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 회사채 발행 늦춰 '年 8억 이자 절감'
美 FOMC 직후로 수요예측 연기…투심 회복세 힘입어 발행금리 큰 폭 낮춰
이 기사는 2023년 11월 13일 16시 3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유플러스 용산 사옥 (제공=LG유플러스)


[딜사이트 백승룡 기자] LG유플러스가 회사채 발행 시점을 늦추는 판단으로 동일 등급 발행사 대비 조달금리를 50bp(1bp=0.01%포인트)가량 낮추는 데 성공했다. LG유플러스의 발행액을 고려하면 연간 8억원을 웃도는 이자비용을 아끼게 된 셈이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이날 17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했다. 회사채 만기를 2년·3년·5년 등으로 구성한 LG유플러스는 ▲2년물 4.521% ▲3년물 4.510% ▲5년물 4.598% 등 모든 만기에서 4.5%대 발행금리가 확정됐다. 현재 LG유플러스의 회사채 신용등급은 AA0(안정적)이다.


이번 회사채 발행조건을 두고 시장 안팎에선 LG유플러스의 조달 전략이 빛을 발했다는 평이 나온다. 당초 LG유플러스는 지난달 중순 수요예측에 나설 예정이었지만, 공모채 시장의 투심이 비우호적이라고 판단해 수요예측 일정을 3주가량 늦춰 이달 6일 실시했다. 모집액도 20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큰 폭 낮췄다.


결과적으로 LG유플러스의 전략은 적중했다. 이달 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국내외 채권금리가 하향 안정세로 돌아서면서 기관투자가들의 회사채 투심도 우호적으로 돌아선 것이었다. FOMC 직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최근 몇 달 동안 장기채권 수익률 상승으로 금융 여건이 긴축됐다"고 언급, 사실상 연준의 금리인상이 마무리됐다고 해석된 영향이었다.


실제로 지난달 수요예측에 나선 기업들은 대부분 개별민평금리보다 높은 수준에서 조달금리가 결정되는 등 비우호적인 발행 여건이 지속됐지만, 이달 수요예측에 나선 대한항공과 LG유플러스는 개별민평보다 낮은 구간에서 기관의 매수세가 대거 몰렸다. 시장 분위기는 호전됐지만 회사채 발행물량이 급감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대한항공은 증액 발행을 하면서도 금리밴드 최하단(-30bp)을 밑도는 금리가 결정됐고 LG유플러스도 2년물 +5bp, 3년물·5년물 -1bp 등 민평금리 수준에서 금리가 확정됐다.


LG유플러스와 동일한 신용등급(AA0)을 보유한 기업들의 발행금리를 봐도 ▲SK브로드밴드 4.87~5.00% ▲연합자산관리 4.92~5.12% ▲GS파워 4.59~5.01% ▲롯데칠성음료 4.77% ▲한국투자증권 4.98~5.18% 등 만기별로 5% 안팎에서 형성됐다. 만기별로 4.5%대에서 금리를 확정한 LG유플러스는 동일 등급 발행사 대비 50bp 수준의 금리를 낮춘 셈이다. 비용으로 환산하면 연간 8억원가량의 이자비용을 절감한 것이다.


이번 LG유플러스 회사채 대표주관업무는 KB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5개 증권사가 공동으로 맡았다. 한 주관사 관계자는 "LG유플러스가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 당시 창사 이래 첫 회사채 미매각에 처한 이후 발행시장 흐름에 무척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이라며 "발행 물량이 크고 투심이 좋지 않다 보니 FOMC 이후로 일정을 보류했던 전략이 결과적으로 주효하게 통했다"고 말했다.


다만 연내 3000억원 규모의 기업어음(CP) 만기를 앞둔 LG유플러스는 이번 발행액이 1700억원에 그치면서 추가적인 차환자금을 모색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내년 1~2월에도 회사채 3800억원, CP 1000억원 등 4800억원 규모 만기가 도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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