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차입 나선 SK넥실리스, 재무부담 우려↑
1~3분기 영업손실 469억, 부채비율 200%↑
이 기사는 2023년 12월 29일 15시 2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넥실리스가 생산한 동박 (제공=SKC)


[딜사이트 박민규 기자] SKC의 동박 사업 투자사 SK넥실리스가 폴란드 공장 건설을 위해 2800억원을 차입한다. 작년 말 기준 자산의 17.5%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연간 적자 국면인 데다 부채비율이 200% 이상인 상황에서 진행하는 대규모 차입이라, 재무 건전성 악화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29일 SKC에 따르면 SK넥실리스는 전날인 28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네덜란드 법인 넥실리스매니지먼트유럽B.V.의 유상 증자에 참여하기로 결의했다.


이번 증자는 폴란드 동박 공장 증설 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것이다. SK넥실리스는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와 인접한 스탈로바볼라 지역에 연 5만7000톤 규모 동박 공장을 구축 중이다. 첫 유럽 생산 기지로 내년 상반기 기계적 준공을 마치고 하반기 상업 가동 개시하겠다는 계획이다. 해당 공장이 생산을 시작하면 SK넥실리스의 전체 생산 능력은 16만6000톤까지 늘어난다.


SK넥실리스는 내년 1월 16일까지 1억9475만유로(28일 환율 기준 2800억원)를 현금으로 납입, 네덜란드 법인 주식 약 389만주를 매입할 예정이다. 주식 취득 후 SK넥실리스의 지분율은 100%가 된다.


SK넥실리스는 이번 투자금을 차입으로 마련할 방침이다. 회사가 받은 신용 등급은 지난 6월 나이스신용평가의 기업 어음(CP) 본평가에서 부여된 단기 신용 등급 'A2' 뿐이다. 두 번째로 높은 등급이다.


우려스러운 건 이익 체력이 현저하게 낮아진 상황에서 대규모 차입을 진행한다는 점이다. 회사는 전방 산업인 전기차 시장의 부진으로 작년 하반기부터 실적 감소를 겪고 있다. 올해 3분기에는 첫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1~3분기 누적으로는 469억원 적자다. 전기차 시장이 내년에도 녹록치 않을 전망이라 업황 개선도 불투명하다.


재무 안정성에는 이미 경고등이 켜졌다. 3분기 말 기준 자산은 1조6426억원인데 이 중 66.8%(1조968억원)가 부채다. 지난해 말 154.3%던 부채비율은 9개월 만에 200%를 넘어섰다. 통상 200% 이상의 부채비율은 유의해야 하는 수준으로 분류된다.


박종일 나이스신용평가 선임 연구원은 "SK넥실리스 경우 높은 성장성에도 불구하고 업계의 증설 경쟁으로 인한 투자 부담이 높게 유지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중기적으로 차입 부담 증가세가 지속될 것"이라 관측했다.


다만 박 연구원은 "생산 능력 증가에 따라 이익 창출력도 확대되면서, 총 차입금/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지표 등 차입금 대응 능력은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향후에도 SKC의 유상 증자 등 (SK) 그룹 차원의 재무적 지원이 이어지면 우수한 수준의 재무 구조 유지가 가능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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