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셋+]
수산인더스트리
더딘 공모자금 집행, 사업다각화 언제쯤
①1년간 1400억 중 5억 사용, 필리핀 수력발전소 낙찰 무산 탓…"내년 가시화"
이 기사는 2023년 12월 22일 15시 5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봉섭 수산인더스트리 대표이사.(사진=수산인더스트리)


[딜사이트 정동진 기자] 수산인더스트리가 사업다각화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기업공개(IPO)를 통해 1400억원가량의 자금을 조달했지만 좀처럼 투자처를 찾지 못해 1년 넘게 개점휴업 상태에 빠져 있어서다. 


주주들 사이에선 수산인더스트리의 이런 행보를 두고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다. 다만 최근 지역냉난방 공급업체 '휴세스' 지분 인수를 추진하는 등 신규 사업 확보에 나선 모습이다.


◆공모자금 집행률 0.003%, 신규사업 추진 '개점휴업'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수산인더스트리는 지난해 8월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했다. 당시 공모금액은 2000억원으로 구주매출(500억원)과 빌행비용 등을 제외하면 1471억원가량의 신규 자금을 조달했다.


수산인더스트리는 공모자금의 사용 계획도 밝혔다. 발전사업 투자 등 국내외 지분투자로 1100억원, 해외시장 진출 등 운영자금으로 371억원을 쓰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국내의 경우 열분해유·바이오매스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 관련 산업에 투자하고, 해외에서는 필리핀을 비롯한 동남아시아의 발전소 지분 투자를 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수산인더스트리가 상장한 지 1년4개월이 지난 현재 공모자금은 거의 사용되지 않았다. 회사가 공시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9월말 기준으로 천안 R&D센터 구축에 4억8600만원을 사용한 게 전부다. 불과 0.003%의 공모자금 집행률을 보인 셈이다.


수산인더스트리가 IPO 당시 제출한 자금계획서상의 올해 집행계획과 비교해도 마찬가지다. 올해 국내외 지분투자 200억원, 운영자금 157억원을 집행한다는 계획이었다. 이 때문에 사업다각화 작업이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빠졌다는 평가다. 


수산인더스트리 공모자금 사용내역. (출처=증권신고서)

공모자금 집행이 늦어지는 이유는 뭘까. 수산인더스트리 측은 필리핀 카세크난(Casecnan) 수력발전소 지분 인수 실패 등을 꼽았다. 예컨대 지난 5월 수산ENS, EEI 파워, Mapalad 파워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카세크난 수력발전소 지분 매각에 2억9889만달러 규모로 입찰했으나 낙찰받지 못했다. 필리핀 에너지기업인 퍼스트젠(First Gen)이 최저 입찰금액(2억2727만달러)의 두 배에 가까운 금액(5억2600만달러)로 입찰한 탓이다.


수산인더스트리 관계자는 "카세크난 수력발전소 이외에도 인도네시아 LNG 설비 입찰 등 다양한 투자 대상을 물색·검토 중"이라며 "내년 초부터는 관련 성과가 가시화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주주 불만 '고조'…휴세스 지분 인수 등 신사업 추진


수산인더스트리의 사업다각화 작업이 더디게 진행된 사이 주가가 하락하면서 주주들의 불만은 커졌다. 일부 주주들은 회사가 해외 우량기업 매수, 신사업 진출 계획 등은 추진하지 않고, 기업가치 제고에 나서지 않고 있다는 지적한다.


다만 최근 지역냉난방 공급업체 '휴세스' 지분 인수 등 신사업 추진에 나서는 모습이다. 앞서 수산인더스트리는 지난 8일 휴세스 지분 매각 거래의 낙찰자로 선정됐다고 공시했다.


휴세스는 지난 2006년 삼천리와 한국지역난방이 합작설립한 법인으로, 삼천리가 51%, 한국지역난방이 49%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수산인더스트리는 이 중 한국지역난방 보유분에 대한 지분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낙찰금액은 305억원이다.


이번 거래가 마무리되면 수산인더스트리는 공모자금 사용 계획을 일부 달성할 수 있게 된다. 실사·계약조건 조정 등의 절차가 남아있어 실제 자금 집행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수산인더스트리 관계자는 "현재 발전소 정비업을 영위하고 있지만 발전소 운영에도 관심 있다"며 "이번 지분 투자를 통해 삼천리로부터 휴세스 운영 노하우를 전수받아 차후 발전소 인수·운영을 위한 레퍼런스로 삼겠다"고 설명했다. 


다만 수산인더스트리의 계획이 현실화될 수 있을지 미지수다. 휴세스는 발전소를 운영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휴세스는 남동발전·동부발전처럼 직접 발전소를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발전소에서 공급받은 열로 지역냉난방 사업을 하고 있다"며 "지분 인수를 한다고 해서 삼천리 측이 관련 노하우를 전수해 줄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종목
관련기사
핀셋+ 551건의 기사 전체보기
수산인더스트리 1건의 기사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