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손보, 후순위채 발행…매각前 재무지표 관리?
고금리에 이자부담 '쑥', 보완자본 비중↑…자본 질 저하 우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28일 11시 0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손해보험 사옥 전경(제공=롯데손해보험)


[딜사이트 박안나 기자] 롯데손해보험이 7월에 이어 또 다시 7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한다. 기존에 발행했던 후순위채의 상환 없이 신규 발행되는 만큼 자본적정성 개선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경영권 매각을 앞두고 롯데손보가 후순위채를 발행해 경영지표 다듬기에 적극 나서는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고금리 상황에 따른 자본비용 부담과 보완자본 증가에 따른 자본의 질적 저하 우려도 함께 부각되는 만큼, 매각 성사에 미칠 영향은 속단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롯데손보는 다음 달 4일 7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한다. 10년 만기에 5년 뒤 조기상환(콜옵션) 조건이 포함됐다. 당초 발행규모는 400억원이었지만 초과수요가 몰리면서 증액 발행을 결정했다.


◆ 자본성증권 잔액 22%↑…이자비용 32%↑


롯데손보는 올해 6월에 앞서 2018년 발행했던 600억원 규모 후순위채를 조기상환했다. 콜옵션(조기상환권)을 행사한 뒤 6월 100억원, 7월 700억원 등 후순위채 통해 모두 800억원을 조달했다.


2018년 발행한 후순위채의 금리는 5.32%였지만 조기상환 후 조달한 800억원의 금리는 7.50%였다. 롯데손보가 부담하던 기존 후순위채 600억원의 연간 이자비용은 32억원이었지만, 금리가 높아지면서 600억원에 해당하는 이자비용은 45억원으로 늘었다.


6월 후순위채를 상환하기 전인 지난해 연말 기준 롯데손보의 자본성증권 규모는 4160억원이었다. 이 금액의 표면 이율에 따른 연간 이자비용은 245억원으로, 평균 금리는 5.88%였다. 하지만 올해 600억원 차환 및 200억원 추가발행 이후 자본성증권의 평균 금리는 6.26%로 상승했다. 표면 이자비용은 연간 273억원으로 28억원 늘었다.


12월 발행 예정인 후순위채 700억원의 금리는 7.29%로 정해졌다. 이번 후순위채 발행이 마무리되면 롯데손보의 자본성증권 발행규모는 5060억원으로 증가한다. 발행규모 대비 표면 이율에 따른 연간 이자비용은 323억원, 평균 이자율은 6.40%다.


지난해 연말과 비교해보면 4160억원이었던 자본성증권 발행규모는 5060억원으로 21.6% 증가하게 된다. 같은 기간 표면 이자비용은 연간 245억원에서 323억원으로 78억원 늘어난다. 증가 폭은 무려 31.8%에 달한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롯데손보는 자본성증권 콜옵션 시기가 도래하면서 차환부담이 지속되는 데다 금리가 상승하면서 조달비용이 늘어 수익성 측면의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 가용자본 대비 자본성증권 비중 높아


6월 말 기준 롯데손보의 신지급여력(K-ICS)비율은 경과조치조치 적용 전 143.1%, 경과조치 적용 후에는 190.2%로 집계됐다. 지급여력비울은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자본적정성을 보여준다. 가용자본(지급여력금액)을 요구자본(지급여력기준금액)으로 나눠서 구한다.


롯데손보는 K-ICS 도입에 따라 요구자본에 새롭게 추가되는 보험위험액에 대한 경과조치를 적용받고 있다. 가용자본(지급여력금액)은 경과조치와 상관없이 2조6580억원으로 동일하지만, 요구자본(지급여력기준금액)은 1조8579억원에서 1조3976억원으로 경감됐다.


앞서 7월 후순위채 발행과 달리 이번에는 만기가 돌아오는 기발행 자본성증권이 없다. 발행 금액 모두 자본으로 인정돼 가용자본이 증가하게 된다. 롯데손보의 K-ICS비율은 경과조치 적용 후 200% 수준까지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롯데손보가 연이어 자본성증권을 발행하면서 절대적 자본 규모는 확대되고 있으나 질적 측면은 오히려 악화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후순위채, 신종자본증권 등 보완자본 의존도가 높아지는 것에 따라 자본의 질이 저하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급여력비율을 산출할 때 분자에 들어가는 가용자본은 기본자본과 보완자본으로 구성된다. 후순위채로 조달한 금액과 신종자본증권 일부는 보완자본에 들어간다. 6월말 기준 롯데손보의 가용자본에서 자본성증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13%로 집계됐다. 하반기 후순위채 발행에 따른 자본변동 영향만 놓고 보면 가용자본 대비 자본성증권의 비율이 18% 수준까지 높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기업평가는 "지급여력의 구성항목에 따라 완충 능력이 차별화되기 때문에 지급여력의 절대적인 규모뿐만 아니라 질적인 측면도 주요 평가대상"이라며 "지급여력금액 중 보완자본의 비중이 높으면 이자상환 부담으로 전반적인 재무융통성이 제한되며, 만기가 있을 경우에는 차환발행 리스크에도 노출된다"고 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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