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社 벤처투자]
환경오염 지적받는 하이브, 벤처로 실마리 찾는다
① 실물앨범 판매 늘어 플라스틱 사용량 급증...가상앨범 플랫폼·친환경 인쇄社 투자
이 기사는 2023년 11월 23일 09시 5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김태호 기자] 국내 대형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의 올해 벤처투자 키워드 중 하나는 '친환경'이다. 회사는 가상앨범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 업체와 친환경 인쇄 전문기업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실물앨범 판매가 늘어나면서 플라스틱 폐기물도 급증해, 환경단체 등으로부터 매서운 비판을 받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 등에 따르면 하이브는 지난 6월 벤처기업 '미니레코드' 시리즈A 단계 투자유치에 참여해 10억원을 집행, 보통주 신주 3만6040주(3.1%)를 취득했다. 미니레코드는 실물 대신 어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음악을 제공하는 음반을 통칭하는 '플랫폼앨범'을 만드는 회사다.


또 하이브는 같은달 친환경 인쇄 전문기업인 '포레스트팩토리' 시리즈A 투자에도 동참해 6억원을 집행, 전환우선주(CPS) 신주 8만1001주를 취득했다. 보통주 전환비율(1:1)을 고려하면 하이브 지분율은 9.9%인 것으로 파악된다. 주요주주가 되는 지분율(10%) 턱밑까지 투자한 것이다.


◆ 실물앨범 판매 증가로 年 매출 2조 눈앞...플라스틱 폐기물 급증, '가상앨범' 주목


하이브가 투자한 두 기업은 '친환경'이라는 키워드로 묶인다. 하이브는 올해 연 매출 2조원을 넘보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동시에 과도한 마케팅으로 환경오염을 부추긴다는 비판을 받고 있어 이같은 지분 투자를 단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물앨범 판매가 증가하면서, 플라스틱 사용량도 같이 늘어나고 있다. 하이브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31.1%에 이르는 5520억원이 음원·음반 판매에서 발생했다. 이 기간 하이브가 CD 등 제품 제작·포장으로 사용한 플라스틱만 895톤이다. 올해 사용량은 더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하이브의 올해 3분기 누적 연결기준 음원·음반 매출은 6943억원(44.2%)을 기록했다.


플라스틱 사용량과 비례해 폐기물 양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엔터사들의 사업 전략에 힘입어 팬 한 명이 실물앨범을 많게는 수백장씩 구매하는 문화가 형성됐고, 그 과정에서 버려지는 CD가 늘어났다. 팬들은 아이돌 사진이 인쇄된 포토카드를 수집하고 사인회 참석 추첨권 등을 받기 위해 실물음반을 대량으로 산다.


엔터사 입장에서 '플랫폼앨범'은 환경오염의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실물앨범에 포토카드 등은 그대로 포함시켜 수익성은 유지하되, CD는 스트리밍 서비스와 연결되는 QR코드 등으로 대체해 플라스틱 폐기물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물론 플랫폼앨범이 당장 실물앨범을 대신할 수는 없다. 다만 장기적인 관점으로 보면 관련 사업을 확장해야 하는 상황이다.


하이브의 '미니레코드' 투자도 이같은 맥락에서 이뤄진 것으로 분석된다. 하이브가 현재 자체 플랫폼앨범 서비스인 '위버스앨범'을 운영 중이지만, 미니레코드는 이 분야에 먼저 뛰어들어 현재 관련 사업에 대한 핵심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때문에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CJ그룹 오너일가 가족회사인 '씨앤아이레저산업'도 미니레코드에 각각 15억원, 18억원을 투자했다.


◆ 자산 5조 돌파, '준대기업' 지정 유력...친환경 인쇄업체 투자로 ESG 경영 강화


하이브가 '포레스트팩토리'에 투자한 이유는 CD 외 구성물인 포토북·포토카드 제작 과정에서 불거지는 환경오염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한 목적인 것으로 풀이된다. 포토북·포토카드는 제품 퀄리티를 높이기 위해 특수 코팅 용지로 제작되므로 재활용이 까다롭다고 알려졌다. 하이브는 이미 포레스트팩토리를 통해 앨범 구성물 일부를 인쇄하고 있다.


하이브는 ESG 경영을 더욱 강화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기도 했다. 올해 3분기 연결기준 자산총액 5조4593억원을 기록해 국내 엔터사 최초로 준대기업 기준(5조원)을 충족했기 때문이다. 회사를 바라보는 외부의 눈이 더 늘어난 것이다. 하이브는 미국 힙합 레이블인 'QC 미디어 홀딩스' 등을 인수해 올해 영업권 등 무형자산만 5415억원을 늘렸다.


실제로 하이브는 이사회 내 지속가능경영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올해는 10대 지속가능경영 이슈를 선정하고 '친환경 공식 상품 및 환경을 위한 투자'를 넓히겠다고 공언했다. 여기에는 디지털 QR코드 방식의 음반 발매, 친환경 잉크 등을 사용한 앨범 제작 등이 포함된다.


하이브의 포레스트팩토리 투자는 다른 엔터사와 파트너쉽을 강화하기 위한 측면도 있다. 포레스트팩토리는 YG PLUS와 예인미술이 함께 설립한 회사로, 전환비율을 고려하면 YG PLUS는 회사 지분 25%를 들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JYP엔터는 하이브와 같은 시점 회사에 15억원을 투자해 지분 약 25%를 확보한 상태다. JYP엔터 주식 수는 YG PLUS보다 1주 적다.


하이브 관계자는 "플랫폼앨범 시장 발전을 위해 관련 기술을 지닌 업체와 교류할 필요가 있었고, 그 과정에서 미니레코드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며 "포레스트팩토리 투자를 통해서는 최근 화두인 친환경 경영 등에 대한 행보를 넓혀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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