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캣 키운 '씨엔티테크', 국내 첫 상장 AC 유력
한화플러스2호스팩과 합병 추진…오픈놀 제외 시 첫 사례
이 기사는 2023년 12월 07일 15시 5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최양해 기자] 국내 액셀러레이터 씨엔티테크가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합병을 통해 내년 상반기 코스닥 상장에 도전한다. 합병이 예정대로 이뤄질 경우 액셀러레이팅을 주력 사업으로 영위하는 운용사로는 처음으로 증시에 입성할 전망이다.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씨엔티테크는 이날 한화플러스제2호스팩과의 합병을 위한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했다. 한화플러스제2호스팩이 소멸하고, 씨엔티테크가 존속하는 스팩소멸방식 합병을 추진하기로 했다.


예비심사를 원만하게 통과할 경우 합병기일은 내년 5월 7일이다. 합병 신주는 같은 달 24일 상장한다. 두 회사 간 합병비율은 1대 0.4510495, 합병가액은 주당 4434원이다.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1000억~1300억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씨엔티테크 최대주주는 전화성 대표(지분율 42.09%)다. 합병 후 전 대표의 지분율은 39.27%로 변할 예정이다. 한화플러스제2호스팩 주주가 보유한 전환사채(CB)를 보통주로 전량 전환할 경우 전 대표의 지분율은 38.59%까지 낮아질 수 있다.


씨엔티테크는 스팩 합병 전 액면분할과 무상증자를 단행하는 등 상장 준비를 착실히 해온 것으로 파악된다. 작년 말 262만8488주였던 발행주식수를 올 들어 2621만2755주까지 늘렸다. 주당 액면가는 500원에서 1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주식수를 늘려 스팩 합병에 유리한 기업가치를 산정하고, 상장 후 유통량을 늘리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합병을 통해 씨엔티테크가 확보할 수 있는 자금은 90억원 상당이다. 조달한 자금은 개인투자조합 결성, 보육사업을 위한 인적자원 채용 등에 투입할 예정이다. 주요 사업 중 하나인 푸드테크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분야에도 일부 투자를 단행할 계획이다.


씨엔티테크는 2003년 문을 연 1세대 푸드테크 플랫폼 기업이다. 배달음식을 주문할 때 사용하는 '1588 대표전화' 플랫폼을 만든 것으로 유명하다. 피자, 치킨, 햄버거 등 100여개 이상의 외식 브랜드를 다룬다. 여기서 발생하는 연간 거래액만 1조3000억원이 넘는다.


2012년부터는 액셀러레이팅 사업에 진출했다. 10여년간 300개 넘는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4000개 이상의 벤처기업을 육성했다. 쿠캣, 더맘마, 글로랑, 클로저, 유니드봇, 딜리셔스, 키위플러스 등이 대표적인 포트폴리오로 꼽힌다.


특히 쿠캣의 경우 씨엔티테크 투자 후 기업가치가 40배(3000%) 성장하며 국내 대표 푸드미디어로 성장했다. 키즈폰 제조업체 키위플러스 또한 투자 후 기업가치가 6배(500%) 이상 껑충 뛰며 2018년 카카오에 인수합병됐다.


씨엔티테크가 예정대로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경우 국내 액셀러레이터 최초로 증시에 입성하는 기록을 남기게 된다. 지난 6월 액셀러레이터 라이선스를 보유한 오픈놀이 상장에 성공하긴 했지만, 본연 사업인 커리어 채용 플랫폼으로서 상장 문턱을 넘었기 때문이다.


벤처투자 업계 한 관계자는 "오픈놀은 전체 매출에서 커리어 채용 플랫폼이 차지하는 비중이 70~80%에 달해 액셀러레이터로서 상장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며 "씨엔티테크가 증시에 입성할 경우 실질적인 국내 첫 상장 액셀러레이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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