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 경영권 분쟁
조현범 Vs MBK…'쩐의 전쟁'
MBK, 공개매수가 주당 2만원→2만4000원 상향…조현범 우호세력 지분 확대
이 기사는 2023년 12월 18일 16시 1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공=한국앤컴퍼니)


[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한국앤컴퍼니그룹(옛 한국타이어그룹)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한 '쩐의 전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경영권 확보를 위해 공개매수 가격을 인상한 것에 맞서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의 우호세력들도 지분 매입에 적극 나서는 모양새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조양래 한국앤컴퍼니그룹 명예회장과 효성첨단소재는 각각 한국앤컴퍼니 지분 0.32%(30만주), 0.15%(14만6460주)를 취득했다. 양측 모두 조현범 현 그룹회장을 지지하는 우호세력으로 분류된다.


조 명예회장은 앞서 자신이 공언한대로 사모펀드에 경영권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지분 확보에 나서고 있다. 앞서 조 명예회장은 MBK가 공개매수 가격을 인상할 경우 사재를 털어서라도 경영권을 지키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지난 14일 한국앤컴퍼니 지분 2.72%를 취득했다고 밝혔으며 이번 주식 취득으로 보유 지분은 3.04%로 늘어났다. 현재까지 조 명예회장이 주식 취득을 위해 지출한 금액은 약 622억원에 달한다.


조 명예회장이 보유 중인 자금력을 고려하면 향후 한국앤컴퍼니 지분 추가 매입 가능성도 열려있다. 시장에선 조 명예회장이 최소 5000억원 이상의 현금동원이 가능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실제 조 명예회장은 차남인 조현범 회장에게 한국앤컴퍼니 보유 지분 전량(23.59%)을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넘기고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 지분 5.67%를 전량 증여한 금액만 3000억원 이상이다. 뿐만 아니라 과거 경영 일선에 있을 당시 받은 보수와 배당금도 상당하다.


이는 MBK가 공개매수에 사용할 수 있는 최대금액과도 비슷한 수준이다. MBK는 공개매수 가격 인상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반복해왔지만 지난 15일 돌연 공개매수 가격을 기존 2만원에서 2만4000원으로 올렸다. 이에 따라 최대 공개매수 대금은 (매각수수료 포함)도 5210억원에서 6250억원으로 늘어났다. 자금동원력 자체만 놓고 보면 MBK가 앞설 순 있지만 조현범 회장 측이 확보해야 될 지분이 4~5% 내외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이 쩐의 전쟁에서 밀릴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다.

   

이날 효성그룹 계열사인 효성첨단소재도 한국앤컴퍼니 지분을 확보하고 사실상 조현범 회장 측 우호 지분에 이름을 올렸다. 또한 효성첨단소재는 조현범 회장과 의결권 공동 행사를 위한 주식 공동 보유 합의도 체결했다.


이같은 효성첨단소재의 우호세력 합류는 조 명예회장의 입김이 작용된 것으로 보인다. 조 명예회장은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의 동생으로 1985년 한국타이어를 독립해 효성그룹에서 분리해 나왔다.


시장에선 효성첨단소재가 조현범 회장의 백기사로 나선 것으로 해석하고 있지만 회사 측은 이번 주식 취득 목적을 '사업 시너지를 위한 것'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효성첨단소재의 주력제품인 타이어코드(섬유재질의 타이어 보강재)를 한국타이어에 공급하고 있는데 양사간의 사업적 시너지를 더욱 키우기 위해 지분을 투자했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이는 MBK의 문제 제기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MBK는 "기존 최대주주의 우호 지분 확보를 목적으로 기업이 주식을 매입할 경우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 의무(선관주의의무)' 위반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선관주의의무는 이는 의무자가 속하는 사회적 지위, 종사하는 직업 등에서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정도의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앞서 지분을 추가 매입한 hy(한국야쿠르트)가 '단순 투자목적'이라고 밝힌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hy는 MBK가 공개매수 의사를 밝힌 지난 5일 한국앤컴퍼니 주식을 추가 매입했다. 구체적인 매입 규모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시장에선 약 40억~50억원 규모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hy는 과거 160억원을 투입했으며 2022년 말 기준 1% 미만의 지분을 보유해왔다.


MBK는 지난 15일 공개매수 가격을 기존 2만원에서 2만4000원으로 올렸다. 조 명예회장의 장녀인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은 지분 0.81%를 보유하고 있으며, 장남인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18.93%)과 차녀 조희원 씨(10.61%), 조 이사장 지분을 모두 더하면 총 30.35%다. 이들은 MBK와 손잡고 한국앤컴퍼니 지분을 공개매수해 경영권을 가져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MBK가 공개매수 가격을 인상하자마자 조현범 회장 측 우호세력도 지분 매입에 나서기 시작했다"며 "효성첨단소재가 참여한 것도 사실상 백기사 역할을 자처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MBK가 선관주의의무를 내세우는 등 우호세력들을 막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는 만큼 hy와 효성첨단소재 등도 별도의 투자 명분을 만들어 내세우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조양래 한국앤컴퍼니그룹 명예회장, 효성첨단소재가 한국앤컴퍼니 지분을 취득했다. (출처=전자공시시스템, 딜사이트 재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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