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LSK인베스트, 백신펀드 출자사업 '맞대결'
첫 1000억대 펀드 결성 놓고 격돌…바이오 전문 VC '진검승부'
이 기사는 2024년 01월 15일 15시 0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최양해 기자] 국내 바이오 전문 벤처캐피탈 데일리파트너스와 LSK인베스트먼트가 모태펀드 출자사업에서 진검승부를 벌인다. 경쟁에서 승리한 운용사는 설립 후 처음으로 1000억원 이상 규모의 바이오·헬스케어 펀드를 운용할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될 전망이다.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두 운용사는 최근 한국벤처투자가 공고한 '2023년 12월 모태펀드 보건계정 수시 출자사업'에 나란히 지원했다. 데일리파트너스는 NH투자증권과 컨소시엄을 이뤄 제안서를 냈고, LSK인베스트는 단독 지원했다.


데일리파트너스와 LSK인베스트는 바이오·헬스케어 분야 투자에 특화된 운용사다. 의사, 약사, 바이오 애널리스트 등 전문인력 출신 투자심사역들을 앞세워 유망 바이오벤처를 발굴·육성하고 있다. 여기에 대형 제약사와의 탄탄한 네트워크까지 갖췄단 평가를 받는다.


2014년 설립된 데일리파트너스는 이승호 대표가 합류한 2018년부터 바이오 전문 투자사로 발돋움했다. 이 대표는 삼성증권, NH투자증권 등에서 '바이오 스타 애널리스트'로 유명세를 떨친 인물이다. 그는 취임과 함께 사명을 데일리벤처투자에서 데일리파트너스로 바꾸고, 이듬해엔 직접 주주로 뛰어들었다.


이후 데일리파트너스의 사세는 빠르게 팽창했다. 2017년 100억원을 밑돌았던 운용자산(AUM)은 현재 4000억원을 넘어섰고, 창업 초기부터 후기까지 투자 전(全)주기를 책임질 수 있는 구조를 구축했다. 액셀러레이터, 벤처캐피탈, 사모펀드(PE), 팁스(TIPS) 라이선스를 모두 보유한 운용사로 거듭났다.


회수 성과도 준수하다. 수젠텍, 셀리드, 박셀바이오, 제이시스메디칼, 티앤알바이오팹, 지노믹트리 등에 투자해 호실적을 거뒀다. 특히 2019년 10억원을 투자한 제이시스메디칼은 2년여 만에 118억원을 회수하며 약 12배 멀티플(배수)을 기록했다. 앞서 언급한 포트폴리오들의 평균 수익률은 멀티플 기준 385.2%, 내부수익률(IRR) 기준 107.7%에 달한다.


데일리파트너스는 이번 출자사업에서 NH투자증권 PE본부와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전략을 짰다. 운용사출자금(GP커밋)을 비롯한 민간 매칭(matching) 자금을 원활하게 확보하는 등 시너지를 발휘하기 위해서다. 대표 펀드매니저로는 이 대표가 직접 나설 예정이다.


LSK인베스트는 인터베스트 출신 김명기 대표가 2016년 설립한 1세대 바이오 전문 벤처캐피탈이다. 운용 중인 자산은 약 2300억원 규모다. 창업자인 김 대표는 2000년 큐캐피탈파트너스(옛 TG벤처)에 입사한 이후 20년 넘게 바이오 투자심사역으로 활약해온 베테랑이다.


김 대표는 유망 바이오벤처들을 초기 발굴하고, 후행투자를 통해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구사해왔다. 피플바이오, 차백신연구소, SCM생명과학, 코어라인소프트 등이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특히 약 50억원을 투자한 피플바이오는 회수 당시 200억원에 육박하는 금액을 거둬들이며 멀티플 3.7배를 기록했다.


LSK인베스트는 이번 출자사업의 우군으로 '캐나다 온타리오 주정부'를 끌어들였다. 한국과 캐나다에서 1억캐나다달러(약 986억원)를 절반씩 조달해 헬스케어 전문펀드를 결성하는 게 목표다. 국내 벤처캐피탈이 캐나다 주정부와 공동으로 펀드를 결성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대표 펀드매니저는 김 대표가 직접 맡는다.


한국벤처투자는 조만간 서류심사를 시작으로 내달 중 위탁운용사(GP)를 최종 선발할 예정이다. 위탁운용사로 낙점된 운용사는 선정일로부터 3개월 이내 펀드를 결성해야 한다. 부득이한 경우 모태펀드 및 공동출자자 협의를 거쳐 결성시한을 3개월 이내 연장할 수 있다.


모태펀드 출자금액은 150억원, 국책은행 등 공동출자자 출자금액은 250억원이다. 최소 결성목표액(1000억원)의 40%를 책임지는 수준이다. 공동출자자로는 한국수출입은행(150억원), 한국산업은행(50억원), 중소기업은행(50억원)이 나선다. 두 운용사 가운데 승전보를 울리는 곳은 설립 후 처음으로 1000억원대 펀드를 운용하는 기회를 잡게 된다.


한편 이번 수시 출자사업 결과가 발표되면 보건복지부가 4000억원 규모로 결성 추진 중인 'K-바이오백신펀드' 위탁운용사 구상이 완료된다. 지난달 유안타인베스트먼트가 1500억원 규모의 자펀드를 조성했고, 프리미어파트너스가 1500억원 규모 자펀드 조성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번 수시 출자사업에서 위탁운용사 지위를 따내는 곳이 마지막 퍼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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