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 워크아웃
착공·분양 완료 사업장, HUG 보증 이행
PF사업장 옥석 가리기…브릿지론 정리절차 본격화 전망
이 기사는 2023년 12월 28일 17시 1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김호연 기자] 워크아웃을 신청한 태영건설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은 사업추진 경과와 부실 정도에 따라 옥석 가리기가 취해질 전망이다. 브릿지론 단계에 머물러 있는 사업장의 경우 시장의 분위기와 대출금 회수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매각 등 처분이 유력한 상황이다.


28일 정부와 금융감독원, 한국산업은행 등 관계부처에 따르면 태영건설이 직접 사업장 PF 대출채권을 인수했거나 보증을 제공한 사업장 등 PF 대출과 관련된 사업장은 총 60개다. 이 중 브릿지론 사업장은 18개, 본PF로 넘어가 분양 및 공사가 진행 중인 사업장은 42곳이다.


브릿지론은 부동산개발사업의 주체인 시행사가 사업을 본격 추진하기 전 부지 매입비 등 사업 초기 단계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제공받은 대출을 의미한다. 시행사 대부분의 자본은 그 규모가 열위한 수준이라 자체 신용도만으로 대출을 일으키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도급사업의 경우 시공사는 비교적 자본이 우량하다는 장점을 활용해 브릿지론이 필요한 시행사에 보증을 제공하는 대가로 시공권을 보장 받는다. 태영건설 역시 수주잔고 확대와 시공능력평가 순위 관리 등을 위해 시행사에 적극적으로 보증을 제공했다. 하지만 분양 등 사업 추진 여부가 불확실한 브릿지론이 건설업황 침체 등 불안정한 시장 환경과 맞물리며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대표적인 사업장이 김해삼계 도시개발사업이다. 태영건설은 계열사 삼계개발(지분 51%)을 통해 경남 김해시 삼계동 산288 일원에 도시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었다. 삼계개발은 부지 매입 및 사업 추진을 위해 지난 6월 1650억원 규모의 브릿지론 리파이낸싱 대출을 실행받았다.


대출금 중 일부인 300억원은 유동화 회사 김해스톤제삼차가 발행한 PF 유동화증권을 발행하며 제공했다. 6월 대출약정을 맺은 뒤부터 유동화증권을 1개월 단위로 차환발행하며 만기를 이어왔지만 4회차 유동화증권의 만기가 도래한 10월 5일 끝내 차환발행에 실패했다. 이에 태영건설은 해당 유동화증권을 전액 인수하며 채무를 떠안아야 했다.


김해삼계 도시개발사업 부지는 일부에서 토석 채취장을 운영하는 등 현금창출이 비교적 안정적인 편이다. 대주단 협의에 따라 계속 사업 추진이 가능할 전망이다. 다만 이보다 사정이 열악한 다수의 사업장에 대해서는 처분이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한국신용평가는 "국내 부동산PF 시장은 최근 1년여간 만기 연장으로 부실화를 막았으나, 누적된 비용으로 사업성이 저하된 사업장 브릿지론은 정리 절차 개시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PF 시장의 선별적인 만기연장 기조로 전환 시, 사업성이 열위한 브릿지론은 대출 구조조정 등 재구조화로 중소형 증권사의 손실 부담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태영건설의 PF사업장 분류 방침. (제공=금융위원회)

다만 분양과 착공 등을 진행하며 본PF로 전환한 사업장 42개는 상대적으로 위험이 적은 편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한국주택금융공사 등이 보증을 제공하는 등 안전장치가 비교적 구체적으로 준비돼 있어서다. 주거용 사업장 25개 중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분양 보증에 가입된 14곳은 태영건설이 계속 공사를 진행하거나 필요한 경우 시공사 교체를 진행한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진행한 브리핑에서 "사업 진행이 곤란한 경우 HUG 주택 분양 보증을 통해 기존에 납부한 분양대금(계약금 및 중도금)을 환급이 가능하도록 할 것"이라며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이 진행하는 나머지 사업장에 대해서도 시공사 교체나 태영건설 계속 공사 등을 통해 차질이 없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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