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룩 긍정적' 에쓰오일, 올해 첫 10년물 조달 '눈길'
등급 AA0, 흥행 여부 '촉각'…"등급 상향 가능성 높아 자금 조달 문제 없어"
이 기사는 2024년 01월 17일 07시 2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공=에쓰오일)


[딜사이트 이소영 기자] 에쓰오일이 올해 첫 10년물 회사채 발행에 나선다. 최근 태영건설 사태로 회사채 5년물 수요가 업종에 따라 엇갈리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과감한 행보다. 그동안 회사채 시장의 손꼽히는 대형 이슈어(issuer)로 자리잡은 만큼 시장과 접점이 많은 데다가, '긍정적' 등급전망으로 신용등급 상향 기대감까지 높아져 투자수요 확보에 자신감을 내비친 모습이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에쓰오일은 오는 18일 3000억원 규모 공모채 발행을 위해 수요예측에 나선다. 만기구조(트렌치)는 5년물과 7년물, 10년물로 구성했다. 주관사단은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 KB증권, 신한투자증권이 맡았다. 인수단으로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 하나증권이 참여한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4000억원까지 증액할 수 있다.


눈길을 끄는 건 올해 들어 10년물이 처음 등장했다는 점이다. 현재까지 가장 긴 만기는 LG유플러스, 한화솔루션 등이 발행한 5년물이다.


특히 5년물 회사채는 발행사에 따라 투심이 엇갈리는 등 불안한 발행여건이 지속되고 있다. 이달 수요예측에 나선 미래에셋증권만 봐도 5년물 모집 물량은 충분히 채웠으나 금리는 +18bp로 민평금리 대비 크게 웃돌았다. 반면 SK인천석유화학은 5년물 회사채 물량을 확보했고, 금리도 -40bp로 민평 평가금리와 비교해 큰 폭 낮추는 데 성공했다.


통상적으로 금리 인하가 기대되면 채권 가격은 반등하는 분위기다. 이 때문에 장기물 쪽으로 투심이 몰리는데 최근 분위기는 이례적인 추세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15일까지 만기별 회사채 발행금리 평균을 분석한 결과, 5년물 발행금리가 +9.13bp로 3년물(+2bp), 2년물(-0.14bp) 등에 비해 전반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이는 최근 태영건설 워크아웃 등 부동산PF 위기로 시장이 불안정하자 보다 안정적으로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짧은 만기 회사채에 투심이 쏠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에쓰오일은 이익창출력이 견조한 정유업종이라는 점에서 장기물 투심이 나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성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 수요가 짧은 만기 회사채에 쏠리더라도 에쓰오일은 예외적인 기업으로 봐야한다"며 "최근 정유와 윤활 부문 중심으로 높은 이익창출력을 보여주고 있어 긍정적인 요소가 높다"고 말했다. 이어 "자금이 과도하게 몰리지는 않더라도 목표금액 정도는 충분히 모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고 덧붙였다.


신용등급 상향 기대감이 높은 것도 투심을 기대할 수 있는 대목이다. 현재 에쓰오일의 회사채 신용등급은 AA0로, 신용평가사 3사는 모두 에쓰오일의 등급전망을 '긍정적'으로 부여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에쓰오일의 신용등급 상향 가능성 증가 요인으로 '순차입금/상각전영업이익(EBITDA) 지표 3배 미만 유지'를 꼽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에쓰오일의 지표는 1.8배로 요건을 지속 충족 중이다. 


에쓰오일은 지난해 1~3분기 누적 기준 영업이익 1조25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3조5600억원)와 비교하면 절반 이상 줄어든 수치지만, 2022년 당시에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가와 정제마진이 급등했다. 이를 고려하면 지난해 실적도 양호한 수준이었다는 평이다. 다만 한국신용평가는 "단기적으로 글로벌 경기 부진으로 실적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에쓰오일이 이번 장기물 회사채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은 만기 도래 회사채 상환에 사용될 예정이다. 올해 에쓰오일의 만기 도래 회사채 규모는 총 1조3800억원에 달한다. 그 중 만기 일정이 가장 빨리 돌아오는 회사채는 내달 22일 만기로 2200억원 규모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장기물 회사채 발행을 선호하는 이유는 회사채 만기를 분산하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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