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스퀘어, 11번가 '5000억' 콜옵션 포기
'드래그얼롱 보유' FI 통한 강제매각 전망...잔금 0원 가능성도
이 기사는 2023년 11월 29일 16시 5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공=SK스퀘어)


[딜사이트 김진배 기자] SK스퀘어가 재무적투자자(FI)들이 보유한 지분(18.18%)에 대해 콜옵션(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하지 않기로 했다. 향후 11번가는 FI에 의해 강제매각 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스퀘어는 사모펀드(PEF) 운용사 H&Q코리아가 보유한 지분에 대해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H&Q코리아는 향후 드래그얼롱(동반매도청구권)을 활용해 SK스퀘어 지분을 묶어 11번가를 매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콜옵션을 포기한 이유로는 금액에 대한 부담이 지목된다. 지분을 되사는 것을 선택할 경우 SK스퀘어는 H&Q코리아에 투자원금에 이자비용을 더한 5500억원 상당을 지급해야 한다. 회사가 현금성 자산을 5616억원 가량 보유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자금을 투자금 상환에 쓰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평가다.


SK스퀘어가 콜옵션을 포기하며 11번가는 다시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올 전망이다. 다만 이번에는 SK스퀘어가 보유한 지분(80.3%)에 대해 드래그얼롱을 보유한 H&Q코리아 주도 하에 매각이 진행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당초 거론됐던 것보다 낮은 밸류에이션에 매각이 진행될 가능성도 상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H&Q코리아가 투자비히클로 활용해 1000억원을 투입한 3호 블라인드펀드의 만기가 다가온 만큼, FI는 조기에 거래를 종결시키는데 집중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현재 11번가의 기업가치는 약 1조원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다.


SK스퀘어가 11번가에서 자금을 한 푼도 건지지 못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FI가 매각대금에서 투자금을 먼저 회수하고 남은 자금을 SK스퀘어가 가져가는 구조기 때문이다. 11번가 밸류에이션이 낮게 책정될수록 SK스퀘어가 가져갈 수 있는 자금은 적어진다.


IB 업계 관계자는 "11번가의 기업공개(IPO) 실패가 대주주인 SK스퀘어의 자회사 포기로 이어지는 결과를 낳았다"며 "SK그룹에 속한 복수의 회사들이 이와 비슷한 거래 구조를 많이 만들어 놓은 만큼 앞으로 다른 FI와의 관계가 어떻게 변화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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