹 드라마 장르로, 보이스피싱을 당한 세탁소 사장 김덕희(라미란)가 절박한 마음에 직접 나서 총책을 체포하게 되는 사건을 다룬다. 지난 2016년 경기도 화성시에서 발생한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시민덕희 BEP는 투자자 기준 극장 관객 150만~160만명으로 책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50만명 이상을 더 모아야 하는 상황이다. 순제작비는 약 65억원이 투입됐다. 메인투자자는 '쇼박스'로 가장 많은 자금을 책임지고 펀딩을 주도했다. KC벤처스 등 총 8곳 벤처캐피탈도 투자했다. 이들 대부분은 쇼박스가 출자한 영화펀드를 활용해 자금을 집행한 것으로 파악된다.


시민덕희는 장기간 펀딩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햇수로 4년간 개봉하지 못해서다. 영화 펀딩은 통상적으로 실질 촬영 기간인 프로덕션 단계부터 시작된다. 시민덕희는 2020년 12월 크랭크업(촬영종료)했으며, 다수 벤처캐피탈은 이보다 한참 늦게 투자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메인투자자 등은 초기에 자금을 댔다. 즉, 쇼박스 입장에서는 투자기간이 길어 BEP를 한참 웃도는 성과를 내야 만족할만한 내부수익률(IRR)을 거둘 수 있다.


시민덕희는 현재 긍정적인 입소문을 타고 있다. 네이버에서 관객 평점 8.48점을 기록하는 등 준수한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전일부터 국내 주요 투자배급사가 영화 '데드맨'·'도그데이즈'·'소풍' 등을 잇따라 개봉해 경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 여파로 일단 스크린 수는 개봉 당일보다 40% 가량 감소한 696개로 줄었다. 박스오피스 순위도 1위에서 6위로 내려왔다.


쇼박스는 영화 흥행이 절박한 상황이다. 회사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전년 대비 29.1% 감소한 402억원에 불과했다. 영업손실은 283억원으로 적자규모도 크게 불어났다. 지난해 쇼박스가 메인투자·배급한 하정우·주지훈 주연 영화 '비공식작전'이 관객 105만명을 모으는 데 그치며 흥행에 참패한 영향이 크다. 이 작품 총제작비는 350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콘텐츠 투자업계 관계자는 "영화 투자배급사들은 올해 설 연휴 화려한 볼거리 보다는 시나리오 등을 앞세운 중형급 작품을 잇따라 개봉하고 있다"며 "이런 흐름이라면 영화 흥행 성적은 관객 취향에 크게 좌우되며, 따라서 실화를 기반으로 한 '시민덕희'에 대한 수요는 계속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확산 등으로 명절특수 효과가 예전보다 못한 상황이라, BEP를 크게 웃도는 성적을 낼 지는 미지수"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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