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제 당한 한미 임종윤, 뒤집기 쉽지 않다
송영숙 회장, 주식 양도 계약당사자 바꿔 가현문화재단 지분 넘겨
이 기사는 2024년 01월 16일 11시 3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제공=한미약품)


[딜사이트 최광석 기자]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의 통합과 관련해 고 임성기 한미약품 창업주의 장남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의 막판 뒤집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송영숙 한미사이언스 회장 측이 OCI홀딩스에 매각하는 주식의 계약당사자를 교체함에 따라 임 사장이 과반 이상의 지분을 차지할 가능성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사이언스는 OCI홀딩스와 맺은 주식양수도 계약당사자를 기존 송영숙, 김원세, 김지우에서 송영숙, 재단법인 가현문화재단으로 변경했다고 15일 공시했다.


업계에선 송 회장 측이 주식양수도 계약당사자를 가현문화재단으로 변경함에 따라 임종윤 사장의 반전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다. 


1월11일 기준, 임종윤 사장의 지분율(9.91%, 693만5031주)이 모친인 송영숙 회장(11.66%, 815만6027주)이나 동생인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사장(10.2%, 713만2310주) 보다 낮은 상황에서 경영권 경쟁을 위해선 가현문화재단을 반드시 우군으로 끌어들여야 했기 때문이다.  


2002년 한국 사진예술의 발전과 일반대중의 사진문화교육에 이바지할 목적으로 설립한 가현문화재단(구 한미문화예술재단)은 2020년 임성기 회장 사망 이후 한미사이언스 주식 4.9%를 증여받았다. 하지만 이번 그룹 통합 과정에서 재단 설립자인 송영숙 회장과 함께 보유 주식을 OCI홀딩스에 넘기며, 최대한 우군을 확보해야 하는 임종윤 사장에게 타격을 줬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기존 양수도 계약당사자인 김원세씨(1.06%, 73만8263주)와 김지우씨(1.06%, 73만8263주)의 지분이 매각 대상에서 제외된 점도 임종윤 사장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향후 이들이 송 회장 측에 힘을 보탤 경우 임 사장 측과 지분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다. 김원세씨와 김지우씨는 송영숙 회장의 친인척으로 특수관계인에 포함돼 있다. 


송 회장과 임주현 사장이 이번 OCI그룹과의 통합 결정을 주도했다는 점에서 임종윤 사장 입장에선 남동생인 임종훈 한미약품 사장(10.56%, 738만9428주) 등 최대한 우호지분을 모아 이들에게 대응하는 시나리오가 예상됐다. 


특히 개인으로 가장 많은 지분을 가지고 있는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12.15%, 849만8254주)과 국민연금(7.38%, 516만5992주)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신동국 회장은 고 임성기 회장의 고교 후배로 2010년 10월부터 한미약품그룹에 본격적인 투자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사이언스 지분 3%를 보유하고 있는 임성기재단 역시 포섭 대상으로 꼽힌다. 임성기재단은 생명공학과 의약학 분야 지원 등을 목적으로 2021년 설립했으며, 현재 이관순 한미약품 전 부회장이 이사장, 임종윤 사장이 고문을 맡고 있다. 


한편 한미약품그룹은 OCI그룹과의 통합이 무산될 일은 없다고 단언했다. 


한미약품그룹은 15일 내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팩트체크 OCI그룹과의 통합 "사실은 이렇습니다"'라는 게시글을 통해 "이번 사안은 각 지주회사 이사회의 만장일치로 최종 의사 결정됐다"며 "대주주 가족간에 이견이 있을 수 있지만 이는 통합이라는 큰 명분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미약품그룹은 "확인되지 않는 사실과 의견이 뒤섞여 불필요한 시장의 오해가 발생하는 경향이 있어 이번 팩트체크 게시글을 올리게 됐다"며 "한국 산업계에서 찾아보기 힘든 통합과 상생의 모델을 제시한 이번 통합 결정이 조속히 마무리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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