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뉴리더십
차기 리더, "철강맨이냐 비철강맨이냐"
"철강 등한시하면 안 돼"·"미래 사업 적임자는 따로" 의결 갈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24일 18시 5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공=포스코홀딩스)


[딜사이트 김수정 기자] 포스코홀딩스 후추위가 내·외부 후보군을 확 좁혀 숏리스트를 작성했다. 세부 명단은 공개되지 않지만, 유력 후보 면면은 철강맨과 비철강맨 두 갈래로 나뉜다는 게 재계의 공통된 관측이다. 포스코 내부에서 그룹의 뼈대인 철강을 반드시 잘 아는 인물이 차기 리더로 선정돼야 한다는 주장과 체질 개선, 차세대 동력 육성이라는 과업을 감안하면 비철강맨이 적합하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어서다. 


◆그룹 현금 창출 1등 철강…"본업 잘 알아야" 


정통 철강맨 중 유력한 인물로는 김학동 포스코 부회장이 꼽힌다. 김 부회장은 사내 대표적인 주류로 꼽히는 서울대학교 금속공학과를 나왔으며, 포항·광양 제철소장을 모두 경험했다. 부지런한 데다, 성품도 온화해 직원들 사이에서 신임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최정우 회장 후임자로 내부에선 마땅한 인물이 없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업계서 덕망 높은 김 부회장도 경쟁력으로는 열세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울대 금속공학과 동문인 유병옥 포스코홀딩스 부사장도 꾸준히 이름이 오르고 있다. 포항공대 기술경영 석사를 마친 그는 스테인리스원료개발그룹리더, 원료실장, 구매투자본부장, 수소사업부장, 친환경미래소재총괄 등을 거쳐 뿌리는 철강에 두면서도 ESG 측면에서도 강점을 지녔다.


김지용 부사장은 해외 법인 경험이 풍부하다. 과거 인도네시아대표법인설립추진반장을 지낸 바 있으며, PT.KP 법인장과 인도네시아 일관제철소 법인장을 맡았다. 광양제철소장, 안전환경본부장 등을 역임하다, 현재 미래기술연구원장과 그룹 CTO(최고기술책임자)를 겸하고 있다.


장인화 전 포스코 사장도 서울대, 엔지니어 출신의 정통 철강맨이다. 철강생산본부 본부장 시절 포항제철소 설비 고도화를 이끌었다. 


포스코가 지주사로 전환한 이후에도 외부서 바라보는 기업의 본질은 '철강'이라는 인식이 뚜렷하다. 전통 철강맨을 차기 리더감으로 적합하다 보는 시각도 이런 이유다.


무엇보다 상당 규모의 투자 재원이 철강 비즈니스에서 창출되고 있다. 실제, 작년 3분기 기준 포스코홀딩스 연결 기준 현금성자산은 19조6940억원이며, 이 가운데 7조5000억원은 포스코가 보유한 현금이다. 또, 2027년까지 이차전지소재 사업 매출과 엇비슷한 규모로 투자비를 집행하거나, 투자비가 사업부 매출을 초과한다. 철강 사업회사인 포스코가 든든하게 버텨야 이차전지 소재 사업 투자를 완성할 수 있는 셈이다. 


사정을 잘 아는 한 철강업계 원로는 "이차전지 소재 사업이 주목을 받고 있다해도 본업은 철강"이라며 "신사업 투자 재원에 있어 철강업이 하는 역할이 상당한데, 업을 잘 모르는 사람이 왔을 때 혼란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 책임질 적임자, 기존과 다른 DNA 필요


포스코그룹이 세운 이차전지 소재 로드맵을 보면, 2025년 에비따(상각전 영업이익) 3조원을 달성한 뒤, 2028년에는 에비따를 10조원까지 키울 계획이다. 오는 2025년까지 집행 예정인 캐펙스(자본적지출)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사업부도 이차전지 소재다. 


또한 후추위 개시 전 '셀프 연임' 논란, 최정우 회장을 비롯한 사외이사들의 호화 해외 출장 문제 등이 연이어 터지면서 사내 개혁 목소리도 한층 높아졌다. 이 때문에 현 회장 측근으로 분류되는 내부 출신을 최종 1인으로 선발할 경우 후폭풍이 클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처럼 차기 리더로 비철강맨이 거론되는 것은 이차전지 소재 사업의 중요성, 정치적 논리 등이 복합적으로 뒤엉킨 결과다. 


대표적인 비철강맨 후보로는 권영수 전 LG그룹 부회장이 거론된다. 포스코그룹의 이차전지 소재 밸류체인 가운데 핵심은 양·음극재 부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을 경영한 권 전 부회장은 해당 분야 전문가로 꼽힌다. 포드, 혼다, GM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다방면으로 소통한 경험이 있는 인물이기 때문에 재계에선 권 전 부회장을 유력하게 보고 있다. 


포스코 내부 출신 중에서는 정탁 포스코인터내셔널 대표(부회장)가 이목을 끌고 있다. 정 부회장은 대우그룹 출신으로 뼛속까지 포스코맨은 아니다. 그의 능력을 높이사는 이유는 순혈주의를 깨고 외부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부사장에 승진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마케팅 귀재로, 포스코그룹 신사업의 한 축을 담당하는 '친환경 에너지' 부문을 책임질 적임자로 평가된다. 


대표적인 전략통인 정기섭 포스코홀딩스 사장도 비철강맨으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과거 대우인터내셔널(현 포스코인터내셔널)에서 해외관리팀장, 경영기획실장을 거쳐, 포스코로 옮겨 재무위원을 맡았다. 국내사업관리실장을 역임하다 포스코에너지로 넘어가 대표까지 지냈다. 현재는 그룹의 전략기획총괄을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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