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세대교체
'파격' 40대 김중현 메리츠화재 대표, 실적으로 증명
김용범 부회장 닮은 꼴…업계 1위 삼성화재와 격전 예고
이 기사는 2024년 01월 03일 08시 3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중현 메리츠화재 대표이사.(제공=메리츠화재)


[딜사이트 차화영 기자] 보험업계 새 최고경영자(CEO) 가운데 올해 가장 주목받을 만한 인물을 꼽아보자면 김중현 메리츠화재 대표이사를 대체할 만한 이가 없어 보인다.


일단 나이가 40대 중반으로 보험업계 CEO 통틀어 가장 어리다. 보수적 분위기가 강한 보험업계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그의 등판을 두고 '파격'이라는 평가가 적지 않은 이유다. 김 대표의 취임은 벌써 한 달이 넘었는데도 보험업계 종사자들 사이에서 여전한 화젯거리이기도 하다.


메리츠화재가 김용범 부회장 체제에서 빠르게 순이익 규모를 불려 현재 업계 1위 삼성화재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는 점도 김 대표에게 시선이 몰리는 한 가지 이유로 꼽힌다. 김 대표는 김용범 부회장의 우량 계약 위주의 성장 전략을 이어받아 '업계 1위' 목표를 향해 달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3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메리츠화재와 삼성화재가 손해보험업계 1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삼성화재가 아직 업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메리츠화재가 순이익, 신계약 CSM(보험계약마진) 등에서 삼성화재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에 올라선 만큼 '양강구도'가 형성됐다는 것이다.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3분기에 별도 기준으로 순이익 4963억원을 내며 4295억원을 낸 삼성화재를 제치고 처음으로 업계 1위에 올라섰다. 3분기 신계약 CSM(보험계약마진)도 메리츠화재 1조2400억원, 삼성화재 1조1642억원으로 메리츠화재가 더 많았다.


삼성화재가 누적 기준으로는 메리츠화재에 앞선다. 삼성화재는 지난해 1~3분기에 별도기준 순이익 1조5877억원을 냈고 메리츠화재는 이보다 2524억원 적은 1조3353억원을 거뒀다.


김 대표는 김용범 부회장의 우량 계약 중심 성장과 보수적 자산운용 등 경영 기조를 물려받아 메리츠화재의 실적 증대를 꾀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대표는 김 부회장이 메리츠화재를 이끈 8년 동안 그의 가까이에서 손발을 맞춰 누구보다 김 부회장의 경영전략을 깊이 이해하고 있다는 평가다.


여기다 메리츠화재의 성장 전략을 마련하고 추진해 온 김 부회장의 영향력이 아직 상당해 현실적으로 김 대표가 기존 전략을 크게 바꾸기 쉽지 않다는 말도 금융권에서 나온다. 김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메리츠금융지주 인사를 통해 메리츠화재 대표에서 물러나고 지주 대표이사가 됐다.


김 부회장은 2015년 2월 메리츠화재 대표에 올라 2023년 11월까지 회사를 이끌었다. 김 대표는 2015년 메리츠화재에 합류해 변화혁신TFT파트장, 자동차보험팀장, 상품전략실장, 경영지원실장 등을 지냈고 2023년 11월 대표에 취임했다.


특히 장기인보험 확대에서 김 부회장의 전략을 적극 이어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메리츠화재가 장기인보험에 집중한 덕분으로 실적이 가파르게 늘어난 데다 삼성화재와 메리츠화재의 올해 1위 다툼도 장기인보험 시장을 중심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해 새 국제회계제도(IFRS17)가 도입된 영향으로 두 회사뿐 아니라 손해보험사 대부분이 수익성이 높은 장기인보험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IFRS17의 핵심 수익성 지표로 CSM을 꼽는다. CSM은 미래에 보험 계약서비스를 제공함에 따라 인식하게 될 미실현이익으로 IFRS17에서 새롭게 등장한 계정과목이다. 고객에게 보험금을 돌려줘야 하는 저축성보험보다 장기인보험 계약 보유가 많을수록 CSM도 증가한다.


김 부회장은 메리츠화재 대표에 2015년 선임된 뒤 영업조직을 개편하고 법인보험대리점(GA)을 통해 공격적 영업을 펼치는 방식으로 장기인보험을 대폭 늘렸다. 이에 메리츠화재 순이익은 김 부회장 취임 뒤 최대 실적 기록을 계속 갈아치우면서 별도기준으로 2014년 1127억원에서 2022년 8683억원으로 증가했다. 


김 대표는 40대 중반이라는 점, 김 부회장과 비슷한 점이 많다는 점에서 메리츠화재 안팎에서 높은 기대를 받고 있다.


먼저 김 대표와 김 부회장 모두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또 최고재무관리자(CFO)를 지낸 뒤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는 공통점도 있다.


김 대표는 1977년에 태어나 강병관 신한EZ손해보험 대표이사와 함께 보험업계 최연소 CEO로 꼽힌다. 조용일 현대해상 대표이사(1958년생)를 제외하고 주요 손해보험사 CEO들이 모두 1960년대 출생인 것과 비교하면 더욱 두드러진다. 김 부회장은 1963년생으로 김 대표와 14살 차이가 난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종목
관련기사
보험사 세대교체 4건의 기사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