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길 바쁜 씨아이테크, '경영권 분쟁'에 발목잡히나?
수익성 제고 필요한 시기, 2대주주와 법적다툼 장기화
이 기사는 2023년 12월 11일 07시 3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출처=씨아이테크)


[딜사이트 최홍기 기자] 유가증권 상장사인 씨아이테크의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가뜩이나 수익성 제고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시기에 또 다른 암초를 만났다는 평가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씨아이테크는 올 3분기까지 누적기준 매출 398억원, 영업손실 5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6% 증가했지만, 손실 규모(전년 8억원)는 같은 기간 6배 이상 불었다. 매출원가가 24.1% 늘어나고 판매·관리비도 19.7% 증가하는 등 수익성이 악화된 결과로 풀이된다. 


씨아이테크의 전신은 삼영홀딩스다. 지난 2015년 키오스크 개발, 제조 업체인 씨아이테크를 흡수합병한 뒤 사명을 씨아이테크로 변경했다. 현재 정보통신(IT), 유통, 부동산 등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다. 이중 IT사업 부문은 자동증명발급기, 티켓발권기, 디지탈 광고 KIOSK, 디지탈 안내 KIOSK 등으로 구성돼 있다.


씨아이테크는 '코로나 팬데믹' 시기 비대면 수요가 급증하면서 키오스크 사업이 단기간 대폭 성장했다. 엔데믹으로 전환된 이후에는 이전과 같은 수혜를 누리진 못했지만, 오프라인 매장의 키오스크 도입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점진적인 성장을 지속해 왔다. 여기엔 최저임금 상승 등으로 인건비에 부담을 느낀 점주들이 고정비 절감을 위해 무인기기 도입을 선호하게 된 시장 분위기도 한몫했다. 


반면 원가와 비용을 효율적으로 통제하는데는 실패했다. 이 결과 수익성 악화라는 결과물을 냈다. 회사는 앞으로 범용 키오스크 제품 비중을 줄이고, 고객 맞춤형 제품 생산에 집중하는 전략을 통해 수익성을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을 세운 상태다. 재고부담, 불필요한 판관비 등을 줄여 수익성 제고에 나서고, 각 고객별 니즈에 맞춰 전문성 높은 제품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회사가 실적개선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에서 때 아닌 추가 악재가 터졌다. 경영권 관련 법적분쟁에 휘말린 것이다. 씨아이테크는 2대주주인 이학영 헌터하우스 대표가 회계장부 등 열람등사 가처분 소송의 기각 결정과 관련해 항고했다고 지난달 20일 공시했다. 이번 법적 다툼은 올 초 씨아이테크 임원 교체를 둘러싸고 회사 측과 이학영 대표 간 갈등으로 촉발됐다.


이 대표는 앞서 씨아이테크의 대주주가 기존 위드윈에서 씨엔씨기술로 변경되는 과정에서 대량 반대매매가 일어났음에도, 각 이해 당사자가 이를 숨기고 허위로 지배력을 구축했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지난 6월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경영권 참여'로 변경하고 자신을 포함한 9명의 이사 선임을 주요 안건으로 임시주총 소집 허가서를 서울동부지방법원에 제출했다. 8월에는 회계장부 등 열람 등사 가처분 신청까지 했다. 이에 대해 법원측이 모두 기각결정을 내리자 재차 항고에 나선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분쟁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 대표의 씨아이테크 보유지분이 경영권을 위협할 만한 수준으로 올라와 있기 때문이다. 올 3분기말 기준 씨아이테크 최대주주는 모기업인 씨엔씨기술(17.52%)이다. 이어 벨에포크자산운용 6.77%, 이학영 대표 5.67% 순이다. 다만 이 대표의 경우 자신이 이끌고 있는 헌터하우스가 5.58% 규모의 지분을 들고 있고, 지난 10월 주식 약 22만주까지 추가로 매입한 점까지 더하면 총 11.69%로 지분이 늘어난다. 사실상 2대주주 자리를 공고히 하며 최대주주를 위협하고 있는 셈이다.


씨아이테크는 이 같은 일련의 분쟁에 대해 불쾌감을 숨기지 않고 있다. 김대영 씨아이테크 대표는 최근 주주들을 대상으로 한 공지글에서 "최근 불순한 목적을 갖는 특정세력이 적대적 인수합병(M&A)를 시도하고 있으며 각종 음해성 소문과 소송 등으로 회사 본연의 업무에 상당한 차질을 빚고 있다"며 "더는 묵과할 수 없다고 판단해 단호히 대응해나갈 방침이며 위법사항에 대한 법적인 대응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 업계 관계자는 "키오스크 시장에서 기술력 및 성장세로 두각을 나타내 온 씨아이테크가 때 아닌 경영권 분쟁으로 혼란을 겪고 있다"며 "이번 분쟁을 잘 극복하고 수익성 개선이라는 과제까지 해결해 낼 지 업계에선 큰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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