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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LB, HBS 시너지 잰걸음 '눈길'
이노베이션·파나진·글로벌 등 각사 사업 경쟁력 제고 주목
이 기사는 2023년 11월 14일 17시 2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은우 HLB이노베이션 본부장이 9일 공장 내부 설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딜사이트)


[딜사이트 최홍기 기자] HLB이노베이션과 HLB파나진, HLB글로벌이 HLB그룹의 먹거리 발굴 비전에 발맞춰 잰걸음을 하고 있다. 이들 기업이 각각 반도체와 신약·진단사업, 리테일 분야에서 경쟁력 제고에 나서고 있는 까닭이다. 기업별 사업분야는 다르지만 신약개발 과정에서 필요한 연구개발(R&D), 임상·생산, 자금, 인허가, 마케팅, 네트워크 구축과 관련해 각 관계사의 핵심 역량을 통합한 HLB바이오에코시스템(HBS)을 염두한 행보로 풀이된다. 그렇다면 이처럼 HBS 시너지를 목표로 하고 있는 이들 기업의 현주소는 어디쯤일까. 


현장 확인 차원에서 제일 먼저 도착한 곳은 경기도 화성시 향남읍에 위치한 HLB이노베이션. 이곳은 2001년 코스닥에 상장한 반도체 리드프레임 제조 회사다. 부지 내 자리 잡은 공장은 5500㎡ 규모로, 직원들이 리드프레임과 초정밀 금형 등을 제조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었다. 이중 리드프레임은 반도체 패키지의 내부와 외부를 연결해주는 전기 도선의 역할과 반도체를 지지해주는 버팀대 역할을 하는 반도체 핵심 부품이다. 


이 회사에서는 일일 3000만개의 리드프레임을 생산한다. 연간 기준으로는 80억개에 달한다. 최근에는 전장반도체에 쓰이는 전기자동용 파워 모듈 및 친환경 자율주행 ADAS용 MEMS 센서 프리몰드 리드프레임 생산에 선제적으로 집중하고 있단 설명이다.


HLB이노베이션 공장 내부를 안내한 이은우 본부장(상무)은 "제품 구조 조정을 통한 경쟁력 있는 원가 구조로 경쟁사 대비 최대 10%가량 가격경쟁력을 갖추고 파워모듈, 프리몰드, 테스트 소켓용 컨텍 핀 등을 생산하고 있다"며 "35년 이상의 기술력과 다양한 제품군을 바탕으로 국내 및 해외 고객사를 확대하겠단 방침"이라고 말했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이 회사가 올 상반기 반도체 사업 외 바이오사업부를 설립한 점이다. HLB이노베이션에서는 일찍이 HLB제약의 베리스모테라퓨틱스 지분 일부를 취득했고 앞으로 세포 치료제 관련 협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 6월 김승수 온코크로스 상무를 바이오사업부 임원으로 영입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홍철 HLB이노베이션 대표는 "반도체 리드프레임을 제작하는 반도체사업부와 올해 상반기 출법한 바이오사업부 2개의 사업부 각각의 목표를 수립하고 있다"며 "반도체 사업 역량 제고와 함께 바이오 사업은 아직은 초기 단계지만 계열사와 다양한 협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입장은 궁극적으로 HLB그룹의 'HBS' 전략과 맞물려 있다. 다소 생소한 개념의 HBS는 막대한 비용이 투자되는 신약개발 과정에 대한 리스크를 헷지하기 위해 진양곤 HLB그룹 회장이 강조한 시스템이다. HLB이노베이션의 경우 HBS에 맞춰 반도체 사업으로 벌어들인 자금으로 바이오 등에 재투자하는 식의 시나리오가 예상된다. 나아가 HLB에서 개발중인 특정 파이프라인에서 동물 임상시험이 이뤄져야하는 경우, 이를 CRO 계열사인 HLB바이오스텝이 도맡는 방식도 가능하다.


9일 박재진 HLB파나진 연구소장이 분자진단사업과 관련해 자동화추출장비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딜사이트)

HBS 시너지를 목표로 하고 있는 곳은 HLB이노베이션에 이어 방문한 대전 소재의 분자진단 기업 HLB파나진도 마찬가지였다. HLB파나진의 사옥은 구관과 신관으로 나눠져 있었는데 각각 인공 DNA인 PNA를 비롯한 DNA, RNA 등 화학 영역을, 신관에서는 진단제품을 연구, 생산하고 있었다. 


분자진단은 DNA와 RNA 등을 활용해 질병 발생 등을 진단하는 방식을 말한다. HLB파나진은 PNA를 활용해 암 등 다양한 진단 제품을 국내외에 판매 중이다. 최근에는 유전자검체진단 사업과 해외 시장 확대에도 나서고 있는데 이 역시 최종적으로 HBS를 염두한 행보라는 게 HLB의 설명이다. HLB가 일찍이 그룹 차원에서 암진단과 치료를 두 개의 핵심 축으로 삼고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수립한 만큼 올해 들어 진단 업체로 그룹에 합류한 HLB파나진의 위상이 더욱 제고될 것이란 입장이다. 


장인근 HLB파나진 대표는 "자사는 암 진단에 특화된 기업으로 분자진단 제품 다양화, 신규 사업 개척을 통해 실적 제고에 나설 것"이라며 "나아가 자체적인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국내 위주에서 해외 위주로도 사업을 전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곧이어 찾아간 HLB글로벌 역시 HBS와 무관치 않다. 리테일 사업 등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HLB글로벌은 식음료 사업을 담당한 프레시코와 화장품 사업의 HLB생활건강, 바이오의약품 개발 기업 HLB사이언스를 거느리고 있다. 이중 HLB글로벌의 식음료사업 매출은 지난해 기준으로만 전체의 60.6%를 기록하는 등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현재도 콤부차 등 포트폴리오 재정비를 통해 외형 키우기에 나선 상태다. 


업계에서는 HLB글로벌이 자체 사업 경쟁력을 제고한 이후 벌어들인 수익을 신약개발 자금으로 활용할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실제 전북 익산에 소재한 프레시코의 콤부차 생산법인 코아바이오 공장에서 만난 김광재 HLB글로벌 대표는 콤부차 해외 진출 등을 타진하며 추후 (신약 등과 관련) 그룹 계열사들과의 협업을 시사하기도 했다. 내년 실적 턴어라운드를 목표로 전문 인력을 중심으로 부서별 전문성을 극대화하는 한편 사업 간 시너지를 확대해 재무구조 개선과 경영효율성을 증대시켜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신시장 개척에 나서겠단 입장이다.


김광재 대표는 "이번에 둘러본 코아바이오의 콤부차는 현재 싱가폴과 베트남, 일본, 미국 등에 진출해있으며, 앞으로 아시아(홍콩, 필리핀, 태국) 및 유럽(폴란드, 독일, 아일랜드, 영국)을 주요 진출 국가로 삼은 상태"라며 "건강과 웰빙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를 타겟으로 마케팅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지 유통망을 확보하고, 현지 소비자의 입맛에 맞는 제품을 개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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