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정로에서]
돌다리도 두드려보는 현대차
신기술도입 급급하기 보다 안전 담보한 품질에 집중 전략
이 기사는 2024년 01월 05일 08시 2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제공=현대차그룹)


[딜사이트 민승기 차장] 자동차 산업계 후발주자였던 현대차그룹의 질주가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22년 완성차 684만5000대(현대차.기아 합계)를 판매하며 전세계 판매량 3위 자리에 오르더니 지난해에는 730만2451대의 판매고를 올리는 등 또 다시 기록을 경신했다.


1955년 외국에서 만들어진 부품을 기반으로 우리나라 첫 자동차 '시발'을 간신히 생산했던 것을 생각하면 격세지감(隔世之感)이다.


현대차그룹이 이처럼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품질 경쟁력'이 있었다. 현대차그룹은 한때 품질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지만 끊임없는 노력 끝에 이를 극복할 수 있었다.


실제 현대차그룹은 협력사의 품질·기술·납입 수준을 정량적으로 평가하고 평가결과를 제공해 협력사가 개선목표를 구체적으로 설정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5스타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또 협력사의 품질 신뢰성 확보 및 제고를 위해 매월 국내외 모든 공장에서 현지 협력사 대표전원이 참석하는 '협력사 품질 월간 회의'도 진행한다.


이밖에도 다양한 품질개선 노력을 통해 현대차그룹은 2022~2023년 미국 최고 권위의 품질조사에서 자동차그룹 기준 2년 연속 1위를 달성하는데 성공했다.


현대차그룹이 품질 경쟁력에 공을 들이고 있는 이유는 품질이 안전 문제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최근 혼다,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경쟁 완성차 기업들이 자율주행 레벨3 기술이 탑재된 자동차를 양산, 판매하기 시작했음에도 현대차그룹이 서두르지 않는 이유도 100%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 수준의 품질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판단에서다.


자율주행 차량의 품질은 단순히 해당 운전자 뿐만 아니라 도로 위 다른 차량의 운전자나 보행자 등 모두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


자율주행 3레벨 기술은 앞차와의 간격 조절, 차선 유지는 물론 스스로 차선을 변경해 추월까지 할 수 있는 것을 말하는데, 아직 일반도로에는 적용하기 어려울 만큼 기술적인 한계는 뚜렷하다. 특히 일반도로 주행은 수많은 차량과 신호, 보행자 등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더더욱 안전성을 담보하기 어렵다.


따라서 현대차그룹은 레벨3 기술 탑재 차량 양산을 서두르기 보다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품질 경쟁력을 확보하기로 했다. 품질 경쟁력을 높이면 결국 소비자들의 만족과 신뢰를 따라올 수 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올해 신년사를 통해 "품질에 결코 타협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공식화했다. 정 회장의 말처럼 경쟁자들을 따라잡고 경쟁하기에 급급하지 않고 고객에게 완전한 만족을 주는 전략과 전술을 꾸준히 펼친다면 머지않아 미래차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이 돼 있지 않을까.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기사
충정로에서 22건의 기사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