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M&A 포럼]
"내년 딜 가뭄 지속, 하반기 점진 회복 전망"
박대준 삼일PwC 대표 "대기업發 빅딜 및 산업간 M&A 증가할 것"
이 기사는 2023년 11월 22일 07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최양해 기자] 올 한해 국내외 인수합병(M&A) 시장이 '딜 가뭄'을 겪고 있는 가운데 내년에도 이 같은 현상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경기침체와 고금리 등 각종 위험부담(리스크) 요인이 해소되지 않은 만큼, 급격한 반등보다는 하반기부터 점진적 회복이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박대준 삼일PwC 딜 부문 대표(사진)는 2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딜사이트 2023 M&A포럼'에서 "올 상반기 거래 증감률로 추정한 연간 M&A 실적은 국내외 모두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해외는 2018년 이후 최저치, 국내는 2019년과 유사한 수준으로 줄어든 거래건수와 금액을 기록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발표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글로벌 M&A 거래건수는 2만7003건, 거래금액은 1조2100만달러(약 1290조원)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거래건수는 9%, 거래금액은 39% 줄어든 규모다. 국내 M&A 또한 거래건수(879건)와 거래금액(35조원)이 각각 13.3%, 24.9% 감소했다.


딜이 가장 활발했던 산업군은 '정보기술(IT)·미디어·통신' 업종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딜의 27.8%, 국내 딜의 32.7%를 차지할 정도로 거래건수가 많았다. 거래금액이 큰 메가딜은 주로 에너지·유틸리티·소재 업종에서 성사됐다. 디지털혁신(DX)과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등 메가트렌드가 반영된 결과라는 게 박 대표의 설명이다.


박 대표는 내년에도 침체된 시장이 빠르게 회복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고금리 기조 지속과 자본시장 불안정으로 당분간 '빅딜'이 많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하반기 이후 점진적 개선이 기대되긴 하지만, 연간 M&A 거래는 2022년보다 낮은 수준에 머물 것으로 진단했다.


이밖에 주목할 만한 변화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우선 사모펀드(PE) 투자가 줄어든 자리를 대기업이 채울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성사된 메가딜 3분의 2가 대기업발 M&A라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며 투자 제약이 많아진 PE와 달리 현금이 풍부한 대기업은 오히려 낮은 밸류에이션(기업가치)에 M&A를 시도할 수 있는 여력이 충분하다는 이유에서다.


박 대표는 "향후 규모가 큰 메가딜은 대기업 전략적투자자(SI) 중심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며 "부실 자회사를 정리하는 등 사업구조를 개편하고 글로벌 진출을 모색하는 방향으로 인수 후 통합(PMI)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금융감독원에 등록된 PE가 1000곳을 넘어설 정도로 시장이 포화됐다"며 "올해와 내년을 거치면서 경쟁력을 갖춘 운용사가 생존하는 자연스러운 구조조정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또한 조선, 건설, 유틸리티, 디스플레이 등 부채비율 높은 업종의 구조조정이 증가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형 건설사와 디스플레이 관련 부품·장비업체들이 M&A 매물로 다수 등장할 것으로 분석했다.


융복합(빅블러) 시대 도래에 따른 변화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카카오가 메신저·금융·모빌리티를 아우르고, 네이버가 포털·물류·금융을 융합했듯 산업간 경계를 허무는 M&A가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박 대표는 "빅블러 현상으로 모든 산업 분야에서 다른 분야로 신규 진입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향후 수십년을 좌우할 첨단기술을 확보하려는 대기업들의 M&A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 "당분간 M&A 시장의 메가트렌드는 ▲ESG ▲탈세계화 ▲인구구조 ▲디지털(4차 산업혁명)이 될 것"이라며 "탄소중립이나 바이오 등 첨단산업에 대한 투자와 M&A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도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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