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PF 리스크 전망]
위기설 확산…'제2의 태영건설'에 쏠린 눈
②한신평, 롯데·신세계·한신공영 모니터링 업체 선정
이 기사는 2024년 01월 08일 11시 2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태영건설 워크아웃 (사진=딜사이트DB)


[딜사이트 김현진 기자] 국내 시공능력평가 16위 태영건설이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여파로 공동관리절차(워크아웃)를 신청하면서 유동성 우려가 건설업 전반에 퍼지고 있다. 현재 주요 건설사 중 롯데건설을 비롯해 신세계건설, 한신공영 등이 위험군으로 거론되는 상황으로 '제2의 태영건설'에 대한 관심이 쏠린다.


◆ PF 부실 현실화…태영건설 워크아웃 돌입


8일 업계에 따르면 태영건설은 2023년 12월28일 기업구조조정촉진법에 따라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주택경기 호황기였던 2019년 적극적으로 사업을 수주했지만, 최근 금리 상승 및 주택경기 침체로 자금시장 경색 국면이 이어지며 관련 PF 우발채무 리스크가 확대됐기 때문이다.


지난 11월 말 기준 태영건설 연결재무제표에 포함된 PF 차입금은 5680억원이다. 연결 기준 2조3000억원 규모의 개발사업 PF 우발채무 규모를 고려하면 PF와 관련한 차입금 총액은 2조9000억원 수준이다.


실제로 지난 1일 산업은행이 태영건설 금융채권단에 보낸 제1차 금융채권자협의회 소집 통보에 따르면 태영건설의 직접 차입금은 은행·증권사·자산운용사 등 80곳, 총 1조37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직접 차입금 외 태영건설이 PF 대출 보증을 선 사업장은 총 122곳, 대출 보증 규모는 9조1816억원으로 파악됐다.


태영건설의 PF 우발채무 규모가 상당한 데 반해 재무지표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말 별도기준 태영건설의 순차입금은 8925억원이다. 자회사 PF 차입금 등을 포함한 연결기준 순차입금은 1조8856억원에 달한다. 순차입금/EBITDA(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는 11배까지 치솟았고, 부채비율은 478.7%로 건설사 가운데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다.


차입금의존도도 ▲2020년 43.4%를 ▲ 2022년 46.2% ▲2023년 9월 기준 49.8%를 기록하며 50%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한국신용평가 관계자는 "최근 자금 조달환경 악화로 만기가 도래하는 유동화증권 중 일부를 매입하는 등 대응을 하고 있다"며 "지방 분양시장의 회복 지연으로 PF 우발채무가 쉽게 줄어들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주요 건설사 2023년 3분기 기준 자기자본 대비 PF보증 비율(자료=한국신용평가)

◆ PF 우려 업계 확산…롯데·신세계·한신공영 거론


태영건설 사태로 시작한 PF 우발채무 현실화 우려는 건설업계 전반으로 퍼지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2024 산업 전망 웹캐스트'를 통해 ▲롯데건설 ▲신세계건설 ▲한신공영 등을 모니터링 업체로 꼽았다.


신세계건설은 공사원가 부담과 미분양 관련 손실로 인해 실적이 악화한 상태로 재무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2022년 12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23년 3분기 기준 영업손실 규모는 903억원으로 적자폭이 커졌다.


공사비 소요 등으로 순차입금은 2022년 12월 482억원에서 2023년 9월 기준 2374억원으로 확대했다. 신세계건설 EBITDA/매출은 2021년 5.3%를 기록한 이후 2022년 3.6%로 하락했고 2023년 9월 기준 -0.1%를 기록했다.


한신공영은 일부 사업장의 분양실적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사업변동성이 확대했다고 평가했다. 공사원가 상승에 따른 수익성 저하와 영업자산에 대한 비경상적 손실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한신평은 한신공영의 확대한 외부 차입 규모를 고려해 만기도래 차입금 대응과 재무부담 변동을 모니터링 요소로 꼽았다. 실제로 한신공영의 부채비율은 2020년 179.4%에서 2021년 212.8%로 상승한 이후 2022년 223.3%, 2023년 9월 246.7% 등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 롯데건설, 본PF 전환 시점까지 장기 조달구조 연장


롯데건설의 PF 우발채무 규모도 과중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2023년 9월 말 롯데건설 연결기준 PF 보증규모는 5조8000억원에 달한다.


다만 지난해 롯데건설은 재무안정성을 높이는 데 집중한 결과 안정화 단계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2022년 현금및현금성자산은 5979억원에 불과했지만, 2023년 9월 1조9668억원으로 증가했다.


이렇게 확보한 현금을 차입금 상환에 사용하며 부채비율도 감소했다. 2022년 롯데건설의 부채비율은 264.8%를 기록했지만, 2023년 9월 233.5%로 31.3%포인트(p) 하락했다.


최근 롯데건설의 대표적인 장기 미착공 단지였던 서초 헌인마을 개발사업이 순항하고 있다는 점도 호재다. 오랜 기간 브릿지론 상태에 머물러 있었지만, 최근 8500억원 규모의 본PF 전환에 성공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롯데건설은 PF 위기론이 불거진 이후 재무안정성을 높이는 데 집중하며 지금은 안정화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PF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향후 유사 사례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지만 이는 대기업보단 중견·중소·지방업체가 더 취약하다"고 말했다.


한편 PF 우발채무 위기설이 제기된 롯데건설과 동부건설은 적극적인 해명에 나서고 있다. 롯데건설은 올해 1분기 만기가 도래하는 미착공 PF 3조2000억원 가운데 2조4000억원은 이달 시중은행을 포함한 금융기관 펀드 조성 등을 통해 본PF 전환 시점까지 장기 조달구조로 연장한다는 계획이다. 나머지 8000억원에 대해선 1분기 내 본PF 전환 등으로 PF 우발채무를 해소할 예정이다.


동부건설도 2023년 4분기 3000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해 재무 안정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지난해 3분기 기준 회사의 PF 우발채무 규모는 보증한도 기준 2000억원대로 전체 PF 시장 규모를 고려하면 매우 낮은 수준"이라며 "현장 대부분이 분양률이 양호하고 공사비도 확보됐기 때문에 최근 언급되는 기업들과 다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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