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젠, 실적 부진 해결의 열쇠는 '서브컬처'
MMORPG 전문사 이미지 탈피…새 수익원 구하고 이용자층도 확대
이 기사는 2023년 11월 24일 17시 0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웹젠에서 자체 개발 중인 서브컬처 게임 '테르비스'. (제공=웹젠)


[딜사이트 이규연 기자] 웹젠이 서브컬처라는 새로운 게임 장르에 도전하고 있다.


웹젠은 '뮤'로 대표되는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전문 게임사로 그동안 이름을 알려왔다. 다른 주력 수익원인 'R2M' 역시 모바일 MMORPG 게임이다.


그러나 웹젠은 2023년 하반기 들어 서브컬처 게임을 잇달아 내놓는 등 이전과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기존 게임의 매출 감소에 대응할 새 수익원을 찾는 동시에 중장기적으로는 주요 이용자층의 확대까지 노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24일 웹젠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웹젠은 1분기부터 3분기까지 연결기준으로 누적 매출 1256억원을 거뒀다. 전년 동기 1990억원 대비 매출이 36.9%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연결기준 영업이익도 316억원으로 전년 동기 653억원 대비 반토막이 났다.


웹젠의 최근 3년 동안 연결기준 연간 매출을 살펴보면 2020년 2941억원, 2021년 2848억원, 2022년 2421억원으로 완만하게 줄어들었다. 영업이익도 2020년 1083억원, 2021년 1030억원, 2022년 830억원으로 마찬가지였다. 이런 추세가 2023년에도 이어진 셈이다.


웹젠은 2001년 내놓은 PC온라인 게임 '뮤 온라인'의 흥행 이후 뮤 IP(지식재산권)을 활용한 MMORPG를 주력 수익원으로 삼아왔다. 그 예로는 모바일 MMORPG로 나온 '뮤 오리진'과 '뮤 아크엔젤' 시리즈를 각각 들 수 있다.


웹젠의 또 다른 대표 게임은 PC온라인 게임 'R2' IP 기반 모바일 MMORPG R2M이다. R2M은 2020년 출시 이후 비교적 꾸준한 성과를 내고 있다. 모바일 게임 집중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R2M은 현재도 구글플레이 매출 50위권 안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다만 웹젠은 2022년 2월 '뮤 오리진3'을 내놓은 뒤 2023년 9월 '라그나돌: 사라진 야차 공주'를 출시하기 전까지 별다른 신작을 선보이지 않았다. 그동안 기존 주력 게임들의 매출이 줄어들면서 웹젠의 전체 실적 감소로 이어졌다.


여러 게임사들이 대규모 모바일 MMORPG를 잇달아 내놓으면서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점도 웹젠에게는 악재일 수 있다. 모바일 시장 조사기업 센서타워에 따르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한국 모바일 게임 시장의 전체 매출 가운데 58%가 MMORPG 장르에서 나왔다.


웹젠이 최근 서브컬처 게임으로 눈을 돌린 것은 이런 상황을 타개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서브컬처 게임은 일본 애니메이션풍의 미소녀·미소년 캐릭터가 등장하는 게임을 아우르는 용어다.


웹젠은 서브컬처 게임인 라그나돌과 '어둠의 실력자가 되고 싶어서!: 마스터 오브 가든' 퍼블리셔를 맡아 두 게임을 9월 국내에 출시했다. 라그나돌은 일본에서 2021년 10월 출시된 게임이고 어둠의 실력자가 되고 싶어서는 같은 이름의 일본 인기 라이트 노벨을 원작으로 만들어졌다.


여기서 나아가 웹젠은 서브컬처 게임을 직접 개발하고 있다. 웹젠은 16일부터 19일까지 열린 게임쇼 '지스타 2023'에 자체 개발작인 서브컬처 게임 '테르비스'를 출품했다. 테르비스의 출시 목표 시기는 2024년 하반기다.


물론 웹젠의 서브컬처 게임 도전은 이제 막 발걸음을 디딘 수준이다. 9월에 퍼블리싱한 두 서브컬처 게임보다 10월에 내놓은 모바일 MMORPG '뮤 모나크'가 훨씬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라그나돌은 23일 구글플레이 기준 매출 50위권 안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고 어둠의 실력자가 되고 싶어서!는 44위에 머물렀다. 뮤 모나크가 5위를 차지한 것과 비교되는 성적이다.


그럼에도 웹젠은 서브컬처 게임에 꾸준히 도전하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블루 아카이브'와 '승리의 여신: 니케' 등 글로벌 서브컬처 흥행작이 나오는 등 국내와 해외를 가리지 않고 빠르게 늘어나는 서브컬처 게임 이용자층을 공략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천삼 웹젠노바 대표가 18일 지스타 현장 간담회에서 "웹젠의 기존 이미지를 탈피해 종합 개발사로서 이용자에게 새로운 재미를 선보이지 않으면 향후 웹젠이라는 회사가 팬들에게 사랑받을 수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웹젠노바는 웹젠 자회사이자 테르비스 개발사다.


웹젠 관계자는 "현재 계약했거나 계약 마무리 단계인 퍼블리싱 게임 가운데 서브컬처 게임도 포함돼 있다"며 "최근 트렌드가 MMORPG 외에 다른 장르나 플랫폼으로 다양화되면서 우리도 서브컬처 게임 등을 퍼블리싱하거나 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되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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