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결정한 한미 이사회, 송영숙 회장 나홀로 사내이사
제약 경험 전무한 비상근 사외이사 3명과 만장일치 결론
이 기사는 2024년 02월 02일 15시 5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송영숙 한미사이언스 회장(제공=한미약품)


[딜사이트 최광석 기자] 한미사이언스가 OCI홀딩스와 통합을 이사회의 만장일치로 결정했다고 밝혔지만 정작 사내이사는 송영숙 회장이 유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송 회장과 비상근 사외이사 3명이 OCI홀딩스와 통합이라는 중대 결정을 내린 것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작년 3분기 말 기준,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송영숙 회장을 비롯 신유철, 김유철, 곽태선 사외이사 등 총 4명으로 이뤄졌다. 사외이사 3명은 모두 감사위원이며 비상근이다.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작년 상반기까지 박준석 한미사이언스 부사장(사내이사)을 포함해 총 5명이었다. 박 부사장은 한미사이언스가 2022년 8월 흡수합병한 한미헬스케어를 이끌던 인물이다. 하지만 작년 8월 박 부사장이 퇴직한 후 충원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사내이사는 송영숙 회장 단 한명으로 줄어들었다.  


한미사이언스 정관은 '이사는 3명 이상 10명 이내로 하고 사외이사는 이사총수의 4분의 1이상으로 한다'고만 적시했을 뿐 사내이사 수에 대한 세부적인 규정은 없다. 


OCI홀딩스와의 통합에 반발하며 신주발행금지 가처분을 신청한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은 2022년 초 사내이사 임기가 만료해 자리에서 물러났다. 통합 후 한미약품그룹을 이끌게 된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사장은 같은 해 사내이사직을 자진 사임했다. 


눈에 띄는 점은 한미사이언스 이사회가 OCI홀딩스와의 통합을 결정한 과정에 있다. 회사는 지난달 14일 "이번 통합 절차는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구성원 만장일치로 결정한 사안"이라고 밝혔다. 결국 송 회장과 비상근인 감사위원들이 한미약품그룹의 운명을 결정한 셈이다.


세 사외이사는 제약 및 바이오사업 경험도 전무한 인물들이다. 모두 법조인 출신이라는 이력을 가지고 있다. 신유철 사외이사는 2019년, 김용덕, 곽태선 사외이사는 2022년 3월 선임됐다. 임기는 내년 3월24일까지다.  


신 사외이사는 검사 출신으로 서울남부지검 차장검사,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 등을 역임하고 현재 신유철법률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김 사외이사는 대법관 출신으로 현재 김앤장법률사무소 기업법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김앤장은 이번 한미약품그룹과 OCI홀딩스 통합 과정에서 법률 자문을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곽 사외이사는 현재 법률사무소 에스앤엘파트너스에서 선임미국변호사로 일하고 있으며, SEI에셋코리아자산운용 대표이사 사장, 베어링자산운용 한국법인 대표이사 사장 등을 역임했다. 


한편 한미약품그룹은 송영숙 회장이 고 임성기 한미약품 창업주의 연구개발(R&D) 정신을 지키기 위해 OCI홀딩스와의 통합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미약품그룹에 따르면 송 회장은 최근 임원 회의에서 "오직 R&D를 외치며 평생을 산 임성기 회장은 나의 오랜 친구이자 인생의 동반자"라며 "그가 유언처럼 남긴 마지막 말에 담긴 '한미의 비전'을 영원히 지켜내는 게 나의 소명"이라고 말했다. 


이어 송 회장은 "가족 간의 이견이 다소 발생했지만 한미그룹과 OCI그룹의 통합은 차질 없이 진행할 것"이라며 "통합을 반대하는 두 아들도 결국 거시적 안목으로 이번 통합의 대의를 이해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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